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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

한병철 "자유는 자본이 권장한 것, 내 욕구라 착각말라" 문장에 대해서...잠시 비판적 독해

by 원시 2016. 1. 25.

한병철 기사 문제점. 

아래 한병철의 글처럼, 자본  혹은 '자본주의' 를을 악마화하거나, '이성'을 갉아먹는 뛰어넘을 수 없는, 채찍을 든 '수퍼맨 사탄'으로 개념 정의하거나 전제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역사적으로 무의미하다.  특히 현실 인류의 삶에 대한 진단 도구로서는 무능하다.

이미 훗설이 서유럽의 기술과 과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능케 했던 계산적 합리성, 즉 '도구적 이성'을 비판한 바 있다. 이는 막스 베버가 중국,인디아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유럽의 합리성이 자본주의를 태동시켰다는 진단과 비교해보면 더 흥미롭다.   
- 한병철의 기사를 보면, 1차,2차 세계대전을 경험하고, 서유럽 이성의 파탄 선언을 하고, 그 위기의 근본 원인이 데카르트,갈릴레이,뉴튼의 자연철학 세계관에 있다고 판단한 에드문트 훗설 (Husserl) 보다 라디컬하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 그리고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자본이 주인이고 소비자는 노예가 된다는 이러한 한병철의 진단은, 세상을 바라보는 '급진적 뿌리'에서는 노자, 장자의 통찰력에 비해서는 무디고, 다이나믹 (기성 전통적 사고방식을 파괴하는 dialectics)이 약하다.
 - 독일 학계의 어떤 계보, 예를들어 호르크하이머(Horkheimer)와 아도르노(Ardorno)의 <계몽의 변증법 >이라고 번역된 "(서구 유럽의) 계몽주의의 역설적 대화와 운동" 이런 내용이나, 
68세대 쓰리엠  (3 M :Marx, Mao, Marcuse) 중에 하나인, 허버트 마르쿠제가, 유럽과 미국-캐나다 등 발달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대안의 혁명세력이 아니라고 선언하면서, 외부인 (아웃사이더,국외자)이  '부정적인 (비판적인) 사유'와 행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주체들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마르쿠제에 의하면,  68세대의 주축 대학생,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 가정 주부, 도시 빈민, 백인이 아닌 유색 흑인 등이야말로 후기 자본주의 체제에 흡수되지 않고, '반란'과 '혁명'의 새로운 주체들이라는 것이다.  

한병철의 기사에는  과거 마르쿠제의 새로운 임무 수행처럼, 새로운 주제들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새로운 주체들이란 쫓겨난 자들과 외부자들, 착취당하고 박해받은 유색인종들과 타민족들, 해고자들과 해고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다. 

그람시의 용어로 하면, 지배계급의 헤게모니에 예속된  '서브 알턴 subaltern'에 해당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람시는 이 서브 알턴이 '현대적 자코뱅주의자들'이 될 수 있는 정치적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것을 정치적 목표로 수립했다.

 

이미 지나간 이야기지만, 68세대 신사회운동가들은 위에서 말한 마르쿠제의 새로운 주체들에 주목했고, 다양한 '반란'과 '혁명들'에 귀를 기울였다. 왜냐하면 신사회운동가들은 기존 공산당과 사회주의의 고루함과 45년 이후~70년대 초반까지 보여준 소련 사회주의의 '패권주의'와 '교조주의'에 염증과 무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한병철에게서는 이러한 신-주체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그가 진단한 '자본'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정치적 함의가 빈곤하고, 비역사적이다. 윤리적 도덕적인 개탄에 불과할 때가 많다. 만약 그 윤리적 도덕적 진단이 옳다고 하더라도, 마르크스가 했던 작업처럼, '자본주의'의 진화적 전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주체들에 대한 탐구는 아직 빈곤하다.
- 아울러 인간의 '욕구'나 '열정 passion' 은 부정적이거나, 한병철처럼 수동적이거나, 윤리학이나 철학으로 세탁되어야 할, 정화되어야 할 "문제아" 단어들이 아니다.
 자본이 내놓은 상품들, 그거 다 불량식품들이고, 먹지 말고, 소비하지도 말 것인가? 난 인간에게는 이러한 자본주의와 혹은 특정 생산양식의 진화발전 과정에서, 부단한 비판 능력을 기르고 있다고 본다.

 그의 글에서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유, 비-역사적 사유가 엿보인다. 이건 학계와 대학교 학문 분과의 전문화에 따른, 종합능력의 결여와 연결되어 있어 보인다. 

 
 

 

 

 

 

 

기사출처: 

http://www.hankookilbo.com/m/v/9caf4328030645898d3861ebb773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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