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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history)

518 시민군 박남선 (전남도청 상황)실장의 노태우 조문. 너무 이르다. 노태우씨의 공식적인 사과 기록이 없다. 공적인 역사적 사건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by 원시 2021. 10. 27.

광주 시민군이 노태우 국가장에 조문왔으니까, 이제 다 '화해'한 것 아니냐? '뭐 먹고 살기도 바쁜데, 518을 누가 얼마나 생각하고 산다고'  그러나 , 용서는 개인 차원에서 할 게 있고, '개인' 차원을 넘어선 용서와 화해의 영역이 있다고 본다.  


내가 이룬 어떤 성과도, 내 손을 떠날 때가 있고, 그게 내 것이 아니라, 나를 초월한 '전체'의 소유가 될 때도 있다. 그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이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노태우씨의 아들 노재헌씨가 광주 518묘역을 방문하고 당시 광주시민군에게 용서를 구한 것은 잘 한 일이다. 그리고 전두환 범죄단과 당장 비교되기 때문에 노재헌의 광주 518 학살에 대한 사과는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있다.

 

하지만 노태우씨가 병상이라고 해도,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의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518 시민군 박남선 실장의 노태우 조문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박남선 실장이 정치적으로 반성하는 노재헌씨가 가족상을 당해 조문을 간다면, 개인적인 자격으로 하는 게 타당하다도 본다.  존경하는 박남선 선생의 결정이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1997년 11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김대중 후보의 동의 하에 전두환과 노태우 등 내란죄 뇌물죄인들을 다 사면해준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광주 518을 정치적 표계산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광주 518 진상 규명은 1988년 광주 청문회 이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헬기 사격, 광주 도청앞 발포자 책임, 행방불명자 파악 등 중요한 해명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런데다 노태우씨는 1212 쿠데타와 광주 518 학살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 표명을 한 적이 없고, 진실 규명에 협조하지 않았다. 

 

김부겸 대구출신 행자부 장관이 노태우 장례를 '국가 5일장'으로 한다고 발표하는 것도, 다른 맥락이지만 광주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정권교체 여론이 높고,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범죄단과 연계되어 있는 상황에서, 노태우씨 장례를 '국가장'으로 결정한 것은 경북-대구 유권자와 보수유권자에 대한 애정표현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태우 정부의 공과 과 둘 있다'고 한 것은, 얼마전 윤석열이 "1212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참 잘 했다'는 망언과 큰 차이가 없다. 윤석열을 비난하던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앞으로 전두환도 '공과 과가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공이고 과인지도 밝히지 않는다면,  이 세상 모든 인류는 다 생명이 있고 '공과 과'가 있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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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빈소 찾은 5·18 시민군 “용서 구했기에 왔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0-27 16:50

 전 전두환 대통령 향해선 “이제라도 사죄 표명 해라” “잘못을 통렬히 반성한다면 굳이 국가장 반대하지 않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담도청 상황실장을 지낸 박남선씨(오른쪽)이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를 만나 가슴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노태우 전 대통령 유족 제공)

 

뉴스1 박남선 광주 5·18 유족 대표가 27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날 박 대표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한 뒤 “만약 전두환 씨가 돌아가셨다면 저는 오지 않았을 테지만, 5·18 광주 학살의 만행에 대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수차례 자녀를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구하는 말을 해왔다”며 이날 빈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으며 신군부에 맞섰던 박 대표는 계엄군에 잡혀 모진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사형수로 복역하다 3년여 만에 풀려났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배우 안성기씨가 연기했던 시민군 대장 박흥수의 실존 인물이 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오른쪽)씨가 27일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씨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인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왼쪽)과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을 위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용서를 구했고 이제 더는 어떤 책임이나 이런 것을 물을 수 없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해서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 통해서 수차례 광주 학살에 관한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대해서 사죄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론 본인의 육성으로 그런 얘기를 들은 바는 없다”며 “본인이 직접 사죄를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는데 병석에 누워있기 때문에 올 수 없어서 아들인 노 변호사가 광주를 방문했다고 전했다”고 했다.  

 

그는 “광주 학살의 책임이 있는 전두환을 비롯한 어떤 사람도 지금까지 책임이나 사죄 표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에 입장을 밝혔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처음으로 온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죄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전두환 씨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 학살에 대한 사죄 표명을 하고 돌아가진 유족들이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과 관련해서 박 대표는 “잘못을 통렬히 반성하는 그런 입장이 있다면 굳이 국가장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은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공개됐다. 노 변호사는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이나 본인 재임시절, 그렇지 않으셨을 때 일어난 여러 일들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고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간다, 이후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말을 평소에 하셨다”고 전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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