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왜 우리는 미국 대학에서 <비교정치학>을 가르치는  어떤 교수가 쓴 <유럽 정당 역사>를 읽어야 하는가? 
왜 1980년대 한국 운동권은 NL이건 CA, PD건, ND건, SS건, 소련 사회과학 아카데미나, 평양 정부에서 "검인정 교과서"로 만들어낸 <변증법적 유물론>, <사적 유물론>, <과학적 사회주의> < 정치경제학>을 읽었어야 하는가? 박정희시절에 만들어진 검인정 <반공 방첩 국민윤리교과서>와 정반대 형식을 띠고 있는 검인정 교과서들이다. 

마르크스는 정작에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단어를 거의 쓰지도 않았다. 그런데다 <변증법> 번역도 오해의 소지가 더 많다.  무슨 무슨 <법 law >그래서, 우리가 따라야 하는 규칙, 필연적 불변의 진리 이런 뉘앙스까지 있지 아니한가? 80년대 말, 소련, 동유럽 체제가 흔들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등 유럽에서 유학하고 있었던 한국 지식인들이 위 소련, 동독 사회과학 아카데미에서 나온 4종 세트를 번역했다. 왜 그랬나? 한국 운동권들에게 팔린다는 이유 때문에(?) 혹은 역사적 사명감과 80년 광주의 부채 때문에(?), 혹은 요새 막스 베버주의자들의 부활과 더불어 엄청나게 깨지고 있는 "절대적 신념" 때문에? 

마르크스는 <자본: 정치경제학 비판> 1권에서 "나의 변증적 방법", 즉 연구-조사, 그리고 서술의 방법 이런 단어는 쓴다. 그러나 그걸 기계적이고 도식적으로 <윤리 교과서> <종교학 교과서>로 만들어버린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조세프 스탈린이다. (*이런 마르크스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하기로 하자)

우리 <진보신당> 당원들은 워낙 <명품> <브랜드> <정통> 혹은 명망있는 "청와대" 이런 네임밸류에 익숙해져서, 마크르스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구제역으로 파묻힌 돼지, 송아지 취급도 하거나? (연민, 무관심, 체념 등) 혹은 마르크스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당원들에게 "너 좌파지? 너 절대적인 신념 정치에 가득차 있는 무능력한 정치질도 못하는 진보지?" 욕설이나 해대는 게 지적 문화이다. 

누굴 탓해서 뭐할 것인가?  이 69억이 살아가는 이 어마어마한 복잡한 시대에, 자식들 먹여살릴 돈이 없어서, 자기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좀 받아보려는 마음으로, 네덜란드에 자기 어머니와 외삼촌을 찾아갔다가, 퇴짜맞고 어머니와 외삼촌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마르크스. 여튼 이런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이 69억 지구인들의 삶을 어떻게 알겠는가? 마르크스에게 그도 모르는 것을 물어볼 필요도 없는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 the primacy of politics>라는 책이 한국에 번역된 모양이다. 저자 셰리 버먼은 65년생으로 비교정치학을 전공하고 유럽정당사와 이데올로기를 주로 가르친다.
 
진보신당에도 <복지파>들이 사민주의 책이라고 해서, 제목부터 잘못 번역된 <정치의 선차성>이라는 책이 써클 내부에서 유행인 것 같다.
 
셰리 버먼 Sheri Berman 의 전제 자체도 문제가 많다. 이 교수가 말하는 주제는 이미 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다. 소위 <경제 결정론 economic determinism>에 대한 비판, 좌파로 좁히면 제 2 인터내셔널의 <경제환원주의적 사고: 자본주의 자동붕괴론>에 대한 비판에 기초하고 있다. 이것은 굳이 셰리 버먼이 아니더라도, 좌파 내부에서도, 또 사회과학.인문학 기초교양이 있는 사람들은 다 비판이 가능하다.
 
두번째, 셰리 버먼이 주장하는 <고전적 자유주의>와 <정통교조적 마르크스주의: 카우츠키가 만든 교과서류를 지칭함>가 모두다 <경제 결정론>, 즉 경제가 정치보다 더 중요하다, 이런 주장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두가지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고전적 자유주의>는 서유럽의 정치사를 보면, 실제 정치에서는 "국가 (정부, 군대)"가 제국주의자로서 역할을 하던 시절이다. 마치 서유럽 자유주의자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이나 자본가들은 그 국가와 독립된 것처럼 서술하는 것은 오류이다. 이런 프레임 자체 (국가와 경제를 분리하는 것)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아무리 레닌이 죽은 개가 되었다하지만, 레닌 역시 이러한 <경제결정론>적 사고를 비판하지 않았는가? 굳이 사민주의자들의 흐름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미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도 까먹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한국의 사민주의를 "이념" 모델로 말로 안되게 수입하는 사람들이 알아야할 사실은, 서유럽 북미 등에서 관찰되는 사민주의는,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태동과 "제국주의"의 탄생, 세계 1차, 2차 세계대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독일에서 군부와 사민주의자들 <동맹>이 로자 룩셈부르크와 칼 리프크네히트를,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유관순 누나를 죽이던 그 해 죽였다는 이런 역사적 사실은 차치하자. 셰리 버먼의 책을 통해서, 논문들을 통해서, 정보나 자료, 셰리의 주전공이 유럽 정당사이니까, 비교 정치학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될 일이다. 이걸 무슨 대단한 <정치적 발견>인양 할 필요가 있는가?
 
그리고 학적으로 따지면 셰리 버먼의 마르크스에 대한 이해 (저술이나 연구방법)는 깊지 아니하다. 북미 비교정치학자들의 이론적 깊이가 대부분 그걸 요구하지도 않는다. 셰리 버먼의 책도 그 예외는 아니다. 

----------------- 우선 여기까지 적고 ----------, 모 신문사 기자와 쪽글대화

모씨: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이념모델로서의 사민주의'를 찾으려고 해봤어요. 대학 때 독일이데올로기, 경철수고, 선언 등등 읽듯이 한번 공부해볼까 했죠. 

여기 도서관에 가서 가장 유명한 스웨덴 사민주의자들 이름 넣고 검색을 해봤죠. 근데 자료가 너무 없어요. 아직은 가설 단계인데, 적어도 한국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학습'하던 방식과 사민주의가 유통되는 방식은 다른 것 같습니다. (-> 사민당 사람들 만나서 알아볼 향후 과제)...

원시 사민주의라는 말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각 나라들별로 다 다르니까요. 유럽에 언어가 250개가 넘고, 또 종교와 정당과의 관계도 우리나라와 다르고...캐나다의 경우, 각 주마다 다르지만, 온타리오주는 보수당이 한 40년 독재하면서 top 10안에 드는 정도의 복지모델을 만들어놨음 2차대전이후 - 1990년까지. 정책만 놓고 보면 보수당과 자유당이 큰 차이가 없을 지경이었으니까요. 근데 이게 나라별로 다 다르니까요.


원시 이념모델, 아 그거 좋은 지적이네요. 학생운동권의 학습교재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더 이야기할게요. 소련에서 나온 변유, 사유 읽어보고 이것은 한국 고딩에서 배운 검정-국민윤리 교과서의다른 버전이구나 해서다 불태워버리고...그냥 단행본을 읽음. 헤겔 마르크스 책들은 다 역사적인 맥락이 있고, 논투 구조로 되어 있어서 생각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