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박사가 다음과 같이 김종인에 대한 논평을 했다. "김종인 은 전두환 국보위 참가를 반성하라.” “김종인이 제 1 야당의 점령군으로 된 듯한 광경은 비극이고 희극이다” 그리고 “역사는 정파에 우선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창선 박사의 주장은 몇 가지 헛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 필자가 보기에는 5공 청산 전두환-노태우 광주학살 책임 문제를 김종인에게만 떠 넘기는 건 다음과 같은 역사적 사실들을 보지 못한 것이다.
재정학(세금) 전문가로서 전두환과 민정당에서 일한 김종인보다는 이제 제 5공화국 청산 책임은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더 있다. ‘역사가 정파에 우선한다’는 유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516군사 쿠데타 주역인 김종필과 DJP 연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맨 먼저 비판당해야 한다.
또한 김영삼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밝혔듯이, 전두환-노태우는 1997년 대선 전후로 사면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역사 바로잡기 성격도 있었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김영삼과 신한국당이 96년 총선을 앞두고, 전두환-노태우 일파를 뇌물수수죄와 1212 군사쿠데타 사건으로 구속시킴으로써, 당시 정적 김대중 ‘새정치 국민회의’을 압도적으로 꺾고 총선에서 승리할 계획을 짰던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에게도 ‘역사는 정파에 우선하지’ 않았다. 프랑스 드골이 친-나치 프랑인들 (콜레버레이터)을 처단했듯이, 전두환-노태우를 비롯 1212 군사쿠데타에 가담한 모든 소령 이상 장교들을 법정에 세우고 처벌했어야 했다.
그러나 김영삼은 프랑스처럼 체계적으로 1212 군사쿠데타 헌법질서 교란자들을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전두환 노태우 일파들만 법정에 세운 다음, 1997년 대선 전후로 그들을 전부 사면조치해줬고, 결국 역사 바로잡기는 실패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 이후 김영삼의 신한국당 시절 사람들을 대거 기용했고, 박정희 기념관까지 건립했다. 한화갑을 특사로 보내 소위 ‘동진정책’을 폈고, 동서화해를 전두환-노태우 사면과 등치시키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이후,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주창했으나, 당 내부와 한나라당으로부터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없는 일로 하자고 용두사미로 끝났다.
난 김종인의 5공 국보위 참여와 민정당 전국구 국회의원 2차례에 대해서 옹호할 생각도 없고, 오히려 그 문제는 반대로 비판적이다.
그러나 2016년 유박사의 ‘김종인’ 비판 역시 타당성이 떨어진다. 위에서 밝힌대로, ‘역사 바로잡기’는 참모 정책전문가 김종인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실세들이 오히려 더 책임을 지고 반성을 해야 한다.
두 번째, 현재 민주당이 김종인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김종인의 ‘경제민주화’를 배신한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비판할 수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중도보수 유권자들까지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박사가 오히려 김종인에게 물어야 할 내용은, 과연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무엇이고, 현 민주당의 체질을 바꾸는데, 이념과 가치 및 정책들을 구현할 국회의원들을 선발하는데 진짜 도움이 되는가? 이런 질문들이다.
5공과 6공화국 정치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종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두 차례나 구속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고, 전두환 민정당에서 두 차례나 전국구 국회의원직을 하면서 ‘재정 정책’을 담당했으며, 금융실명제 무산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민주당의 체질 개선 및 총선 이후가 더 중요하다. 민주당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 이념 가치별로 더 분화되는 게 낫다.
아직 직접 읽어보진 못했지만, 아래 책은 김종인의 책, <재정학>, 80년 6월 16일자. 신문에서 소개한 것이다. 아니러니하다.
김종인의 <재정학>은 독일 뿐만 아니라, 서유럽 국가들이나 당시 캐나다 등 주요 복지국가에서 재정정책을 수립할 때, 케인지안들의 제안과 주장들이 관철되었고, 그런 복지정책을 참고했다고 김종인은 인터뷰에서 밝혔다.
김종인의 논리에 따르면,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우선시하고, 정부의 '산업정책' 개입 약화 경향, 자본 통제 약화 등 이런 정책들은 오류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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