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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_리더십/정치학교과 조직

정치정당과 정치조직 ( caucus) 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by 원시 2015. 11. 7.
2015.01.21 21:10
김민하(녹사연)위키리스크가 남긴 교훈들,그리고 누락된 주제들
원시 조회 수 946 댓글 3

김종철 강상구 전 부대표에 대한 글들을 보고 느낀 점, 내가 내린 결론은 ‘두 사람에 대한 김민하씨의 애정이 참 깊구나’였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시대, 운동권의 우정의 시간이 축소된 시대에, “닥치고 금일봉” 시대에, 이런 깊은 애정 표출은 당 시스템 붕괴 속 낙관이다. 강성 보수 한국 정치 지형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최소한 10차례 정도 이런 갈등 상황은 올 것이다. 김민하님의 그들과의 우정이 지속되길 바란다.

두 번째는 김민하님의 글 속에 ‘위기 속 유모와 위트’가 보이지 않거나 흐릿해진 점은 아쉽다. 2010~2011년 민주노동당-진보신당 통합 논쟁시 누누이 강조했듯이 ‘통합 논의’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니까. 회자정리 거자필반, 그 데자뷰는 이 동네 정치적 현실이니까. 또 '진보재구성의 보물섬'을 누가 찾을 지는 아직 열려진 문제 아닌가? 

세 번째, 김민하님이 주장하는 핵심은 “진보재구성 (진보신당 창당정신)”을 더 실천하자는 것이다. 그 이유를 단순화시키면 정당이란 이념과 가치 결사체이다. 통합대상인 인천연합은 변화하지 않았다. 통합정당을 만들어도 현재 ‘노동당’이 주도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정 통합을 원한다면 <정의당>과 정치적 화해를 먼저 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와 주장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따로 하겠다.

네 번째, 김민하님 (구 전진, 녹색사회주의자 의견 그룹/정파)에 대한 부분적 설명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선배(멘토)를 말을 그대로 베끼거나 흉내내서는 안되고, 자기 어깨 위에 있는 건 근육이 아니라 창조적 두뇌임을 믿고, 스스로 사유하고 학습하고 실천하라. 정치조직이 지난 14년간 진보정당 내부에서 튼튼하지 못했다. 체계적인 학습프로그램이 결여되어 있다. 진보-좌파정당의 발전을 위해서는 청년당원들의 직업과 역할을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 봐야 한다. 정치 정당 활동 입문시, 운동권 NL-PD계보 외우고 인맥에 가입하는 것을 운동가 비즈니스로 간주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계보와 정파 자체가 혁신되기 위해서는 후배 그룹들은 그 계보와 정파의 철학적 ‘전제들’을 문제삼고 줄기찬 학습과 실천으로 새로운 정치와 철학, 정책을 자기 머리로 생산해내야 한다.

다섯 번째, 김민하님의 김종철-강상구 (혹은 장석준)님에게 희망한 “진보재구성”은, 소위 1990년 민자당 3당 합당 세대인 김종철-강상구님이 구조적으로 해결/타파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는 그들의 정치적 책임을 면제시키기 위한, 혹은 특정 정파나 당권파의 무책임을 변론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 운동권 내부 속칭 386(80년대세대) 기득권과 정치적 헤게모니와 연결되어 있다.

여섯 번째, 김민하님의 글에서 누락된 부분은, 2010-11년 2년간 진행된 진보신당-민주노동당 통합 논쟁 내용들, (구) 사회당과 (구) 진보신당과의 통합 이후 평가들과 당 위기 분석, 통합대상인 <정의당>의 가치과 정책 비교 검토 등이다. 이것은 향후 김민하님의 미래 과제이다. 하지만 김민하님의 글의 시계는, 민주노동당 시절 (구) 전진이라는 ‘앵글’로 본 정파 지형도에 맞춰져 있다.

(구)전진이나 비공개적이고 비공식적인 의견그룹인 녹사연의 내부 위기나 그 역사가, 바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노동당의 위기나, 그 역사들로 대치되는 것은 아니다. 당내 브리핑이나 사료가 없거나 소개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이번 김민하님의 위키리스크식 스토리텔링이 선거 기간에 관심을 끈 이유는, 당권파(당내 주도 세력이었던 녹사연)가 이용길 대표 체제 2년에 대한 성과/한계/문제점들을 면밀히 그리고 무엇보다도 솔직하게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재편파 나경채 후보의 정세 판단이 다 맞을 수도 있다. 박근혜 몰락, 새누리당의 내분격화, 민주당의 무능, 그리고 능력있고 참신한 새 진보정당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를 고려하면, “진보결집, 혹은 진보 리그” 등 방향은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그 주장을 노동당내에서 누가 어느 정치적 주체가 하느냐를 평당원들은, 또 다른 의견그룹들은 지금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이용길 대표 체제의 주축인 ‘하나로’ ‘통합’ ‘녹사연’ (*잘 알지도 못하는, 아 이런 비공식적인 정파이름 적시하기 싫지만) 등이 지난 2년에 대한 책임있는 평가, 솔직한 자기 반성 후에, “진보 재편, 진보 결집”을 주장한다면, 당원들이나 심지어 다른 정파들도 또다른 선동 구호가 아닌, ‘아 정말 진지하게 진보 결집과 진보정당들의 리그 전’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주장이 ‘진보재구성’과 상호충돌하는 것도 아닌 바에는.

