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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민주당

김종인, 정청래 공천 탈락시킨 이유와 성공 여부

by 원시 2016. 3. 10.


1.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정청래 (마포 을) 더민주당 국회의원을 탈락시킬 때, 마포(을) 주민들의 정청래 평가서와 같은 '아래로부터 민주주의' 잣대를 제시하지 않았다.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창선은 '정청래'에게만 해당하는 '잣대'가 있었다는 애매한 말만 흘렸다. 정청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그의 공천심사 탈락은 정치적인 '거래' 성격이 띤다. 


정청래는 왜 공천심사에서 탈락했는가? 


첫번째 이유는 정청래는 국민의당과의 관계 때문에 희생양이 되었다. 당대표격인 김종인이 국민의당 내부에서 '비-야권통합'파인 안철수를 고립시키고 야권통합파들 (김한길, 천정배 등)을 분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3월 7일 국민의당 문병호는 새누리당 김을동,윤상현,홍문종,한선교,이정현과 더민주당 정청래,이목희,이해찬,김경협,전해철 등 5명을 낙선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부응해 더민주당 김종인은 우선 '막말논란'의 혐의를 씌워 정청래를 제일 먼저 공천 탈락시킴으로써 국민의당 야권통합파와 협상 여지를 더 열어놓았다.


국민의당은 정청래 1인 탈락은 불만족스럽다고 논평했으나, 호남-광주를 제외하고 서울-경기권역에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 후보 연합 및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번째 정청래를 공천심사에서 탈락시킨 이유는 김종인의 '정치 관점'과 2016 총선과 2017년 대선 단기 목표과도 연결되어 있다. 김종인이 문재인의 요구를 수락해서 비상대책위원장과 선거 총사령관이 된 이후, 가장 먼저 한 발언은 '총선 승리'이다. 김종인으로서는 총선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2017년 대선까지 '대통령 메이커'로서 자기 위치를 확고하게 할 수 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이후, '팽' 당한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민주당 내부 정파들 사이 균형을 만들고, 특정 계파에 힘이 실리지 않도록 당근과 채찍을 가하면서 김종인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정청래의 탈락은 김종인의 용인술과 2016~2017년 더민주당의 운영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세번째 민주당 운영과 관련해서, 김종인의 권한이 막강해졌기 때문에, 정청래와 같이 '당선권'에 있더라도 탈락시킬 수 있었다. 현재 더민주당 내부에는 김종인 권력에 대한 어떠한 민주적 견제 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내 규칙도 김종인 1인 체제를 위해 다음과 같이 개정되었다. 


2월 29일 비공개 당무회의 (더민주당)에서 당헌을 고쳤다. 더민주당 당현 22조 중 당규의 제정과 개정 폐지, 당헌 당규의 유권 해석 권한을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넘긴 것이다. 이를 통해 김종인은 공천과 경선 규칙을 명시한 당규를 자기 뜻대로 '수정' '집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청래가 친노로 분류되건 더민주당 급진파로 구분되건, 김종인의 천하무적 '공천권한' 앞에서는 어느 계파도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당 민주주의이라는 관점에서보면, 당원들이나 유권자들의 '참여 민주주의'라는 시각에서보면, 더민주당은 5공화국이나 6공화국 노태우정부 시절로 후퇴한 느낌이다.


2. 정청래 탈락은 보수 유권자들의 표를 모아오고 총선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가?


정청래 탈락이 보수파 유권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현재 국민의당 내부 야권통합파와 김한길 같은 '새누리당 개헌선 저지파'와 더민주당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김종인이 국민의당 요구 중에 하나를 들어준 것이다. 


더민주당 입장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2~6% 사이 접전을 치르는 곳에서 국민의당과 정의당과 같은 다른 야당과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의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친노 5인 중' 1명의 희생양, 정청래를 탈락시킨 것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0석을 차지한 정통민주당 표를 흡수했을 경우, 새누리당이 151석 과반수 이상 차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정에는 '정통민주당'의 표가 다 야권 후보로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 그러나 '정통민주당' 지지자들 상당수는 호남관련 유권자들이라는 점에서 (서울과 수도권) 이러한 가설과 주장은 무시할 순 없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지 못하고, 146석을 얻었다면, 박근혜의 위치도, 대선 후보로서 지위 확보도 흔들렸을 수 있다. 왜냐하면 총선이 새누리당에게 승리가 아니라 '그저 그런 평타'나 '실패' 평가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본다면, 더민주당은 2012년 총선과 같은 '박빙 승부' 패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국민의당과 서울과 수도권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손잡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3. 정청래 탈락에 대한 저항과 재심 가능성


정청래 의원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유권자들은 '정청래 구하기'에 나설 것이다. 김종인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국민의당과의 후보 조정과 단일화 (야권 통합) 때문에,국민의당의 요구를 묵살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서, 당을 위해 정청래 의원이 '희생'해 줄 것을 요구할 것이다. 정청래와 '더민주당' 사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어떤 선물이 있느냐 없느냐 그게 관건이 될 것이다.


3월 7일 정청래는 '공천 심사 탈락'을 예견하고,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사과문'을 썼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4. 김종인 체제는 성공할 것인가?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박근혜의 폭정과 외교 실책, 살림살이의 악화로 인한 민심 피폐 때문에, 2017년 정권 교체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김종인의 '시혜' 복지노선과 시민참여보다는 관료-테크노크라트형 '복지체제' 노선에도 불구하고, 과거 새정치연합보다 더민주당은 안정화될 것이다. 


특히 413총선 국면은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더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들 (정책에서 신자유주의적 노선, 새누리당과 차별성이 떨어지는 경제 정책들, 당내 민주주의 약화, 의회와 일상을 연결하는 참여민주주의 쇠퇴, 새로운 지도자 그룹 등장 지연 등)과 김종인의 관료주의형 복지노선은 413 총선 이후에도 더민주당의 해결과제로 남을 것이다. 


더민주당 내부에서는 김종인식 보수적 안보논리, 중국-북한-러시아와의 외교 노선 부재,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편협한 경제주의적 시각, 민주노총의 사회참여 반대와 같은 반-민주적 정치 노선등과 경쟁할 '리버벌 혁신그룹'이 있어야 한다.


더민주당 바깥에서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이 더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도록 실력을 길러야 한다. 이 두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한국 민주주의의 심화 발전은 힘들 것이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경제행정 관료 (재정학) 김종인을 모셔와서 당내 분란을 해결해야 할 만큼 '지도력 부재', 당내 민주주의 오작동을 보여줬다. 


근본적으로도 더민주당 변한 것은 없다. 지금까지는. 자칫하면 2015년 한화 이글스 감독 김성근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순위는 올랐으되 김성근의 '소통' 부재는 도마 위에 올랐다. 김종인 체제도 413 총선 과정에 보여준 리더십과 정치노선을 고려할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 


   


(출처: sbs 비디오 머그 : 김종인은 웃지 않고 박수만 치고, 정청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더더더를 외쳤다) 


(출처: JTBC 뉴스 정치부 회의) 
























(일명 아재 개그로 통한 정청래의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비꼼: 친박 비박만 있는 게 아니다. 조롱박도 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33649.html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34271.html?_fr=mt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01/20160301002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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