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자 신문( http://news.donga.com/3/00/20160210/76378837/1 )에서 김종인은 안철수의 '공정 성장론'을 비판하면서, "안철수는 시장적 정의와 사회적 정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더 나아가서 안철수는 "의사하다가 백신 하나 개발했는데, 경제를 잘 알겠느냐. 적당히 이야기하는 것(일뿐)"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 평양 김정은 정부가 인공위성을 쏘자, 김종인의 입장은 '북한 궤멸론'이었다. '궤멸론'의 핵심 요지는 박근혜의 '북한 내부 체제 붕괴론'과 일치한다.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 위원장은 국민의당 안철수가 '경제'에 대해 무지하다고 야단쳤지만, 정작 자신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남북한 공동경제 구역으로서 개성공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더 나아가 개성공단의 가치를 경제적 수치로만 환산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며, 개성공단이 지니는 경제적 의미 뿐만 아니라, 군사, 안보, 정치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혀 논하지 않았다.
김종인의 '북한 궤멸론'은 '한반도 평화적 공존'에 대한 무지이며, 이명박 '비핵3000' 상호주의와 일치한다. 박근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대북정책으로 내세우긴 했으나, 그 내용에서는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다면"이라는 이명박식 '비핵3000' 상호주의를 고수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가능케하는 외교적 해법들과 중간단계들을 제시하지 못했다.
김종인의 '북한 궤멸론'에 따르면 "우리가 대화하자고 하고, 평화 통일을 이야기해도 거기에 응하지 않고 1)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개발하면 2) (북한) 주민들 생활이 좀 더 어려워질 것 아니겠느냐 3) "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소련이 와해돼 버린 것처럼 간다는 것이지, 특별히 이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4) "고 일축했다 (김종인 발언 인용).
김종인 진단과 주장의 첫번째 문제점, "북한이 핵개발을 한다"고 불만만 털어놓아서는 안된다. 이것은 정치도 외교도 아니다. 김대중-노무현 대북정책의 계승자로서 민주당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북한의 핵개발을 멈추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북한과 미국이 국교를 맺고, 북한과 미국이 맺은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그 대신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고, 국제 원자력 기구(IAEA)의 사찰을 받으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2008년 이후 중단된 6자 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더 나아가서 와싱턴 정부와 평양 정부 사이에 적극적인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두번째 김종인, 이명박-박근혜의 '북한 붕괴론'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만약 현실화된다고 해도 한국과 한국인들에게는 불행이자 재앙이고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비용만 더 들어간다. 시리아 난민 400만이 발생하자 전 유럽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주변 터어키 이집트 국가들까지 그 난민을 수용해도 '난민 인권'은 하루 아침에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2천 500만 인구를 시리아 난민화시키는 방법이 아니라면, 북한 붕괴론 자체는 정치적 해법이 될 수 없고, 그 실효성도 없다. 좋든 싫든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자연재해와 식량난으로 수백만 인구를 잃어버리고도 체제 유지를 해오고 있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세번째 북한이 1991년 소련처럼 해체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다. 북한체제가 소련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라, 소련과 동유럽 (구)사회주의권이 해체된 것은,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오래된 유럽국가들의 역사성에 기인하고, 이웃 나라들의 정치적 변화들을 각 국가들이 급속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 북한의 이웃국가는 대륙으로 한국, 러시아, 중국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 러시아, 한국 역시 북한이 급속히 붕괴되는 것을 희망하지도 않고 있다.
