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1) 2011년에서 2012년 대선 이전
(작성: 원시 )
1. 안철수-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 내용빈곤한 상식-비상식 이분법
2. 9월 20일: 안철수 대통령 후보 출마 기자회견 비판
3. 안철수 현상에 대한 오판들에 대한 비판
4. 안철수의 대통령꿈, 노.심.조 & 박원순이 진보신당에 주는 교훈
5. 진보진영 당신들은 도대체 뭐했나? 안철수가 앞서 나갈 때 / 이유와 대안
1. 안철수- 준비되지 않은 정치인, 내용빈곤한 상식-비상식 이분법
2012.09.28 20:19:34
안철수 "보수-진보가 아닌 상식-비상식"으로 인터뷰를 보고
안철수씨 <안철수의 생각> 책을 아직 못봐서, 인터뷰라도 들어보자 해서 1개를 들어봤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 난 소감은 안철수씨는 <정치할 준비>가 덜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하시던 일 하시는 게 본인이나 한국 정치 발전에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사실 조금 충격적입니다. 이 정도 정치 인식 수준이라는 것이 말입니다. 제가
안철수씨 관련 정보를 조금 알아서 그럴 수 있으니까, 지적을 해주시거나 다른 자료를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2. 동영상 인터뷰 평가 : (동영상 출처) http://youtu.be/bDUz5hF42ss
이념, 진보-보수에 대한 인식 => 비상식 대 상식으로 가자는 새로운(?) 학설
안철수씨에게 '외국'은 미국과 동일하다. 인터뷰를 들어보면 '외국'에서 좌-우 이념 논쟁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왜 그런가? 자기가 미국 스탠포드 대학 유명한 교수
(*누구인지 이름을 밝히지 않음)에게 물어보니, 그 교수가 “1989년 베를린 방벽이 무너진
이후에 미국 대학에서는 좌-우 이념 논쟁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철수씨가 알려졌다시피 미국 경영학 MBA 랭킹 1위 대학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비지니스
스쿨)을 졸업했다. 이런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그런지, 외국은 미국을 의미하고, 그 정신세계는
뉴요커쯤 되는 듯 보인다.
사실 이데올로기 종언 문제는 미국 보수파 교수 다니엘 벨이 쓴 말로 잘 알려져있다. 다니엘
벨에 따르면 ‘이데올로기 종언’은 1960년대 '풍요로운 미국'이 소련 등 공산주의를 이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승리 선언은 1989년 냉전 해체, 소련 및 동구권 체제 붕괴, 신자유주의의
세계정치-경제 지배 등으로 일본계 미국인 보수파 교수인 후쿠시마의 '역사의 종말', 즉
자본주의 체제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 (서유럽과 미국식 리버벌 데모크라시)가 승리했고,
자유의 ‘종점’에 우리는 도착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다니엘 벨의 책 <이데올로기의 종언> )
그런데 1997년 한국 등 아시아 자본주의 위기, 2008년 미국 금융 공황, 2012년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공황 가능성 (내수 축소, 고용없는 저성장, 청년실업 증가, 국민연기금 고갈
등)이 있는데다, G20도 신자유주의 기조를 바꾸자고 하는 판국에, 정치적 좌-우 구분이 없다고
하는 건 세계 정치사에 대한 안철수씨의 무지이다.
두 번째로, 인터뷰 내용 중에서 대한 민국 체제(헌법을 부정하는 세력은 제거하자는 주장. 소위
종북주의자들과 '가스통' 극우주의자들을 다 배제하자는 주장) 헌법을 존중하자는 이야기야
당연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단순한 이분법으로 복잡한 외교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 안철수씨의 한반도 문제 (Korea question)에 대해서는 멘토 법륜 스님 정도 –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잘 활용해서 남한 기업의 진출을 도모하자 등-도 되지 않고, 외교 국방에
대한 언급도 한번 하지 않고 끝내 버려는데,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에는 어떻게 언급될
것인가? 궁금하다.
세 번째 논점, 진보-보수가 허구적으로 '대립'만 조장한다. 안철수씨는 '가족'에 대해서는
보수적이고, '교육'은 진보적이고, 북한 문제는 보수적인데, 그럼 자기는 보수냐 진보냐? 이런
주장을 하면서, 진보-보수 이분법은 잘못 되었다고 주장한다.
위에서 지적한대로, 안철수씨는 우리가 흔히 범하는 논리적 오류들 중에, '권위에 호소'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 유명한 교수가 좌-우 구분, 진보-보수 논쟁은 (외국 =
미국)에서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용하고, 따라서 우리도 할 필요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비교정책이나 비교 정책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가 ‘서유럽 국가들에서,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복지 정책은 후퇴했는가? 지속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
가설, 데이터 수집, 정치적 결론과 주장, 또 방법론이나 윤리적 전제들 놓고, '좌- 우' 또 ‘진보-
보수’ 등의 구분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이 서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다못해 미국 정치판도 민주당은 Liberal Progressive, 혹은 Progressive Liberalist 라고
자기들이 부르는데, 왜 미국 정치판에 진보-보수, 혹은 좌-우가 없다고 할 수 있겠나? 소득세
깎아주냐 깎아 주지 않느냐를 두고, 낙태법 찬성이냐 반대냐, 진화론 학교에서 교육할 거냐,
창조론을 가르칠거냐를 두고 논쟁을 하고 있는 게 과거와 현재 미국 대선 쟁점들 아니었는가?
한국 전쟁 피해 의식으로 인해, 좌우가 경쟁하면서 정책대결도 하고, 정책 평가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안철수씨같은 '좌-우 이념 무용론'이 나오는 것은 한국 정치 상황에서
당연해보인다. 이런 한국정치사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안철수의 정치관, 좌우
이데올로기에 대한 견해는 너무 단순해 보인다. 그 대안으로 안철수씨는 ‘진보-보수’보다는
상식 대 비상식'으로 구분하자고 한다. 진보-보수도 상대적이고 ‘이념’이나 정견의 관점에서
보면 모호할 때도 있지만, ‘상식’ 대 ‘비상식’의 경쟁은 더욱더 애매하고 모호하다.
네 번째로는 동영상 인터뷰를 보고 드는 생각은, 안철수씨의 자신감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1992년 대선 현대 회장 정주영씨를 능가할 정도이다. <안 랩 연구소> 1000억 매출은
제조업으로 치면 10배, 즉 1조원 매출에 해당한다고 힘주어 강조하다. 그리고 안철수 효과가
좌우하는 표가 100만표가 된다는 질의자에 반론을 펴면서,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지적한다.
안철수 현상에 대한 해석들은 다양하게 나와야겠고, 또 안철수씨 주변에 조직들 (법륜 스님을
비롯 과거 반독재 운동권들 + 테크노크라트 경영자들 + 시민단체)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모색중이라는 사실도 앞으로 더 검토해봐야겠으나,
개인 정치가로서 준비 정도와 자격 조건은 충분해 보이지 않은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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