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이들의 추측이 흥미롭다.
흥미로운 것은 이태의의 눈에 비친 것은, '폐허'가 되기 시작한 아파트이다.
그리고 남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다.
오로지 우파와 군사정권의 '고속 성장' 구호만 난무했고, 그게 일상이 되고 가치관의 99%를 차지했을 정도로, 고속 전진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이태의 시각은 과거 '고속 성장' 사고체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수직농원'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콘크리트 박스' 아파트를 살려보려는 시도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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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31살 ‘이태의’라고 합니다. 저는 빈 아파트를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하는
‘도시계획가’입니다.
이번에 새로 재탄생하게 된 아파트는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뜨란채 아파트’입니다.
이곳은 제게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제가 6살 때부터 살았고, 62살이 된 저희 엄마가 아직까지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계획의 목적은 주민들이 떠나서 빈 콘크리트 박스가 되어버린
이 아파트를 주민들을 위해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계획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많이 감소하고 젊은 사람들이 서울로 이동하여, 경기도 외각(외곽)에 있는
이 동네의 인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도 예외는 아닙니다. 20년 전인 2020년만
해도 약 500세대 규모의 아파트였는데, 지금은 200세대만 남았습니다.
아파트가 비면 중간중간 사람이 살지 않는 층이 생겨, 범죄가 발생하고 주민들이 무서워하는
위험한 지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테고, 그 아파트
단지는 유령단지가 될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남은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이주정책을
펼쳤고, 이 아파트는 빈 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시계획가인 제가 이 빈 아파트를 활용
하는 방안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계획에 앞서 이 빈 아파트를 철거할 것인지, 남겨놓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파트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선은 빈 아파트를 철거하는 데 비용이 들고, 철거하고 남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 아파트에 살던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무엇보다도 이 아파트에 동네 주민들의
추억이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엄마가 십대 때 봤었던 동네가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그만큼 추억의 힘이 대단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이 동네 환경의
일부가 된 아파트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최대한 이용하려고 하였습니다.
저는 빈 아파트를 어떻게 이용할지 정하기 위해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아파트
활용방법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일단 아파트에 나이 많은 노인들이
많으므로 그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고,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 지구 녹화 나무심기 캠페인 등이 활발하므로 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집은 뜨란채 아파트 꼭대기 층이어서 작은 옥상이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상추, 토마토, 고추 등을 직접 키우셔서, 식탁에 그 채소들이 자주 올라왔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작은 농원을 가꾸며 여가시간을 즐기던 모습에서 ‘뜨란채 수직농원’ 계획의
영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직농원’을 최종 계획안으로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수직농원은
수직공원과는 다르게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채소나 과일을 직접 기를 수 있습니다.
인공 햇빛으로 빛도 비춰줍니다. 수직농원은 이 동네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식물을
가꾸며 취미생활을 즐기실 수 있는 여가 공간과 시간을 제공합니다.
또한 수입이 없는
어르신들이 가꾼 식물을 팔아 돈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나무가 많아져
지구환경을 좋게 만들기도 합니다.
‘뜨란채 수직농원’이 생긴 뒤, 저희 엄마는 식물을 가꾸며 취미생활도 보내고, 돈도 벌고
있습니다. 식물을 가꾸는 것이 생각보다 즐겁다고 하네요. 그 돈으로는 손녀들에게 장난감을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공기가 더욱 나아져 건강이 좋아진 것 같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엄마의 추억이 담긴 아파트를 지킬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옆집 아주머니는 손녀, 손자와 함께 식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식물 관찰일기도 쓰고
계시더군요. 얼마 전에는 옆집 아주머니한테 아주머니께서 직접 기르신 싱싱한 상추도
받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식물을 팔아 생긴 돈으로 식물 관찰일기를 쓸 공책을 사시더군요.
제가 엄마, 아빠의 집에 가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기억나 좋았습니다. 수직농원을 보니
저도 우리 집에 식물을 더 많이 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저희 엄마 나이가 되었을 30년 후인 2070년에 우리 동네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그때도 11살과 31살의 제 기억이 남아있는 동네가 되어있길 기대해
봅니다.
전국 초등학생 글짓기 대회 우수작품집 _국토연구원 202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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