정당과 노동조합은 무엇이 다른가? 역할 분담을 명료히 해야
2013.07.19 14:21
전통적으로
논의되어
온 정당(당)과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지금 심층적으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당게시판에 올라온 <노동당> 지지자들의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정당과 노동조합의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없거나, 당이 해야 할 자기 역할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노동당> 지지자들의 글은, 정당의 자기 역할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거나 빈곤하고, 대부분 최근 나온 <한국의 신자유주의와 노동체계: 노동운동의 고민과 길찾기: 임영일 외: 노동의 지평 출판사: 2013> 주제들인, 대안적 노조운동의 모색입니다. 제 9장 <대안적 노조운동의 모색>을 저술한 정일부(한국 노동운동연구소 부소장)님의 이야기와 동일한 주제인 것입니다. 정일부님이 할 일과 우리 당이 할 일은 기계적으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의 ‘노동정치’에 대한 입장을 서술하지 않는 것은, 정당으로서 해야할 일에 대한 정치적 임무를 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논리적 일관되게 어떤 공통점이 있을 필요는 없지만, 왜 <노동당>이어야 하는가? 굳이 <노동당>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공통요소를 발견하기 힘듭니다.
한가지 예를들면, 남종석님의 글의 주요한 요지는 왜 <노동당>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하기 보다는, 현재 진보신당이 민중운동을 추동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정치운동의 방향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좌파정당으로서 우리 당이 해야할 일을 남종석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노동당)이란 당명은, 우리의 정체성과 토대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분명히 함으로써 당의 계급적 정체성을 뚜렷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진보신당이 민주노총과 노동자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당> 지지글의 문제점은, 현재 진보신당이 정치적으로 실력이 부족하니까, 노동자들을 찾아서 떠나자, 새로운 여행을 해보자는 의지 표명만을 할 뿐이지, 실제로 우리 당이 ‘정치 정당’으로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정당과 노동조합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도 빠져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노동자 주체들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너무 당연합니다. 문호개방해야 합니다.
진보신당이 현재 한국 좌파, 진보운동의 중심이 아니고, 자타가 공인하는 지도구심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남종석님의 본래 의도 “새로운 진보좌파의 비상을 사고”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는 노동자”라는 동어반복 (tautology)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정치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의 ‘신 노동 정치’ 내용은 무엇이어야 하고, 과거와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를 주장해야 합니다.
필자는 우리 당이 노동자 정치정당 추진위, 변혁모임, 진보적 시민단체나 개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서 가급적이면 같은 정당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당의 정치적 임무를 명료하게 해놓지 않고, 외부 손님들을 맞이 하겠다, 혹은 같이 하겠다는 것은 그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정치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봅니다.
<노동당> 당명이 구좌파여서 문제가 아니라, <노동당> 당명을 제출한 우리 당원들이 실제 우리당의 정치적 임무,그것도 노동조합이나 민주노총과 같은 총연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명료하게 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필자는 당은 당연히 민주노총과 협력도 해야 하고, 또 민주노총의 한계와 문제점을 비판해야 한다고 보지만, 정당이 노동조합 정치의 자기 정화능력까지 다 무시하거나 뺏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또 민주노총의 개혁은 노총 자체 스스로 해야 하고, 좌파정당이 해야 할 일은 노동조합에게 떠 넘겨서는 안됩니다.
민주노총 자체가 사회주의자나 좌파조직으로 구성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과의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당과 노동조합의 차이, 역할 분담에 대해서 다시 토론해야 할 때입니다.
아래 도표는 위 주장을 보다더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 조금 인위적으로 정당과 노동조합과의 역할 분담을 표로 만들어 본 것입니다.
<평화노동당> 제안서에서도 <노동정치>의 신 선언을 설명하면서 이야기했지만, 다시 한번 정당과 노동조합의 역할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진보신당이 지난 5년간 상대적으로 방기했거나 부족했던 정치적 임무를 적어봅니다.
아래 표 내용을 남종석님이 모른다는 게 아닙니다. 재창당을 하면서 좌파정당으로서 우리 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수행해야만, 외연도 확충하고 내부 당 통합도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노동'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들, 즉 당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언급보다는, '노동 세력들'에 대한 언급과 '노동자 주체'에 대한 동어반복적 강조에 그치고 있다는 게 제 문제의식의 핵심입니다.
정당과 노동조합의 역할 분담 |
좌파 정당 |
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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