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위기는 2003년 11월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이덕우 및 진보적 변호사들의 노력으로 한국에 도입된 계기)를 당론으로 채택해놓고서, 정파별로 1인 2표 투표를 당원들에게 강요했습니다. 핑계를 대서는 곤란합니다. 사람이 없었다. 노동후보 단병호만이라도 당선되면 좋겠다는 식도 올바른 자세는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면, 자기 정당 원칙도 모르고, 당 간부나 당 지도자들이 당을 운영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민주노동당은 수많은 문제점들을 국민들 앞에 펑펑 생중계 방송 해줍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사당 2동 조기 축구회 대표가, 상암 월드컵 구장에 국가대표로 출전하시어, 전반 10분 뛰고, 나머지 80분은 뛸 체력이 안되었던 것입니다.
그 중에 한 두 선수는 90분 뛸 능력이 되지만, 축구는 11명이서 하는 팀 경기이니까, 다 같이 개망신당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위기 분석은 여러가지 각도에서 이미 많이 수행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조금 더 세련되게 공식화시킬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민주노동당을 빼았겼는가?"는 수동적인 자세로 그 연구를 수행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민주노동당이 2004년 8월 이후, 급강 하락 내지는 몰락으로 간 이유들에 대해서 해명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특정 정파별 책임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은 불공정 역사 기술일 수 있습니다. 자주파나 평등파나 50보 100보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두번째, 왜 경쟁 상대가 민주노동당에 맞춰져야 합니까?
과연 민주노동당이 부활하거나 혁신할 수 있을까? 강기갑 권영길 당선이 과연 향후 보약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열린 문제이지만, 낙관적이거나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열린 문제이니까 놔두기로 합시다.
경쟁상대를 혹시 민주노동당으로 설정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방향타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번 노회찬, 심상정 지역구 보세요. 우리의 경쟁 상대가 누구이며, 우리의 약점이 무엇인가? 아무리 투표율이 낮아서 우리 진보당에 불리했다 하지만, 아직 진보의 뿌리가 내린 경험(구청장, 시장, 군수 같은 경험들)이 없다는 것이 큰 약점입니다. 경쟁 상대를 민주노동당에 두게 두면, 더 큰 적을 못 보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진보신당 구성원들의 자기 발전 프로그램을 올바로 찾을 수 없게 됩니다. 포지션 말입니다. 한윤형 당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내가 글쓴이의 의도를 정확하게 모르니까, 여기서 멈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