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도 요령껏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세웅파파, 2009-04-08 13:00:23 (코멘트: 0개, 조회수: 91번)  
 
90학번 학력고사 세대에다가 98년부터 개발자로 일해서 글쓰기는 쑥맥이지 말입니다.열흘 전에 여쭤봤어야 할 것을 여기다 여쭙는 게 쪽이 팔리긴 하는데 말입니다.

강령 내용 중에 1번 말미, 3번 서두에 '사회공화국'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뜻을 도통 모르겠단 말입니다.그래도 행정학 전공이라 국체, 정체 개념이 뭔지 정도는 아는데 저게 국체인지, 정체 인지가늠이 안 되어서 말입니다.

2차 회의 때 김밥 먹구 집에 돌아와서 토론에 제대로 참가 못 한 것이 한이 되지 말입니다.평소 지론이 국체, 정체, 사회체제, 경제체제 등 체제 개념을 혼동말자 인데 말입니다, 어느 분이든 설명 부탁드립니다.가능하면 사회당의 사회적 공화주의 강령과 비교도 해주시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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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웅파파님이 어제 질문하신 것, "사회공화국" 개념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드립니다. 중앙당에 문의하시거나, 당원들 중에서도 아마 답변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강령전문 (김상봉님 해설판)

1번. "국가는 그 형식에서 모든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형성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모든 시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그 실질에서, 국가는 모든 시민을 위한 사회공화국으로서 평등과 평화, 공공성과 사회연대에 기반해야 한다. "

강령전문 3번. "사회연대와 공공성 대신 경쟁의 원리만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는 지옥이다." 시대의 위기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가 대응할 때 극복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된 이상에 따라 사회공화국을 형성하는 것 자체가 미완의 과제이다.

이렇게 2번 "사회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강령본문에서는 사회공화국이라는 말은 언급되지 않음.

1. 강령 전문에서 언급된 사회공화국의 의미는, 문맥상, 우리가 쉽게 들을 수 있는 "사회 복지 국가"와 그 함의가 유사하다고 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사회공화국은 "사회복지국가" 개념과 교체가능하다고 봅니다. 

2. 사회국가 (Sozial Staat 조찌알 쉬타아트), 사회복지국가(social welfare state), 
   사회 공화국 (social republic), 복지 사회 (welfare society) 4가지 단어들에 대해서, 차이와 같음:

1) 사회공화국이라는 단어는 사회복지, 사회국가, 복지사회 등을 설명할 때는 많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진보신당 연대회의 강령전문 필자들이 새롭게 주조해낸 단어같습니다. 

역사적으로 사회공화국(이탈리아 사회공화국 RSI: Repubblica Sociale Italiana)은 독일 나찌의 꼭두각시 정권이었습니다. 이 공화국의 수장은 베니또 무솔리니였습니다. (대표자를 뜻한 두체 Duce = 당시 이탈리아 파시스트 무솔리니임) 이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은 독일 군대의 지지를 받으면서 주로 이태리 북부 지방을 통치했습니다. 

사회공화국이라는 단어를 한국의 진보신당이 사용할 때는, 조금 더 명료하게 개념 정의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2) 사회국가 (Sozial Staat : 독일 헌법에 나오는 말)

독일 헌법에, "사회국가 원리"는, 독일 헌법에서 "법치국가 원리" "연방국가 원리", "민주주의 원리"등과 더불어 4대 헌법의 기초를 이룹니다. 

"독일의 연방공화국은 민주/사회 연방국가이다" 
(Die Bundesrepublik Deutschland ist ein demokratischer und sozialer Bundesstaat

독일 맥락 (독일의 사회복지 국가체제)에서 사회국가의 의미는? 독일사회 정치 발달에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국가를 가리켜 "사회국가"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회국가는, 국민들의 삶의 행복을 가로막는 위험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의 제도, 통치 방식, 규범들 전체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독일 연방공화국 같은 경우는, 과거 사회주의국가와 달리, "계획경제"를 채택하지 않고, "사회시장경제 Soziale Markt-wirtschaft)" 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식 사회국가 개념은 1870년대 비스마르크 통치시절부터 국가관료가 경제활동에 직접 개입했습니다. (비스마르크는 국가사회주의/라는 말을 씀) 영국 자본주의방식과는 달리, 후발자본주의 국가였던 독일, 일본식 자본주의의 특성인, 국가관료의 시장지배력 +  사회안전망 구축이 바로 "사회시장 경제" 개념 안에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독일의 사회국가 개념은 1945년-1975년 (영국과 서유럽의 사회복지국가 황금기 시대) 이후,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영향 하에, 좌우로부터 많은 비판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사회국가" 개념은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3) 사회복지 국가(social welfare state)

원래 사회복지국가 개념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 켄터베리 아치비숍 (주교) 윌리엄 템플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사회주의 기원은 164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디거스 Diggers = 참 평등파 true Levellers"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제라드 윈스탠리가 주도한 "버려진 땅을 파서 diggers 공유재산으로 만드는 운동"에서 그 사회주의 기원이 찾을 수 있습니다. 19세기 이후에는, 영국 사회주의 특성 중에 하나가, 대륙과는 달리, 기독교가 상당히 "교육과 노동"에 깊숙이 간여했다는 것입니다. 그 기독교인들 중에 한 사람이 바로 윌리엄 템플입니다. 

