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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2019_조국 사태

조국 사건.[한겨레 신문 관점 오류] 토요일 서초동 촛불시위 발생 원인과 한계.

by 원시 2019. 9. 30.

토요일 서초동 촛불시위 발생 원인과 한계.

 

 

1. 플랜 B를 실행하지 못한 채, 이런 넌센스 자유한국당에게 '부활'의 기회를 준 현실을 개탄하며: 윤석열의 수사개시를 '쿠테타' (상명하복 저항)라는 진단도 오발탄이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의 '검찰에 대한 계엄령 선포'는 '오발'을 넘어 서초동 시위대를 '공수부대'에, 문재인 대통령을 '박정희'나 '전두환'으로 비유한 것이나 다름없다.

 

2. 김민웅 교수와 정봉주의 빈껍데기 연설은 진짜 '검찰개혁'의지로 모인 시위대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런 배경에도, 왜 사람들이 서초동 검찰 항의데모를 했는가? 민주당 입장도 자유한국당 관점도 아닌 제 3의 관점에서, 최대한 '이해'의 관점에서 서술하겠다.

 

 

(1) 2016년처럼 지속성을 갖기 보다는 '한 특별 사안 특수 시기' 데모이기 때문에, 100만, 500만, 1000만은 부차적이다. 지역감정 범죄나 저지르고, 억지 삭발 등 자유한국당의 반-문재인 데모에 대한 우려가 문재인 핵심지지층을 자극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었다.

 

친문, 문파,지성민주당,깨인시민 다 좋다. 이들도 두 개 집단으로 나뉜다. 다수는 문재인 개혁에 불만이지만 5년 임기까지 지원해야한다는 입장이고, 소수는 흩어지거나 무당층으로 되었다 (문재인 투표자의 14~18%).

 

전자는 조국-혼란 틈을 타, 2018년에 10%에서 2019년 30% 지지율을 회복해버린 자유한국당에 대한 강력한 저항심을 가지게 되었다.

 

(2) 여기에서 정의당 급진좌파와 친문재인 그룹(민주당 당원이 아니더라도) 과 차이가 생긴다. 전자는 문통에 비판과 견제를 통한 협력이고, 후자는 전폭적 지지다. 당연하다.

 

정의당 45% 정도는 '조국 임명 반대'이고 찬성 비율은 50~55%로 분열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의당내 급진파와 정의당바깥 진보세력들은 위 친문재인 그룹의 개혁 정책 실패에 주안점을 두고, 견제 및 비판을 한다.

 

당연히 친문재인 시민들이나 민주당은 정의당의 급진적 입장에 대해서 서운해 한다.

 

그 대표적인 주장이 "내가 정의당에 비례대표 준 것이 후회된다.그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이다. 감성 정치 폭발하는 표현이지만, 낙후된 선거제도와 정의당과 같은 진보정당세력의 약세에서 터져 나올 수 있는 감정 정치의 한 공격적 파편이다.

 

지금 한 때 혁명가, 한 때 학생운동 이론가를 자처하면서 안철수를 지지했다가 이제는 조국 옹호론자로 활약하는 이진경 교수는 , 정의당이 '전술'을 모르는 철없는 사회주의자에 끌려다닌다고 진단한다. 서초동 촛불 시위대가 '계급투쟁'으로 승격시킨다. 지적 판타지다. 윤석열 타도가 '계급투쟁'이라는 판타지.

 

(3) 다시 위 이야기로 돌아가자, 서초동 촛불 시위대, 그들의 걱정은, 이러다가 자유한국당에게 정권 뺏길라이다. 문정권이 잘하고 못하고와는 상관없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걱정하던 차에,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해 '윤석열 검찰'을 비판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는 신호였다.

 

촛불 시위대도 이제 다 훈련된 집단이다. 민주당 표현대로 '아직 철없는 진보정당 행동가들'만 훈련된 집단이 아니다.

