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자료.
언론 보도.
전문가들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공장식 시스템이 충돌한 것”
“BTS 음악, 진정성 더해져 가치 오를 듯” 분석도
조선비즈 = 이은영 기자
입력 2022.06.15 14:35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활동 9년 만에 단체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0일 그간의 활동을 집대성한 선집 앨범 ‘프루프(Proof)’를 들고 컴백한 지 닷새 만이다. 멤버들은 ‘번 아웃(탈진)’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공장식 아이돌 양산 시스템의 문제가 터진 것”이라며 “아이돌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아이돌을 기획상품이 아닌 아티스트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BTS는 지난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체활동 중단을 발표했다. 해체는 아니지만 “단체 숙소 계약을 종료했다”며 개인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멤버 제이홉부터 내달 미국에서 솔로 데뷔를 할 예정이다.
멤버들은 단체 활동 중단 이유를 밝히면서 자신들이 지친 상태임을 강조했다.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케이팝(K-POP)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성숙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랩을 번안하는 기계가 됐다”며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고 했다.
멤버 슈가도 음반 작업 과정이 “항상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힘든 게 가사 쓰는 것이다. 말(가사)이 안 나온다. 2013년부터 작업하며 한 번도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작업한 적이 없다. 항상 쥐어짰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 때는 할 말이 있는데 기술적으로 부족해 쥐어짜는 것이었고,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2013년에 데뷔한 BTS는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Love yourself 轉 ‘Tear’)’로 미국 빌보드2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보이그룹 최초였다. 이후 발매하는 음반마다 빌보드 정상을 찍었다. 지난달엔 백악관을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아시아 증오범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등 세계적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세계적 인기를 누린 지 4년 만에 활동중단 사태에 이르게 된 데엔 국내 기획사들의 공장식 아이돌 양산 시스템이 이유로 꼽힌다. 현재 K-POP 아이돌 산업은 기획사가 연습생을 뽑아 이들에게 투자한 뒤 데뷔를 하고 나면 투자금과 추가 수익을 뽑아내는 구조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은 통상적인 계약 기간인 7년이다. 아이돌 그룹의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으면 재계약 없이 7년 만에 해체된다.
전문가들은 활동 중단 사태에 대해 “올 게 온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BTS는 기획사에서 정해준 컨셉과 음악을 따르기만 하는 ‘퍼포머’가 아니라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음악으로 전하는 아티스트에 가깝다”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기획사의 공장식 시스템이 충돌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본인들이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이며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BTS 스스로가 아이돌 산업 구조 안에서 공장처럼 억지로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오히려 이 문제를 드러낸 것이 다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앞으로의 음악활동에 진정성이 부여돼 브랜드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김 평론가는 “BTS는 지난 9년 간의 활동으로 이미 개별 팬덤이 탄탄하다. 여기다 개인 활동에 대한 진정성까지 더 드러났으니 인기도나 매출 하락 등은 우려할 요인이 아니다”라며 “하이브 입장에서도 그룹으로만 묶여있던 콘텐츠가 파생화 되니 활용 가능한 IP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획사들이 아이돌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 상품’이 아닌 ‘아티스트’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7년 동안 수익을 뽑아내고 해체하면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좀 더 길게 봐야 한다”며 “가수 개개인을 들여다 보고 지원해야 한다. 각자 하고 싶은 걸 잘했을 때 뭉쳐야 시너지 효과도 나온다. 공장식 시스템은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꿈꾸는 건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쉼표’ BTS, 단체활동 잠정중단 선언
수정 : 2022.06.15 10:33남지원 기자
‘찐 방탄회식’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
9년간의 활동 고충 진솔하게 털어놔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발매한 앨범 프루프(Proof)의 콘셉트 사진. 빅히트 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3년 데뷔한 지 9년 만에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룹 해체는 아니지만 K팝을 넘어 세계 가요계와 대중문화 분야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오후 늦게 올린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영상은 방탄소년단이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터놓는다는 콘셉트로 촬영됐다. 멤버들은 팀 활동을 하면서 9년간 겪은 고충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바쁜 팀 활동으로 개인이 성장할 시간이 없고, 음악적 결과물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고민도 전했다.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인간으로서 10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다”며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토로했다.
