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비상대책위원직 수락의 변>
어제 윤호중 비대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패배한 선대위의 공동상황실장이란 직함 때문에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수락했습니다.
2016년 2월, 그때까지만 해도 제겐 무시와 비난의 대상이었던 정치권에 발을 담그며
‘중도에 서서 민주당을 혁신하고, 정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는데 미력이라도 보태겠다’라고 힘주었던 입당의 변에 부합하는 길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께서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희들에게 과분한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월등한 역량에 힘입어 저희 민주당의 여러 못난 점에도 불구하고 초박빙의 승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우리 민주당이었습니다. 대선 기간 내내 한 번도 정권교체론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조국 사태와 서초동 시위, 시·도지사들의 성추행 사건, 위안부 할머니들의 공적 가치를 사유화했다고 의심받는 윤미향 사건, 말바꾸기 위성정당 사태 등을 거치며 우리 당의 도덕성과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었지만, 반론을 용납하지 않는 당 내부문화가 정착되어 그때마다 강고한 진영논리로 덮이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개혁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은 세력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작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오만과 무능 그리고 내로남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음에도 저희들은 반성하지 않았고, 반성이 없었으니 쇄신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들께서는 저희들에게 ‘공정하지 않고 공익을 추구하는 것 같지도 않으니 더 이상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그래도 야당보다는 유능하니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선거에 임했고, 당연히 정권교체의 도도한 흐름에 밀려 캠페인 내내 고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탄핵으로 물러난 세력에게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지금껏 하지 못한 처절한 반성을 통한 근본적 쇄신만이 다시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지만 비대위에서 이 역할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결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힘드시겠지만 끝까지 기대의 끈을 놓지 말아주십시오.
'한국정치 > 민주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론] june 17. 대선 평가. '이재명 스승' 강남훈 "기본소득 띄웠다면 선거 결과 달랐을 것" (0) | 2022.07.03 |
---|---|
제 8회 지방선거. 민주당 패배 이유. 충북지사,국민의힘 김영환 59.0%, 노영민 민주당 후보(40.9%) (0) | 2022.06.02 |
민주당이 말하는 정치개혁이란. 이탄희 의견. (0) | 2022.03.18 |
[대선 평가] 더불어시민당 대표 우희종의 적반하장. 정의당이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비난. 간단한 수학 계산. (1) | 2022.03.12 |
2022년 대선 평가. 이재명 “선대위는 최선을 다해…제가 0.7% 부족해서 진 것” (0) | 2022.03.11 |
이재명 대선 공약. 중소기업. 납품단가 연동제. 그러나 임금격차 해소 방안 적시 없음.대기업 중위소득 월 438만원, 중소기업 201만원임 (0) | 2022.03.07 |
2016-7 촛불 항쟁 이후, 흐지부지된 문재인 민주당 정부의 개혁. 박근혜 병원 인근서 사전투표 (0) | 2022.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