 

500명 촛불 시위대가 10만~ 100만이 되는데는 위와 같은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었고, 문재인의 윤석열에 대한 엘로우 카드 시위는 그 신호탄이었다.

 

자유한국당이 점령하고 있는 촛불시위 마당을 그 동안 지켜봤던 '울분'이 터져나온 것이다.

심지어 좌파도 사회주의자도, 정치적 판단이 다르더라도, 이런 심정은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2016년 촛불과 동일한 촛불이라고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4) 두번째 큰 이유는, 과거 노무현 서거 트라우마 때문이다.

 

이 현상은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울분과 정치적 다짐은 무의식과 의식에 살아움직인다. 어떤 정치적 계기를 만나면 화산처럼 폭발한다. 어둡게도 밝게도.

 

이번 검찰 압수수색에서 "짜장면 코드"에 격렬히 반응하는 민주당 특유의 정치를 우리는 보았다. "짜장면 코드" 비하 신호는 마치 프랑스 혁명 당시 인민의 적 마리 앙트와네트의 '케익을 빵대신 먹어라'는 조롱 신호와 같은 역할을 했다.

 

노무현 서거는 정치세계에서 언급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에게도 참담했다.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보복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검사와 논두렁 시계 검사와 동일시하는 시각에는 찬성할 수 없다.

 

윤석열 검찰청장(총장)을 임명한 사람은 이명박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리고 이 문과 윤의 관계를 잠시 보자.

 

2016년 문복심 양정철 의장이 윤을 삼고초려 민주당 의원직을 제안했으나, 윤석열은 고사하며 '나는 칼이나 잡으려오' 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이미 문통과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한 배를 타왔다고 봐야한다.

 

난 윤석열이 좌파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아니러니한 것은 윤검사가 사회복지제도를 거부하는 하이에크와 밀튼 프리드 책을 감명깊게 읽었다고 하면서, 자본주의 시장 규칙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윤검사와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다. 속뜻은 따로 있을 수 있기에)

 

위 설명과 서초동 촛불 시위대는 따로 따로 각자다. 정치는 '열정'으로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2의 논두렁 시계 우려도 근거는 있었다. 왜냐하면 윤석열 검찰청이 청문회 당일 정경심 기소, 장관 집 압수수색, 조국 일가의 재산증식 과정, 자녀의 입시까지 시시콜콜히 깊게 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감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4년을 같이 걸어온 윤석열 타도를 외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게 한계를 가지고 있고, 휘발력이 장기화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의 트라우마는 다시 정치적인 분노로 타올랐다. 윤석열 검사가 깊이 쑤셔넣는 칼날 앞에서, 그 트라우마가 아직 치료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칼날 자체가 상처재발이다.

 

서초동 촛불 시위대가 외친 구호 '검찰 개혁'은 '윤석열 당신 제 2의 노무현 서거 사태 만들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보여준 경고카드'는 '조국 장관 수호'라는 구호로 나타났다.

 

(5) 그렇다면 조국 장관 임명에 속시원하게 찬성하지 못하는 진보파들은 서초동 촛불 시위대에 진한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가?

 

첫번째는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에 대한 혼동 신호를 줬기 때문이다. 지금 조국 수사 과정이 '정치검찰'이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여론은 아직 불투명하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한국리서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국 장관 가족 조사 지나치지 않음 49%, 지나치다 41%'로, 검찰의 조사 찬성여론이 조금 앞서거나 팽팽하다.

 

아니 이 여론조사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먼저 해명해야할 것이 있다. 앞서 말한대로 윤석열은 문통과 '적폐청산'을 같이 4년째 해오고 있는데, 지금 조국 논란 국면에서 '윤석열 검사가 우병우 검사'로 어떻게 돌변했는가? 그 물질적 증거가 제시가 불충분하다.

