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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교육

교육. 직업차별 폐지없는 한, 입시 꼼수 없어지지 않는다. mbc 보도 한계. 돈만 주면 '스펙'을 만들어 준다는 입시 컨설팅의 실태

by 원시 2022. 6. 21.

교육.  직업차별 폐지없는 한, 입시 꼼수 없어지지 않는다. mbc 보도 한계. 돈만 주면 '스펙'을 만들어 준다는 입시 컨설팅의 실태

 

언론의 한계.

 

 

 

단독] '불공정의 끝판왕'‥"하버드 교수면 부르는 게 값"
입력 2022-06-13 19:44 | 
앵커

'공정'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회자됩니다.

아마도 허위 인턴 증명서, 논문 대필 같은 말로 뉴스를 장식한 전 현직 법무장관들과 그 자녀의 이야기가 많았겠죠.

불공정하게 쌓아올린 이른바 '입시스펙'.

우리가 허탈해 하는 건 대부분 잠 줄여가며 힘겹게 입시의 문을 두드리는데, 돈과 인맥을 쥔 누군가는 넓고 빠른 길로 쉽게 그 문을 통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일 겁니다.

MBC가 오늘부터 돈만 주면 '스펙'을 만들어 준다는 입시 컨설팅의 실태를 집중 보도할 텐데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대담하게 대필, 대작, 대리시험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해준다는 입시 종합 컨설팅의 실체를 정혜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입시 컨설팅 업체가 즐비한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강남.

해외 대학에 가고 싶다며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성적은 물론 각종 대회 입상과 논문, 자기소개서까지 모든 걸 관리해준다고 합니다.

특히 강조하는 건 논문이나 대회 입상 등 이른바 '스펙' 만들기.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하나같이 대필이나 대리시험은 없다고 말합니다.

[A 입시컨설팅 학원]
"사실 이번에 논란이 좀 많았던 게 리서치(연구 논문) 있었잖아요. 뭐 대필 의혹…"

과연 그럴까.

참여할 대회나 봉사활동 등이 1천 개가량 된다고 자랑하는 한 학원.

구체적인 상담에 들어가자 온라인 대회는 강사가 함께 시험을 친다고 합니다.

[A 입시컨설팅 학원]
"(코딩 올림피아드 대회는) 요즘에는 다 업로드를 하거든요. 저희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같이 작업을 해서… <그렇게 해도 돼요?> 문제없어요. (그렇게 해도) 법무부 장관도 되더라고요."

학교 과제를 원격으로 풀어주는 건 기본.

[A 입시컨설팅 학원]
"(숙제) 모르겠으면 보내면 돼. 그러면 선생님들이 이렇게 풀어줘. 그걸 체크해서 숙제에다 집어넣으면 다 A가 나오는 거야."

에세이도 대신 써줍니다.

[A 입시컨설팅 학원]
"학부모님한테 전화드려서 이거 도저히 '노답'이라서 저희가 써줘야겠습니다 라고… "

연구 논문 작성도 필수 코스.

[B 입시컨설팅 학원]
"(최근 미국대학 입시에서) 가장 뜨는 게 뭐냐면 리서치(연구 논문)예요. 가장 확실해요 그게. 그래서 지금 복잡하고 말이 많은 거예요."

[C 입시컨설팅 학원]
"(학부에 가서도) 제4저자라도 올라가면 굉장히 큰 스펙이야."

국내외 유수 대학의 교수들 논문에 이름을 올리는 겁니다.

[B 입시컨설팅 학원]
"(학생이) 연구를 하겠어요? 그런 거 없어요. 복사하고 데이터 (정리). 지도교수님이 논문을 쓰는데 한국 교수도 해주고 미국 교수도 해주고. 그래서 돈이 많이 드는 거예요."

비용은 약 1천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B 입시컨설팅 학원]
"그건(비용은) 논문 따라 달라요. 선생님에 따라 다르고. 하버드 교수가 쓰면 뭐 부르는 게 값이겠죠."

한 컨설팅 업계 종사자는 업체들이 주로 비인기학과 교수들에게 '논문 거래'를 제안한다고 증언합니다.

[컨설팅 업체 관계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광고가 하나 올라왔었는데 예일대에 있는 교수라 그랬어요. 알아봤는데 진짜 그 교수가 맞더라고… 펀딩을 못 받는 과들이 있잖아요."

대학 입학까지 모든 스펙을 만들어주는 비용은 약 8천만 원.

대필, 대리시험은 엄연히 불법이지만, 업계에선 이렇게 유명 대학에 입학시키는 걸 '꼼수'라고 말합니다.

