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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history)

1995년 한국 소비의 절정시대, 1972년 고소영 세대 "평범한 건, 딱 질색이예요" - 2021년 49세

by 원시 2021. 4. 21.

1995년 고소영 기사를 보며. 소비생활이라는 측면에서.  40~50과 20~30 세대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 그리고 차이점은 20~30세대는 노골적인 '자본주의 이윤추구' 논리가 판치던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것이다.

 

40~50세대는 제한속도 60km 도로에서 자동차를 운전했다면, 20~30세대는 제한속도 150km라는 자본주의 고속도로에서 '대형 사고' 위험을 안고 인생주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이 1975년~1995년 사이에 겪었던 세대간 '행복 역전'을 한국은 1997년 이후 지금까지 '동일성'과 '차이성'을 껴안고 있지만, 저 나라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행복 역전'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

26년전, 지금 돌이켜보면, 1995년 당시 서울 생활도, 한국 사람들에게 20세기 들어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풍족한 해였을 것이다. 1997년 외환 위기와 그 이후 '복지 삭감, 노동자 해고 자유, 초국적 자본 투자'라는 IMF 긴축통치는 한국인들에게 '자본주의의 이윤추구 논리'가 얼마나 살벌하고 무서운지를 보여줬다.

 

미 클린턴 행정부 재무부 장관, 전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인 로버트 루빈이 한국인들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합리적 소비자,경제인'이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정작에 2008년 로버트 루빈 류의 미국 금융자본주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금융공황에 빠졌다. 

 

고소영이 외친 슬로건 "평범한 건, 딸 질색이예요",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 '나만의 고유한 개성'을 가진 독립된 인격체가 되겠다는 소망과 다짐이다. 비판적으로 보자면, '내 돈, 실력, 명성으로, 남이 소유하지 못한  명품 브랜드를 소비할 수 있는 화폐 크기'를 보여주겠다는 결의이기도 하다.

 

1970년 이후 세대는, 1960년 중반 세대부터, 소위 '문화 세대'이다. 그 이전 세대와 달리, 활자에서 '영상' 세대로 넘어가는 세대이자, 한국 전쟁 이후, 최초로 '정착 문화'가 본격화되던 세대이기도 하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이 세대에 속한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이후, 20대~30대 (1990~2000년 태생)에 대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서, 20대 남자가 보수화되고, 20대 남자들이 전부 반-여성주의인 것처럼, 혹은 20대~30대가 40-50세대와 달리 '주식시장 투자' '영끌 모아 부동산 투자' '비트코인 열풍'에 휩쓸려 나간, 마치 '정신 넋나간 , 영혼없는 수전노'로 묘사를 하고 있다.

 

1960년대~1970년대 세대는 '돈 없이는' 살기 힘든 세대다. 그들 부모는 일제 치하~ 한국 전쟁을 겪어, '주먹밥' '소나무 껍질' 파먹고 살았다고 말해도, 60~70년대 세대는 '어머니 아버지, 한번만 더 하시면, 100번째입니다'라고 심리적 전투를 밥상에서 벌였던 세대이다. 

 

그리고 그들 부모세대와 더불어 1990년대, 97년 IMF 신자유주의 독재치하가 오기 전까지는, 20세기 조선과 한국을 통틀어 최고의 소비시대, 풍요시대를 잠시나마 풍미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30 세대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자본주의 '경쟁' 논리와, '부자 아빠 되세요' 타령을 보면서 자라났다. '내가 실력없으면, 내 부모라도 재산이 없으면, 패배자가 된다'는 불안감을 전 사회적으로 부추켰다. 

독일 히틀러 나치즘의 이데올로기인 '적자 생존'의 논리를 일상생활에서 20-30세대는 당연시 받아들였고, 이러한 나치즘의 생활용어, '엄친아 DNA, 재벌 3세를 부러워하거나 특권을 자연법 사상으로 승격화시키는 미디어' 등은 '나는 애초에 너희들과 달라' '너는 애초에 나와는 달라'라는 식의 태생적인 신분계급사회 이데올로기를 정당화시켰다.

20-30세대가 이런 나치즘 생활철학을 만들었는가? 아니다. 현재 50-60-70세대가 만들어내고 실천한 것이다. 20-30세대의 부모세대인 50~70세대는 1988년~1997년 10년간 한국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경험한 세대이다. 중하층까지 '전세집에 살아도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는 세대였다. 

 

이 50~70세대의 특징은 자기 부모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학력이었기 때문에, 자기 자녀 세대 (20-30세대)에게 가치관, 세계관, 행복관을 더 철저하게 더 일관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본주의 '브랜드'와, 사회적 권력의 '브랜드'에 사족을 못쓴다는 점이다. 

20~30세대의 온라인 놀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울대 철학과 대 부산 고신대 의대, 이 둘 중에 무엇을 택할 것인가? 이런 '선택 놀이'를 하는데, 이들 놀이 밑에는, '가성비'라는 투하 자본과 산출 사이, 투자와 이윤량 차이의 차이를 '산수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을 극대화하는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20-30세대가 다 획일적인 등질적인 집단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20세대도 30세대와 다르고, 그 내부 계급 계층적 균열과 갈등 역시 심각하다. 조잡하게 갈등을 조장하는 '성 대결' 역시 마찬가지이다. 서로 다르다.

 

다만 40~50세대와 그들 자식,조카 세대인 20~30세대가, 소비 생활, 가치관이라는 측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것처럼, 그리고 공통점보다는, 차이점만 부각시키는 관점은 오류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