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지인이 말해서 안 이성규라는 분의 페이스북을 봤다. [오래된 인력거]라는 작품을 남긴 분이라고 J씨는 내게 알려줬다. 난 그 영화 포스터만 신문 상으로 보고 실제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감독과 영화도 연결짓지 못했다. J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애잔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오늘 이성규 감독이 남긴 메모를 보았다. 죽기 전 사나흘 전에 쓴 글들이었다.
담담한 간결함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성규 감독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적극적인 삶이라고 했다. 부정적이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적극적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적극적인 수용이란 이게 다 우연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것이 아닌가? 내가 선택한 체념도 아닌, 외부의 말에 호응해서 결론을 내린 수용도 아닌, 이 적극적인 수용이란 무엇일까?
죽음에 대한 자기 정의를 내리는 사람, 이 고독하게 보이기도 하고 까마득하게 보이기도 하는 이 담담한 쟁투에 나선 사람의 이야기이다. 새로운 지평으로 나가기 위한.
인용사진과 글: 이성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eonggyou.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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