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총선 제도는 K-민주주의 수준에 비해 한 50년, 60년 정도 뒤처져 있다.
한국일보가 정치적으로 '좌파'나 진보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사설 내용은 정치개혁의 최소한을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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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성 높이고 의원 수 늘리기, 검토할 만하다
입력 2023.03.20 04:30 27면 19 3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 정개특위는 선거제 개편안 3개를 압축, 국회의원 전원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고영권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17일 3가지 선거제 개편안을 압축, 국회 전원위원회에 올려 논의하기로 한 후 국회의원 증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의 3개 안 중 1, 2안이 비례 의석을 확대해 의원 수를 350명으로 늘리자는 내용인 탓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국회의원 증원은 결단코 반대”라며 “지도부 퇴진 운동도 불사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부 언론도 국민 지탄을 받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 대한 국민 반감이 높다고 해서 의원 증원이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인가.
반대자들은 왜 특권층을 늘리느냐고 하지만 의원 수를 유지하거나 줄이는 것이야말로 진입장벽을 높여 현역 의원 기득권을 지킨다.
현행 선거제는 거대 양당, 현역 의원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해 제3정당, 새 인물이 진입하기 어렵고 의원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세비와 특권은 막강하다.
국회 정수를 확대하되 세비와 특권은 줄이는 개혁을 병행한다면 국민도 호응할 것이다.
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한다면 비례 의석을 늘리지 않고선 위성정당을 막을 수 없다. 국민이 불신하니까 국회를 줄일 게 아니라, 국회를 키워서라도 제대로 일하게 해 국민 신뢰를 높이는 것도 방안이다.
물론 정수 확대가 전부는 아니다. 이번 선거제 개혁은 승자 독식과 적대 정치의 폐해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소수정당 진입 가능성을 높이자는 언급이 많았지만 3개 안이 꼭 부합하지는 않는다.
정말 다양성·비례성을 높이려면 전면적 비례대표제를 논의해야 하고, 권역별·준연동형보다 전국구·준연동형을 채택해야 한다.
선거제 논의는 이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로 넘어간다. 다양성·비례성을 높여 타협의 정치를 만들자는 취지를 잊지 말기 바란다. 정수 확대도 그에 맞게 검토돼야 한다. 정개특위가 공론화조사를 하기로 한 만큼 숙의제를 통한 국민 여론 수렴도 반드시 필요하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