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인터넷에서 대화가 잘 안될까?] 라는 저의 질문에, 제 친구가 답한 것입니다. 읽어보시고요.
제안은 다름아니라, 당원들이 직접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모여서, "진보신당 인터넷 글쓰기, 홈페이지 만들기" 기본 안내서 (어감이 너무 강하긴 한데요, 윤리 조항 ethic code 이러면, 보통 최소한 이것만은 지켜야한다. 그리고, 인터넷 글쓰기 사례 제시들을 안내해주는 일종의 안내서입니다) 만들기를 했으면 합니다. 원래 규칙과 규범은 늘 속도가 느리고, 행위 지침들까지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입니다.
무슨 윤리코드가 필요하냐? 고전적인 주제인, 플라톤 [공화국]에서 나온, 국가가 시, 문학 등을 검열해서, 청소년들이 아테네 도시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상실할까 두려워서 말입니다, 그런 국가 검열처럼, 무슨 인터넷 검열 위원회를 만들 것인가? 이런 게 아닙니다.
소극적인 의미에서 자정능력 키우기 이런 목표에 그치지 말고, 보다더 적극적으로, 모든 당원들이 실제로는 당 홈페이지 글쓰기 주체가 되어야 하고, 활동 노트들을 적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적극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방법 1 : 당원들이 스스로 조직해서, 인터넷 글쓰기, 홈페이지 만들기 팀을 구성한다. 중앙당, 시도당, 각 당원 협의회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형식적으로라도 참가한다.
방법 2: 예를들어서, 아래와 같이 "왜 대화가 안되는가?" 이런 글들을 모아서, 사례들을 분석하는 작업들을 시행한다. 글쓰는 당원들에게 A 경우는 "좋은 사례(논쟁, 글쓰기 등)", B경우는 진보정당 사상이나, 노선, 원칙들과 위배되는 부분들이 있다 "고쳐야 할 사례들"을 설문조사 한다.
방법 3: 6개월, 1년간 꾸준히 사례집들을 발간해서, 그것을 기초로 해서, 당원들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방법 4: 지금 당 홈페이지, 그리고 새로운 홈페이지 한 칸에, "진보정당 인터넷 글쓰기 기본안내서 제작팀" 칸을 만들어서, 자료들을 모아가면 좋을 듯 합니다.
우선 여기까지 씁니다.
다른 좋은 의견들이 있는가요?
------------------------------졸지에 옛날 제 지인까지 동원되었습니다. ------------------------
게시판이 지쳐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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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2008-07-14 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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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가 인터넷에서 주로 만나는 집단들과 원시가 말하는 '상당히 정치적 집단'은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십대 빠순이, 아니메 오다쿠, 타로 점성 매니아, 고양이 학대자 등을 만나서도 항상 기회가 생기면 (소크라테스적으로) 토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그점을 염두에 두시고 저의 답을 봐주시길.
1. 왜 인터넷 여론장에서 대화가 잘 안되는가 ?
굳이 인터넷이 아니라도 일상 샐활에서도 '대화' 자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죠. 저는 그게 기본적으로 '토론하는 문화'가 없이 자라서라고 생각합니다.
(1) 논리학의 부재
어떤 주장의 옳고그름을 판단하는 방법이 뭔지 모릅니다. 아주 기초적인 형식논리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아주 허다합니다. '합리적 사고'를 주장하면 '과학 만능 주의'라고 말하면서 다른 진리 검증의 방법을 제안하지는 못하죠.
(2) 비유의 범람과 증거의 부족
왠지 뭔가에 갖다붙여 비유를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야 '논객'처럼 멋져 보인다고 생각하나 봐요. 요즘 신문 기자들이 수사적 픽션적 글쓰기를 하는 걸 보면 무척 당혹스럽습니다.
(3) 익명의 문제
사이버 공간이 주는 익명성의 매력은 인정하는 바이지만, 토론의 무책임함을 만들어내는 아주 중요한 요소죠. 굳이 실명일 필요는 없지만 토론 공간 내에서 그 사람의 '정체성'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지켜지면 앞의 두 문제는 오히려 현실 공간의 토론보다 인터넷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기 한 말이 고스람히 남아 있기 때문에 조목조목 비판 할 수 있죠.(이게 말꼬리 잡는 수단도 되지만)
(4) 감정 과잉 -> 잘못 불인정
익명성과도 연관이 되겠지만, 앞에 사람 없다고 할 소리 못 할 소리 하기 시작하면 상대방도 감정이 끓기 때문에, 결국 어느 쪽도 잘못 인정 -> 패배 -> 바보가 되는 과격한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토론에서 중요한 건 '자기 주장의 승리'가 아니라 '진리'임을 누구나 알지만 쉽게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죠.
(5) 좋은 게 좋다
바로 위에서 나오는 문제지만, 제 3자가 나타나 '좋은 게 좋다'라고 대충 무마시키려는 겁니다. '진리'보다는 '친목'이 우선이라는 커뮤니티적인 생각이죠. 토론자의 주장의 타당성보다는 인간 관계가 더 큰 역할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봅니다.
(6) 카테고리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상대방의 주장을 상세히 검토하기도 전에, 쟤는 민노당파, 쟤는 진보신당파, 쟤는 일류대생, 쟤는 영어 잘하잖아, 라고 카테고리 짓길 좋아합니다. 물론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생각을 구성하는 배경 조건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상대에 대한 공격 방법으로 쓰면 안 되겠죠?
(7) 비겁한 리플들
원시가 선거 4대 원칙을 이야기 했는데, 이건 약간 좀 복잡한 방식으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토론자의 게시판 글쓰기 회수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1인 1표는 아니죠. 많이 글쓰는 사람이 더 많은 주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꼭 이렇게 글 많이 쓴다고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평소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자기가 반대하는 사람의 글에 '그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네요.' '너 바보냐?'라고 한줄 리플을 답니다. 근데 이것이 마치 침묵하는 다수의 대표적 발언처럼 큰 힘을 줍니다. 물론 이것도 발언의 한 방법이지만, 한번도 자기 주장의 근거를 펼치지 않으면서, 이렇게 리플로만 힘을 발휘하는 비겁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내 말이 왜 틀렸다는지 이유를 좀 들어봅시다' '그걸 말해야 아냐? 이 바보'
2. 대화체로 글쓰기 방식의 전환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저는 논술체보다는 대화체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익명이라는 게 언제든지 감정을 상하게 만들기 좋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공간보다 더 예의발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상시에는 반말 하는 상대도 토론이다 싶으면 존대말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딴지 일보투, 디씨 하오체, 우리 사회의 마초적 속성을 드러내는 것 같아 불쾌할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