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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아버지는 말이 없고, 대문은 열려져 있다.

by 원시 2014. 10. 24.

죽은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대문을 열어놓는 아버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상처는 평생 간다. 어떠한 보상을 받더라도, 딸 아들 가족 연인 친구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푸르디 푸른 하늘, 구름 한 조각 없는 청명한 날에도, 길을 걷다가도 울음을 참지 못할 것이다. 세월호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하는 부모나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한국 시민들은 그걸 알아야 떠나가 버린 사람들과 작별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아버지가 있다. 죽은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아버지 어머니이다. 집 대문을 열어놓는다. 비오는 날에도 맑게 개인 날에도. 집 떠나 서울간 아들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30 여년이 흘러도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들 심정이다. 얼굴 주름은 성형이라도 가능하지만, 가슴팍에 새겨진 아픔은 재발한다. 


정치적 자살과 분신의 시대가 있었다. 미래에 먹어야 할 나이를 응축시켜, 미래 50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루에 다 하고 간 사람들이었다. 그게 어디 불가피한 결단이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아픈 살갗이 타고 찢어지는 그런 아픈 순간이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말이 없고, 대문은 열려져 있다. 거의 30년이 되어간다.




(이재호 열사의 아버지, 문을 열어놓고 아들이 살아 돌아오길 기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