 

이 난처함에 대한 답은 , 궁여지책이었다. '검찰은 검찰수사하고, 조국 장관은 법무장관 일을 하라'는 것이었다. 현실은 딴판이었다. 조국 장관이 검사와 통화해서 '제가 법무장관인데, 제 집 사정이 있으니까 빨리 압수수색을 마쳐주셨으면 합니다'이다.

 

이러한 조국 장관의 전화 통화를 두고, 이런 유사한 사례들은 100가지도 넘는데, 또 이를 두고 해석투쟁을 온 국민과 언론기관이 해야 한다. 정치적 에너지 낭비다.

 

이럴 현실이었으면, 아예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조국 조합' 카드가 잘못이라고 해명하고, 명료한 답변을 줬어야 했다.

 

60일 이후에 갑자기 '적폐청산 윤석열 검사'가 '제 2의 우병우 검사'로 변질되어, '윤석열 타도'를 외치는 제 2의 촛불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정치적 신호가 어떻게 금새 정당화될 수 있는가?

 

두번째는, 조국 논란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떠올라, 전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주제다. 교육-신분제 사회로 전락한 한국사회에 대한 전면적 개조 의식을 이제 '윤석열 타도'로 싹 다 없는 것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패러다임 전환이다.

엄청난 빠른 속도로 국면을 전환했다.

 

검찰 수사가 약간 길어지고, 정경심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가 지연되는 상황이었다.

 

정치는 시시콜콜하고 디테일하다. 선전선동은 더 미세하다. "짜장면 코드", 그리고 "여자 2명 사는 집에 남자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친 게 정상이냐?"는 (실제로는 정경심씨 남자 변호사 2명, 여자 변호사 1명, 아들, 딸 6명이 꼼꼼하게 압수대상을 점검함. 검찰수사관은 남자2, 여자 1 명 포함 6명)

 

이러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선전선동은 막강했다.

 

조국 논란이 법정공방까지 가서 다 없어진 후에, 우리에게 남은 정치적 과제들은 무엇이 될 것인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최고학력국가가 되었는데, 그 결과는 고대 아테네, 조선 시대 신분제 머슴제도로 전락한 이 한국 교육제도와 세습자본주의는, 윤석열 타도라는 구호로 구제되는가?

 

유시민 -김어준 21세기 제갈량 전략가는 '아둔한 진중권'을 제끼고, 패러다임 전환 (조국 까기에서 조국 수호, 윤석열 타도로 전환)에 성공했다. 100만, 200만 의병이 모였으니까. 앞서 말한대로, 문통이 미흡해도 자유한국당에게 권력을 뺏길 수 없으니까 온 의병촛불이었다.

 

사회주의자 조국 교수가 '사모펀드'의 투기성과 잠재범죄성에 대해서 나는 몰랐다고 했다. 지난 10년 넘게 한국의 민주당 개혁파들이 주창해온 '사회적 경제 social economy' 와 '사모펀드'와의 양립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주장은 조국 교수가 하지 않았고, '나는 사모펀드를 모른다'고 했다.

이 문제는 길어져서 여기서 생략하자.

 

아쉬운 소회를 한가지 적는다.

조국 장관은 글자를 뜯어먹고 새겨넣는 지식인이다. '알고 모름'에 대해서, 너무 쉬운 방식으로 회피해버렸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지나왔다. 1980년 518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518 사진,책, 힌츠페터 제작 518 비디오를 봤다. '몰라서 죄의식을 가졌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

 

백번 천번 윤석열은 정치검사라고 치자, 다 맞다고 하자, 짜장면 먹고 한식 시켜먹고 두 여인네를 11시간 족친 '우병우'보다 더 악독한 정치검사라고 치자,

 

그런데 그런 정치검사가 먼저 나서기 전에, 왜 조국 교수는 '나는 웅동학원도, 사모펀드도, 자녀 논문도 다 몰랐다고' 했는가? 솔직한 해명이 있었다면 이런 사태까지 왔겠는가?

 

우리는 분명, '그 모름도 아픈 양심이라고' 외친 어두운 터널을 똑같이 지나왔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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