나가며.

노동당 정치 행동 패턴, 조울증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지난 2~3년간 노동당 당게시판을보면, 당내 의견그룹들 간의 경쟁(당명칭, 대선 후보, 당간부 선거등)시에는 단기간 타올랐다가, 일상시기에는 그 온기가 삽시간 식어버리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번 선거 역시 이러한 노동당 파도타기식 정치패턴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정치정당의 <인사제도>의 원칙과 기준들이 만들어지지 못한 채, 계파들의 무관용과 자파 이기주의 때문에 쇠퇴의 길을 간 민주노동당, 그 이후 이를 개혁하려는 진보신당의 실험 역시 큰 성과를 낳지 못했다. 



Comments '3'
노동희망세상 2015.01.22 05:10

원시님의 글은 항상 보지 못했던부분을 드러내보여주시기 때문에 성찰의 계기가되어 좋습니다.
저는 초기진보재편모임부터 참여했었습니다.

저는 강상구, 김종철동지들과 같은 세대로서 2004년 민노당때부터 당원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전진 녹사연등등 어느 정파에도 속하지않으며 사실 그런 정파의 존재에대해 알지못합니다. 얼핏 들은적있다 정도이죠

김민하님의 글을읽으며 느낀점은 정파라는 프레임으로 분석을하니 저같이 나름의 입장으로 지지하고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우리들 스스로가 정파적 프레임으로 모든 사안을 판단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재편은 불가능하지않을까요. 

저는 인천에 살고있고 단체일을하면서 다른 노동당동지들보다 인천연합, 정의당 사람들을 자주 만나왔습니다. 그들이 변하지않았다는 말은 사실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적어도 김민하님의 시각으로는 우리도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원시님의 명쾌한 분석처럼 민노당 분당시기에 맞춰져있다면 말입니다. 

당내의 다양한 주의 주장과 경향들을 판단할때 정파적시각을 중심에 둘경우 그런 정파로부터 소외된 당원들은 그 논의로부터 소외되고 들러리가 되고 맙니다. 그것이 민노당시절 평당원이던 제가 뼈저리게 느낀바입니다. 논의자체에대한 공론으로 설득하고 운동되어야합니다. 그렇게변해야 인천연합이든 어디든 변화할수있습니다.

원시님의 글은 김민하님의 글을보며 느꼈던 답답함이 무엇이었는지 드러나보이게 해주셨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히짱 2015.01.22 15:47
원시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노동희망세상님의 댓글에도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특히, <당내의 다양한 주의 주장과 경향들을 판단할때 정파적시각을 중심에 둘 경우 그런 정파로부터 소외된 당원들은 그 논의로부터 소외되고 들러리가 되고 맙니다.>부분입니다. 

저는 진보신당 초기 때 입당하여 현재까지 평당원으로 남아있습니다. 진보신당 초기 때 학생이었던 저는 당시에 당 내에서, 청년학생위원회에서 나름 활발한 활동을 했었고, 당 내 특정 정파의 존재에 대해서도 잘 몰랐을 뿐 아니라, 중요치 않다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특정 당원들로부터 나오는 소위 당내 정파의 중요성과 그 역사성에 대한 교육, 그리고 원시님이 글에 언급했듯 마치 신입 당원이 거쳐야 하는 절차로써 <정치 정당 활동 입문시, 운동권 NL-PD계보 외우고 인맥에 가입하는 것을 운동가 비즈니스로 간주하는 문화>현상을 보고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최근 게시글들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노동희망세상님의 말처럼 어느 정파에도 속하지 않지만 당의 이념이 좋고, 당의 활동이 좋아서 지지하고 참여하는 저같은 당원들은 들러리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는 진보재편에 대해서 지지하고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진보재편을 한 후에도 이러한 프레임이 바뀌지 않는다면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정파등록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당원들로부터 민주적으로 재결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저와 같은 답답함을 느끼는 당원이 또 있었다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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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희망세상 2015.01.22 21:52
히짱님께.
저는 저의 댓글에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정파등록제에 대해 기대와우려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하는 점은 정파들이 각자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저와같은 비정파당원들이 평가하고 선택할 근거가 생기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사실 그동안 당내 정파들은 소수 몇몇만이 그 내용과실체를 알수있었고 이는 정파들이 폐쇄적 조직이라서가 아니라 당내 시스템에 정파조직들차원으로 드러낼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우려하는 바는 위에서 밝힌 것처럼 모든 공론이 정파의 시각에서만 파악되고 평가되어 정파만의 공간으로 변질되는 것입니다.

정파등록제른 통해 오히려 우려가 해소되고 긍정적인 공론장이 형성될수도 있겠습니다. 가보지않은길이니 쉽게 결정을 내릴수가없네요. 다만 다수파보다는 소수파에게 유리한제도가 아닐까 기대합니다. 등록돈 정파들의 발언권이 성원의 수 즉 쪽수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덧붙혀 진보재편 모임에 처음부터 참여한 입장에서 느낀점, 그리고 김민하님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재편모임이 특정 정파들의 움직임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입니다. 여러 지역의 다양한 당원들이 참여했고 처음 만나는 당원들도 많았지만 진지하고 편안한 토론이 이어졌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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