[C 입시컨설팅 학원]
"얘를 갖다가 포장을 잘해서 대학교를 잘 붙이는 일을 꼼수라고 합니다. 케이지(우리)에다가 가둬 우리가 모이 주는 거죠.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많이 해요?> 많이 하죠."

돈 있는 집 자녀들이 입시에 훨씬 유리한 현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입시'를 '불공정의 끝판왕'이라고 요약했습니다.

MBC 뉴스 정혜인입니다.

 

 

 

단독] 장관상 하나에 2백만 원‥내신 9등급도 3곳 합격
입력 2022-06-14 19:51
앵커

어제 집중보도해드린 '불법 입시컨설팅'의 실태, 오늘도 이어가겠습니다.

주로 해외 대학 입시 준비생들, 국내 대학 특정학과 입학을 노리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스펙 컨설팅'이 있다고 합니다.

200만 원 정도 내면 창의력 대회, 발명대회 같은 데서 대통령상, 장관상을 받게 해준다는 겁니다.

한 학원장은 이렇게 따낸 대회 입상 실적으로 내신 9등급인 학생을 국내대학 3곳에 붙였다고 자랑했습니다.

정혜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초·중·고교생들이 해마다 7천여 건의 발명품을 겨루는 발명 대회.

1등은 대통령상, 2등은 국무총리상, 3등은 장관상입니다.

장관급 이상 상만 37개에 달합니다.

또 다른 발명대회도 장관급 이상 상이 30개 걸려 있습니다.

돈만 내면 이런 대회들에서 '장관상'을 받아준다는 학원 원장을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입시 컨설팅학원 원장]
"제가 못하면 안 하죠. 세계창의력대회는 아시죠? 저는 한 100명 입상시켰어요. 하여튼 장관상은 많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어렵지 않냐고 하자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입시 컨설팅학원 원장]
"<발명을 애가 못 하고…> 그러니까 알려주는 거죠. 제가. <어디까지 알려줘요?> 제품까지 다 완결을 시켜주는 거죠. <다 만들어줘요?>"

대회 하나당 비용은 240만 원.

1년에 8개까지 할 수 있는데, 한꺼번에 하면 개당 150만 원까지 깎아준다고 합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1타 3피. 가성비가 좋아요."

입상 실적들을 입시에 활용하는 건 주로 해외대학 준비생들.

힘 안 들이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권위 있는 상'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요즘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선 인기입니다.

[대회 참가 경력 학부모]
"200만 원에 한 나라의 장관상인 거예요. 얼마나 싸요. 발행처가 장관이야. 얘기가 달라지는…"

이 업체 컨설팅을 받은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직접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대회 참가 경력 학부모]
"(국제고 다니는데) 아이들이 하는 건 아무것도 없고, (온라인 시험은) 농구하다가 그냥 잠시 핸드폰 켜가지고 얼굴 보여줬고…"

국내 대학 입시에 활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 원장]
"국내 입시에는 소프트웨어 전형 있죠? 아무개가 있는데 완벽한 9등급이었어요. 근데 (국내대학)세 군데 붙였어요. 스펙 15개."

지난해 교육부 한 곳에서만 각종 대회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나간 장관상이 601장.

학원들은 협회 측과의 인맥으로 수상은 떼 놓은 당상이라 대놓고 홍보하는 상황입니다.

[대회 참가 경력 학부모]
"(협회에) 확인을 하겠다. 그랬더니 저를 잡는 거예요. 내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자기는 지금 이게 되는 건데… 그걸 건드리면 안 되니까."

이런데도 각 부처들은 "수많은 대회를 일일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사후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수상 취소 등 조치를 취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단독] 아이비리그 2억1천 "환불 안 돼"‥교육부 "방법 없다"
입력 2022-06-15 20:22 

 


앵커

돈만 주면 이른바 스펙을 만들어 준다는 '불법 입시 컨설팅'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도 이어가겠습니다.

저희가 입시 컨설팅 업체 두 곳의 실제 계약서를 입수했는데, 여기에도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2억원이 넘는 컨설팅비를 내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서 환불을 받을 수 없다, 이런 내용인데요.

먼저 조희원 기자가 실제 계약서 내용을 자세히 보여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입학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의대와 아이비리그 입시 전문 컨설팅 업체의 계약서입니다.

성적 등 기본 관리에 2천만 원, 에세이 작성에 명문 의대 1천만 원, 아이비리그 2천만 원 등 컨설팅 비용이 4천-6천만 원입니다.