RM은 또 “우리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지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팀이 뭔지 모르겠다.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며 “(우리 팀이)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한 후에 다시 좀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무례해지는 것 같았다. 팬들이 우리를 키웠는데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는 게 돼 버리는 것 같았다”고 고충을 말했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으로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로 진행했던 솔로 음악 활동을 정식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RM은 “믹스테이프라고 했던 콘텐츠를 이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제이홉의 콘텐츠부터는 정식으로 발매할 것이다. 각각 개인의 뭔가를 발현하기에는 너무 늦긴 했다”고 소개했다.
RM은 “사람들이 원하는 퍼포먼스를 (이번에) 보여드리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면서도 “나중에 모였을 때 제대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옛날처럼 멋있게 춤을 추지는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으로, RM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
2. 조선일보.
BTS, 단체활동 잠정중단... “우린 노래하는 기계였다”
”휴식” 이유로 단체활동 중단
멤버들 “쉰다는게 죄송하다”며 울먹
윤수정 기자
입력 2022.06.15 09:04
최근 미국 백악관에 초청됐던 방탄소년단(이하 BTS) 멤버들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함께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14일 오후 9시 BTS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서 공개한 ‘찐 방탄회식’ 영상을 통해서다.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이들의 휴식 선언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음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은 본래 멤버들이 실제 술을 마시며 회식을 하고 팬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으로, 이 같은 발표는 예고된 바가 없었다. 하지만 약 1시간 넘게 방송을 진행하면서 BTS 멤버(진·슈가·제이홉·RM·지민·뷔·정국)들은 향후 각자의 개인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단체 숙소 계약이 종료됐다”고도 했다. 해체는 아니지만, 당분간 전 멤버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무대는 쉬겠다는 것이다.
잠정 휴식 원인으로는 ‘개인의 성장’을 꼽았다.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향후 개인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발표 전날은 BTS의 9주년 날이었다. 2013년 6월 13일 싱글 ‘투 쿨 포 스쿨’로 데뷔한 이들은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아시아 보이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다이너마이트, 새비지 러브, 라이프 고즈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 등 총 6개의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정규는 아니었지만 그간 활동과 9주년을 기념한 신보 ‘프루프’와 신곡 3곡도 발표한 상태였다.
2019년 12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공연하는 BTS./AFP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멤버들은 다소 강하게 자신들이 ‘지친 상태’란 것을 토로했다. 리더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성숙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어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며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고 했다.
멤버 슈가도 “제일 힘든 게 가사 쓰는 거다. 말이 안 나온다”며 “2013년부터 작업하며 한번도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작업한 적이 없다. 항상 괴로웠고 항상 쥐어짰다”고 했다. 이어 “근데 그때는 할 말이 있는데 스킬적으로 부족해 쥐어짜는 것이었고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자신들의 음악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지민은 “지금에 와서야 우리가 각자 어떠한 가수로 팬분들에게 남고 싶은지를 알게 돼서 지금 힘든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 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BTS는 ‘다이너마이트’ 때부터 한국어 노래를 위주로 내던 이전과 달리 영어 싱글 활동을 집중적으로 시작했고, 이후 대부분 활동을 해외 활동에 초점을 맞춰왔다.
멤버들은 이날 코로나 팬데믹으로 겪었던 앨범 활동 어려움도 언급했다. RM은 “(원래 BTS의) 시즌 1은 (활동곡)’온(ON)’까지였고, 대규모 월드투어 등도 돌려고 했다. 하지만 음악방송 하면서 코로나19가 시작됐고, 몇 달 동안 붕 뜨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돌파구로 삼았던게 우리가 하지 않던 싱글 (앨범 발매) 플레이였다. 차트에서도 그렇고 화제성으로도 확실하게 임팩트를 내보자 했다. 그래서 하게 된 게 ‘다이너마이트’ ‘버터’ ‘라이프 고즈 온’”이라고 설명했다.
‘쉰다’는 것 자체가 “죄송하다”는 표현도 수차례 했다. RM은 “제가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다”며 “논현동 작은 곳에서 살다가 미국 백악관까지 가고. 그런 이야기가 ‘옛 투 컴(최근 신보 타이틀곡)’에 다 들어가 있다. 이 버전이 최선이었다”고 했다. 이런 설명 과정에 RM, 정국, 제이홉, 지민 등 멤버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향후 멤버별 믹스테이프 등 개인 음반 활동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RM은 “믹스테이프라는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앨범으로 변환할 것 같다”고했다. 슈가는 “난 장르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제이홉은 “내가 시작이지만 각자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신이 개인 활동 첫 타자임을 알렸다.