북한 김정은 체제 역시 한편으로는 군사적 '주권'을 강화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중국의 자본주의적 시장 도입과 해외 기업의 진출 허용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오고 있고, '장 마당'과 같은 시장제도를 허용함으로써 개인소유 영역들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소비생활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향상되는 것으로 여러 보고서들과 해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네번째, 민주당 김종인 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한국인이면 '개성공단'을 남북한 공존과 번영의 공간으로서 간주해야 하고, 개성공단을 넘어서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 그 개성공단 모델들을 확대시키면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남북한 공존과 상호호혜에 기초한 경제 협력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적극 주장하지 않고, 오히려 민주당 김종인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북한 궤멸론'을 언론에 무책임하게 말하거나, '북한 궤멸론'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고집피우는 것은, 김종인이 안철수를 '경제 무지랭이'라고 비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김종인은 '재정학' 이외에 외교와 중국 북한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의 중요성과 그 효과에 대한 무지랭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http://futureplan.tistory.com/604 에서 대안을 제시한대로, 우리는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정치적 방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과 평양 정부는 개성공단을 정치군사적 갈등과 완전히 분리시켜, 설사 정치적으로 갈등이 존재한다하더라도 개성공단은 폐쇄되거나 중단되어서는 안된다. 앞으로 북한에 제 2, 3, 4, n의 개성공단을 건설할 때는, 한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기업들과 노동자들까지 함께 일할 수 있는 '다 국가 산업 단지' 형식을 만들어, 한 국가의 정부가 마음대로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할 필요도 있다.
두번째,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 보유’ 포기 노선으로 가게 만들기 위해서 한국정부가 해야할 일은 북한과 미국이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외교적인 주도권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미국 눈치를 보거나, '북한 궤멸론'과 같은 냉전적 정책을 취하면,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한국에 무기를 더 팔 요량으로 한국과 북한의 군사적 갈등을 조장할 것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려고 하면, 미국 행정부 역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김종인의 패러다임 오류이다. 김종인의 북한궤멸 이후 통일 가능성 주장은, 오히려 통일 비용을 더 많이 들게 할 것이다. 북한의 단계적인 개방을 이끌어 내고, 군사적인 갈등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의 실천없이는 어떠한 '통일'이나 남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연방국가'도 불가능할 것이다.)
김종인 스스로도 국민의 성숙도 때문에, 박근혜 '북풍 공작'은 413 총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안보정당 이미지 강화'는 자체 당 노선으로도 일관성이 없으며, 현실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박근혜의 국회 연설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3년 내내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결국 그것은 '북한 내부 붕괴론'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북한이 주권국가라는 것을 서로 인정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일관된 대북 정책이나 외교가 부재하고, 그 외교적인 무능을 드러내고 말았다.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이 핵개발비로 전용되었다거나, 2012년에 김정은이 폐지해버린 노동당 39호실로 흘러갔다거나 하는 주장들은 '논점 흐리기'에 불과했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감추기 위해 전형적인 '거짓 선전' 전술을 사용했다.
개성공단의 본질적 중요성은 달아나 버리고, 개성공단의 노동자 임금의 사용처를 두고 언론에서 수동적인 '방어전'을 펼치고 있는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 정치적 외교 노선이 부재함을 보여줬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기회가 있었음에도, 김종인은 자기 정당 민주당의 '개성공단' 폐쇄 문제점과 재개 방법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김종인은 임시 당대표 자격인데도 그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
김종인은 수세적으로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서 박근혜에게 잘 '변명'하라고 주문했다.
김종인은 본질적인 문제들, 북한과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면서 경제-정치-군사-문화적 공간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개성공단'의 재개 문제를 강조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변죽울리기에 해당한다.
중국은 북한과는 경제 협력을 이미 실천하고 있고, 군사적으로는 미국이 한국 땅에 사드 THHAD 배치나 미사일 방어체계 (MD)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시진핑 정부에 북한을 제재하라고 해도, 중국은 UN 안보리 등에서 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박근혜 '개성공단 중단' 국회연설은, 평양 정부에 대한 규탄에 그치고, 국내적으로는 '진박' 체제 강화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새몰이용으로 승화되었다.
2월 15일 손석희 앵커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 위원장은 시종일관 '개성공단'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거나 '재개' 필요성을 역설하지 않았다. 그 대신 박근혜 정부의 '변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더 나아가서 '북한 궤멸론'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밝음으로써, 당 내부적으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 정책에 대해서 굉장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다른 생각임을 드러내었다.
국내 경제와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케인지안 노선 (큰 정부와 혼합경제 주창)이지만, 안보와 외교에서는 냉전적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거나, 정밀한 입장은 없는 것으로 (무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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