1942년 포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을 약속한 "베버리지 보고서 Beveridge Report"가 나오게 되는데,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정치적으로 이 베버리지 보고서를 수용하게 됩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와중이었기 때문에, 영국으로서는 사회통합 안전망 구축이 좌우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였습니다. 

요즘은 아시다시피, 사회복지국가 그러면,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를 그 예로 많이 듭니다만,  사회복지국가 모델은 크게 3~4 모델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에스핑 안데르센 (Esping-Andersen)의 사회복지 국가모델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범주: 보수적 사회복지 국가모델(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2)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 모델(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3) 자유주의적 복지국가 모델(오스트랄리아, 캐나다, 일본, 스위스, 미국, 
(4) 나머지 (아이어랜드, 뉴질랜드, 영국) * 다른 분류법도 있음)

간략하게 나마, 영국과 서유럽 사회복지 국가 등장에서 나타나는 몇가지 특성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경우는, 가부장적인 국가주의 노선이 사회주의 노동자들의 정치참여 요구로 인해서, 국가가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게 됩니다. (개량이건 혁명이건, 왜 노동자들의 정치참여가 중요한가? 그 역사적 교훈이 여기에 있습니다)

두번째, 중도파 자유주의 정당이나 카톨릭 정당들이 유럽의회주의 내에서 산업노동자들의 정치적 요구와 타협했습니다. (이는 친미 보수 반북 집단인 한국 기독교와 다른 종교적 전통이 유럽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보수적인 종교단체가 시민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타협보다는 타도나 맹신, 독단, 고립, 파괴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1920년대 후반 1930년대 대공황과 더불어, 사회민주주의 정부가 하나의 사회 주흐름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2009년 세계 금융자본의 횡포와 자기파멸적 작태는 좌파정치의 좋은 조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G20 회의의 가장 맹점은 물론 제 3세계와 저개발 국가들의 채무 경감에 대해서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구 연대를 위해서는 한국 좌파들이 더 신경을 써야할 지점이 바로 제 1세계 은행에 빚지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네번째,  특히 유럽에서는 사회주의 경향과 카톨릭등 기독교 중도파들의 연맹이 두드러져 사회안전망 구축에 대한 합의가 강력하게 형성되었습니다. (물론 영국과 대륙유럽나라들과의 세세한 차이들은 있지만, 이는 한국에 진보적인 종교계 인사들이 조금 주목해 줬으면 합니다)

다섯번째,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와 대별되는) 정부 집권의 배경에는, 노동운동과 강력한 노조활동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회주의건, 개량적 사민주의건, 코포라티즘이건,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이 발달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언급보다는, 그 분화와 차이점들에 대해서 주목할 때,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생겨날 것입니다)

여섯번째, 1,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인들에게, 사회내부 갈등요인 제거 (사회계급격차)에 대한 합의가 절실하게 나타났습니다.

각 국가별 특징적 양상들은 살펴보면, 
프랑스의 경우, 선택적 국유화
그리스: 행정부와 대기업들간의 계획경제 합의
오스트랄리아: 계획 경제 도입
스웨덴(혹은 프랑스): 산업 민주주의 기치를 내걸고, 노사합의 모델 형성, 스웨덴: 노동자 기금 형성
프랑스: 노동자 권리 승격시키는 법안 제도화.

한국 역시, 진보정당에서, 나름대로 국민들과 노동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트레이트 마크"를 계발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구체적인 데모들을 통해서, 하나의 "정책"으로 귀결될 수 있는 그런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 진보정당의 임무라고 봅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 다른 나라 좌파들이 해줄 있거나 설명해 줄 수 없다고 봅니다.


4) 복지 사회 (welfare society, well-being society)

실은 welfare, well-being을 일본 학자들이 번역할 때, 아마 "복지"라는 한자를 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쉽게 쓰면, well-being 은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well-being, happiness, welfare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우리 말은 "행복"입니다. 웰빙 음식, 간식, 체조...등등...그거 하면 "내가 행복해진다" 이거 아닙니까? 

조금 빗나갔는데요, 복지 사회 개념은, 복지를 꼭 국가에서 다 관장해야 하느냐? 이웃, 사회, 종교, 자선단체 등 꼭 국가 제도나 기관이 아니더라도, 사회복지를 실천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말이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공동체 운동, 생태운동 등도 이러한 범주에 포함되겠죠?

3. 서구 유럽의 사회복지 국가 개념에 대한 좌파와 사회주의자들의 비판

이것은 길어져서 다음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