빌보드는 2020년 8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0년 9월 2일 온라인 미디어데이 행사 모습.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미국의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 2021년 6월호 표지를 장식한 BTS./롤링스톤 제공/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들의 개인활동이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돌파구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최연장자 멤버인 진(1992년생)은 2018년 BTS에게 최연소 화관 문화훈장이 수여되며 올해 말까지 군 복무가 연기됐지만, 병역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내년 입대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회에선 병역법 개정 논의가 추진됐다가 “지나친 특혜”란 대중들의 반발로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다. 진은 개인 활동에 대해서도 “자신이 가장 마지막 솔로 주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BTS의 소속사 하이브(빅히트뮤직) 주가가 BTS 신보 프루프 판매량이 200만장을 돌파했음에도 10%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 연준의 긴축 강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증시 악화가 원인으로 꼽혔지만 군대 이슈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전 세계 아미들은 BTS의 유튜브 영상 댓글과 소셜미디어 게시글로 이들의 개인활동을 지지하는 각국 언어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외신들도 이들의 단체활동 잠정 중단 소식을 상세하게 다뤘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단체활동 중단 방송 내용을 온라인판 커버스토리로 다룬 빌보드지는 현재 “가장 보고 싶은 방탄소년단 솔로 프로젝트” 투표 집계도 시작했다.
윤수정 기자
음악과 국내문학, 방송에 대해 씁니다.
3.
‘활동 중단’ BTS의 눈물…봄날 올 거야, 이렇게 성숙하니까
수정 :2022-06-15 13:47정혁준 기자 사진
정혁준 기자
데뷔 9년 만에 단체활동 잠정 중단
“어떤 메시지와 이야기를 하느냐가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져
개개인이 성장할 시간 필요한 때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야”
<방탄TV> ‘찐 방탄회식’ 영상 갈무리
<방탄TV> ‘찐 방탄회식’ 영상 갈무리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밤 방탄소년단 유튜브 채널 <방탄 티브이(TV)>에서 공개한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영상은 방탄소년단이 멤버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터놓는다는 콘셉트로 촬영했다. 멤버들은 각자 다양한 종류의 술과 음식을 함께하며 지난 9년 동안의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발매한 앤솔로지(모음) 형식의 앨범 <프루프> 이후로 활동 1막을 마무리하고 개인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리더 알엠(RM)은 “왜 9주년에 앤솔로지 앨범을 내냐는 말을 친구들에게서도 많이 들었다”며 “돌려 말하지 않고 팩트를 말하자면 원래 (방탄소년단) 시즌1은 <온>(ON)까지였다”고 했다.
알엠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방탄TV> ‘찐 방탄회식’ 영상 갈무리
<방탄TV> ‘찐 방탄회식’ 영상 갈무리
단체 활동 잠정 중단 배경으로는 ‘개인의 성장’이 힘든 점을 꼽았다.
알엠은 “케이(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팀이 뭔지 모르겠다.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고 했다.
이어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며 “(우리 팀이)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한 후에 다시 좀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무례해지는 것 같았다. 팬들이 우리를 키웠는데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는 게 돼버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창작의 고통을 호소했다.
지민은 “지금에 와서야 우리가 각자 어떠한 가수로 팬분들에게 남고 싶은지를 이제야 알게 돼서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면서 “이제서야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려는 것 같고 그래서 좀 지치는 게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정국은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오며 한 단계 성장해 여러분한테 돌아오는 날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나은 7명이 분명 돼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프루프 라이브’ 콘셉트 사진.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은 해체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솔로 음악 활동을 정식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단체 위주로 활동을 해왔다. 이제부터 각자 정식 앨범을 발매한다고 예고했다. 그 첫 주자는 제이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기조 변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프루프> 타이틀곡 ‘옛 투 컴’에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알엠은 “제가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아서, 논현동 작은 곳에서 살다가 미국 백악관까지 가고, 그런 이야기가 ‘옛 투 컴’에 다 들어가 있다. 이 버전이 최선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알엠은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옛날처럼 멋있게 춤을 추지는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으로, 알엠으로 남아 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의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은 멤버들의 입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진이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한다. 앞으로 멤버들이 줄줄이 입대하더라도 나머지 멤버들이 각자 개인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큰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