그런데 "학생의 귀책 사유로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책임을 지지 않는다." , "지원한 대학에 직접 연락할 수 없다"는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안대희/변호사]
"(학생의 귀책사유가) 한 푼도 안 돌려주는 사유가 돼버리잖아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언급이 돼야죠. (대학) 지원을 안 해놓고 했다고 거짓말해도 확인이 안 되는 거죠."

또 다른 입시컨설팅 업체 계약서.

2억1천500만 원의 컨설팅비를 내는데, 환불은 불가하다고 못박았습니다.

법에 따르면, 교습비 반환 거부는 불법.

하지만 두 업체 모두 '학원'이 아닌 '일반사업자'로 등록해 법망을 피하고 있습니다.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
"컨설팅, 진학지도 허가 없이 하면 위법이세요. 민원 넣으시면 저희가 고발조치 할 거예요."

계약서대로라면 수억 원을 지불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방법이 없습니다.

[안대희/변호사]
"갑질 계약 수준이에요. 학원 쪽 계약 위반에 대한 어떤 제재도 없어요. (추후)재판조차도 (학생 측이) 불리한 상황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어요."

불법적 요소가 있을 걸 알면서도 그에 동조하는 학부모들의 약점을 노린 겁니다.

[박종경/해외대학 입시 전문가]
"(학부모들이 피해 본 사례가) 굉장히 많은데 오픈을 못하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편법이니까‥"

실제 2020년 한 학생은 컨설팅업체가 대필한 논문이 표절로 드러나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

'부정행위'로 볼 이익은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데도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들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최근 학비가 비교적 저렴한 비인가 국제학교가 늘면서, 이른바 '귀족학교' 학부모들만 찾던 컨설팅 업체에 중산층 고객이 약 30%까지 늘었다고 말합니다.

[학부모]
"좋은 결과가 나오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모든 아이들이 하고 있으니까. 안 하면 너무 불안하니까."

여기에 일부 학부모들은 선생과 학부모를 연결해주는 '브로커'로 까지 나서는 상황.

[학부모 입시 컨설팅 브로커]
"(선생님을) 진작 만났으면 나도 정말 대박쳤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선생님이 하시는 이 모든 게 그대로 해외 대학으로 넣으시면 돼요."

교육부는 그러나 불법 입시 컨설팅을 단속할 방법도, 적발될 시 처벌할 규정도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돈 주고 사는 '가짜 스펙'‥막을 방법 없나?
입력 2022-06-15 20:25 

 


앵커

그동안 이 내용을 취재 해온, 복지 교육팀의 조희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사흘간 보도 내용을 보니까, 실태가 심각해 보이는데요.

정부가 정말 단속할 방법이 없는 건가요?

리포트

네, 교육부는 이런 업체들이 보통 무허가 운영을 하고 있어서 단속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2년 전에 교육부가 경찰청 등과 합동단속을 벌였는데요.

4건만 적발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등록된 학원들에서 이런 불법 행위가 이뤄진다고 해도, 누가 형사고발을 하기 전에는 처벌할 규정도 없다는 겁니다.

앵커

지금 정부 공약 중 하나가 입시 비리를 없앤다는 거였잖아요.

새로운 대책이 있는 겁니까?

리포트

대선 공약으로 입시비리전담조사반을 마련한다고는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된 게 없습니다.

다만, 교육부가 이런 입시 컨설팅 학원들보다는 대학들을 조사를 하겠다는 방향만 잡았는데요.

여전히 해외 대학 입시는 감시망 밖에 있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런데 지난 선거에서 보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이 되면서, 특목고, 국제학교 늘리겠다고 하고 있는데요.

이런 학교들이 늘어나면 이런 컨설팅을 받으려는 학부모들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리포트

물론 특목고와 국제학교에도 정직하게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을 테지만요.

수요가 늘어나면, 그럴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아지겠죠.

취재 중 만난 강남의 한 학부모는 저희 방송이 나가도,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일부 학부모들이 방송에 나온 학원을 오히려 찾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컨설팅 업체에 접근하는 것부터 경험한 학부모들 만나는 것까지.

취재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리포트

네 저희 취재팀이 학부모를 가장해 여러 곳에서 컨설팅 상담을 받았는데요.

최근 논란 때문인지 처음엔 굉장히 경계해서 말을 해주기까지 몇 차례는 만나야 했습니다.

또 성공, 실패 사례를 섭외하려고 여러 경로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는데요.

아이비리그 진학을 시킨 학부모는 물론이고 피해를 입어 소송까지 나선 학부모도 나서려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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