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2월 27일 기자회견 평가 세가지, 정치와 경제,통일-외교 등 주요 노선만 간략히 평가해본다.
1.
정치 주체, 안철수가 말한 “최고의 인재”들은 누구인가?
12월 27일 안철수 기자회견에서 가장 기대되는 주제는 ‘과연 누가 안철수 신당과 함께 할 것인가?’였다. 그는 인재 덕목들을 나열했지만 실제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안철수 신당’을 같이 할 사람들은 현직 국회의원들, 전직 의원들 등 기존 얼굴들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안철수는 다음과 같은 ‘최고 인재’ 기준들, 자기와 같이 국회로 들어갈 사람들이 갖춰야 할 조건들을 제시했다.
“자기 직장과 주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 일단 일을 맡으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 말을 했으면 책임질 줄 아는 사람, 다른 의견도 경청하고 합의점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널리 알려진 사람이 아니라도, 어느 지역 어느 동네에도 그런 괜찮은 사람, 좋은 사람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찾겠습니다. 그런 분들이 결심해 주십시오. 그런 분들을 국회로 보내주십시오.”
그러나 오늘 안철수 신당에 참여한 사람들은 2009년 진주 덕진구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서 낙선한 바 있는 김근식, 그리고 이계안 (열린우리당 17대, 통합민주당) 등 넓게 보아 현 새정련(민주당) 계보에 속한 정치가들이다.
또한 시사 IN 기사에서 안철수 씽크탱크에서 이태규 단장이 밝힌대로, 영입인사들에 대해서 "펜스를 너무 높게 치지 않겠다"면, 안철수가 제시한 '이상적인 기준'은 그냥 정치적 수사에 그치고, 현실에서는 경력직 정치가들의 '재활용'당이 될 수도 있다.
(참고기사: http://m.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910 )
안철수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최고 인재 기준’은 동네/직장 생활 밀착형 정치가인데, 실제에서 그게 구현될지는 의문이다. 광주에서 유권자의 58%가 현역 의원을 선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광주에서 현역의원들이 탈당해서 안철수 신당으로 말을 갈아타는 현상과 위에서 말한 안철수의 ‘최고 인재’의 기준이 부합한가? 부합하면 안철수와 그 신당은 성공할 것이고, 부합하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다.
2. 아직 모호한 ‘공정 성장’ 개념
안철수가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 전에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 이후 지난 3년간 그의 ‘경제 정책’은 일관성이 있거나 구체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평가 주제들이 모호하다.
오늘 연설에서 안철수는 새누리당(박근혜)의 선성장-후분배라고 할 수 있는 “낙수이론”을 비판하고, 최경환식의 관치경제를 비판하면서, ‘공정 성장’ 개념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어야 하고, 독과점 질서를 파괴해야 하고, 국가주도(국가유도) 경제 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등은 <공정거래 위원회> 활동과 유사해 보인다.
경제활동에서 경쟁의 ‘게임 규칙’을 공정하게 해주는 게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게 안철수의 생각이다.
이러한 게임 규칙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사실 새누리당도 말할 수 있고, 새정련(민주당)도 공약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철수가 말하는 ‘공정 게임 규칙’틀 안에 들어가기 위한 선결조건들이 무엇인가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공정 게임’이 아닌 현실 앞에, 안철수의 ‘공정 게임’하자는 건, 이미 기울어진, 45보다 훨씬 더 많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페어 플레이’를 해서, 골을 넣고 우승하자는 주장과 다름없게 된다.
안철수의 ‘공정 성장’ 정책이 의미가 있으려면, 한국 경제 현실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소득이 낮고 불안정한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2012년 <안철수의 생각>에서는 나오지 않는 몇가지 주제들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의 중요성, 비영리조직들의 활성화 제시만으로는 긴급하고 절실한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게는 벅차다.
3. 안철수는 기자회견에서 "한미 동맹 위에서 중국과 교류를 잘 하면서 글로벌 외교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는 친노의 '친북'을 종북주의라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북한 정책과 거의 유사한 김근식 교수를 영입한 것으로 봐서, 앞으로는 안철수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오늘 연설문에서 대원칙은 '한미동맹 강화'인데, 이는 새누리당과 동일하다. 그리고 두루뭉술하게 한미동맹은 강화하고 또 동시에 중국과의 외교는 잘 하자는 식으로 넘어갔다. 대북 문제도 한국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추상적인 헤게모니만 강조했다.
아직 안철수 신당이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 미국과의 복잡한 외교적 관계들과 지구적 차원에서 힘관계의 변화들을 고려한 일관된 짜임새있는 외교 정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안철수의 '안보'와 '대북 헤게모니 강조'가 과연 진보정당, 새정연(민주당), 새누리당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느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낼 지가 문제이다.
. 안철수 기자회견 전문: : http://bit.ly/1MBW6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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