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금) 쿠팡, "CCTV 없다"더니...
- 박미숙 씨 (쿠팡 산재사망 노동자 故 장덕준 씨 어머니)
2025.12.19 08:02 조회수 53글자크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박미숙 씨 (쿠팡 산재사망 노동자 故 장덕준 씨 어머니)
☏ 진행자 > 쿠팡 산재 사망 노동자 故 장덕준 씨 사건과 관련해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었죠. 이 소식을 이분이 어떻게 접했을지 궁금한데요. 故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를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박미숙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어머니 이 보도 접하셨을 텐데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 박미숙 >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설마, 이게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그러다가 조금 정신이 드니까 이건 너무나 화가 나고 억울해서 어떻게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 진행자 > 엊그제 이 보도를 접하셨고 그때로 되돌아가서 여러 가지 장면이 아마 떠올랐을 것 같은데 지금 보니까 ‘아,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혹시 연결되는 것들이 좀 있던가요?
☏ 박미숙 > 너무 많죠. 지난 5년 동안의 일들이 정말 다 스쳐 지나가는데 저희가 처음 사망하고 나서 쿠팡은 저희한테 일체 연락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쿠팡과 만난 게 거의 언론을 통해서 만났어요. 저희가 ‘얘가 이렇게 힘들게 일했다’라고 언론에 제보를 하면 그 언론에 대한 반박 기사로 쿠팡을 만났거든요. 그러니까 쿠팡과 직접 만난 일은 없었고 그러면서 제가 산재 신청을 하고 민사를 진행하면서 장례식장에서 분명히 동료들이 ‘굉장히 덕준이 힘들게 일했다’라고 증언을 해서 저희가 산재 신청을 했거든요. 근데 지금 소송에 딱 들어가니까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얘는 정말 가벼운 일을 했다’ ‘힘든 일을 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나왔는데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주장하는 게 얘가 ‘업무가 아닌 과도한 다이어트로 사망을 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거예요. 이게 거의 2년 동안 저희가 민사소송 중에서 싸운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산재조사를 할 때는 심지어 고정 야간노동이 있고 교대제 근무보다가 덜 힘들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산재가 아니라는 걸 주장을 했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때는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했나, 이렇게 했는데 나중에 저희가 CCTV를 보면서 보니까 얘가 정말 어느 한 장면도 쉴 틈 없이, 쉬거나 하는 거 없이 계속 움직이는 이런 일들을 제가 민사소송 과정 중에 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기사를 접하고 나서야 아, 왜 이 김범석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조작을 지시했는지 알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게 다 이해가 되는 거예요. 그때 이해되지 않았던, ‘왜 저런 황당한 주장을 할까?’ 이런 것들이.
☏ 진행자 > 어머님이 CCTV를 잠깐 언급을 해 주셨는데 그때 당시에 쿠팡 측은 CCTV 없다고 설명을 했다면서요. 맞아요?
☏ 박미숙 > 그렇죠. 왜냐면 저희가 산재를 신청하기 위해서 쿠팡에다 자료 요청을 했어요. 저희는 가지고 있는 게 없잖아요.
☏ 진행자 > 그렇죠.
☏ 박미숙 > 그다음에 이걸 증명할 방법이 일단 저희가 증명을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면 얘가 했던 일에 대한 것들은 가장 쉬운 게 CCTV잖아요. 회사에 그게 없을 거라고 생각을 안 했으니까. CCTV를 보여달라 했더니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부분이 저희가 산재를 승인받기까지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 진행자 > 그러면 CCTV 영상을 확보한 건 언제였어요?
☏ 박미숙 > 그게 산재를 조사해 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계속 업무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 의혹에 대해서 제보를 하고 하면서 근로감독관들이 현장도 들어가고 하는 그 과정에서 재차 몇 차례 제출을 하라고 요구했어요. 그래서 끈질기게 해서 그때 산재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렵게
☏ 진행자 > 산재 조사하는 과정에서 근로감독관들이 요구해서 그때서야 비로소 확보할 수 있었다.
☏ 박미숙 > 그렇죠. 그것도 일부만 나왔어요.
☏ 진행자 > 일부만?
☏ 박미숙 > 그렇죠. 화면에 잡히는 몇 개의 정말 수많은 카메라들이 있었을 텐데 그중에서 받은 것들은 카메라가 4대에서 어떤 날은 6대 정도 하루 분량되는 게. 일부만 제출을 받았습니다.
☏ 진행자 > 이 CCTV 영상 말고 요구했는데 받지 못한 이런 자료들도 많이 있었나요? 그때.
☏ 박미숙 > 당연히 많았죠. 저희가 산재를 신청할 당시에 근로계약서와 퇴직금산정서하고 그리고 12주 분의 근무일수를 날짜로 7월 며칠, 8월 며칠, 이렇게 작성한 달랑 그 3개를 가지고 산재 신청을 했거든요. 당연히 산재 신청할 때 이 업무에 관련되는 업무 분장표라든지 여기에 관련된 입출기록 CCTV인지 아니면 입출기록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모든 자료들을 다 요청을 했죠. 그건 다 묵살이 되었어요. 그거는 그 당시에 받지를 못했어요.
☏ 진행자 > 아무튼 나중에 그것도 전체도 아니고 부분적인 CCTV 영상만 보셨는데 그 영상 속에서 일하는 모습은 어떻던가요?
☏ 박미숙 > 처음에는 딱 드는 제 첫 느낌은 ‘쟤 미쳤나?’ 이 생각이 들 정도였고요.
☏ 진행자 > 왜요?
☏ 박미숙 > ‘왜 쟤 저렇게 열심히 하지?’ 계속 뛰는 거예요. 뛰거나 제대로 걷는 장면은, 저녁 7시에 출근하면 한 8시 반 정도까지 첫 번째 마감 시간이라는 게 있어요. 그러면 그때까지는 정말 얘가 쉴 새 없이 뛰어요. 저희가 볼 수 있는 장면이 네 장면밖에 없으니까 처음에 얘가 이 장면에서 나오는데 확 뛰어가 버리니까 안 나와요.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또 뛰어서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 장면들이 계속 반복이 되고, 그리고 근무했던 곳이 거의 축구장 면적의 한 2배 정도 되는 면적이에요. 그리고 그 작업 공간들이 네 군데 정도 나뉘어져 있으니까 군데군데 왔다갔다하면서 모든 것들을 채우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보다가 보니까 얘가 일하는 곳이 옛날에 찰리 채플린 영화 중에 <모던 타임즈>라는 영화가 있잖아요. 끊임없이 똑같은 일을 반복을 하는 거 있죠. 컨베이어벨트가 끊임없이 돌아가게 되는. 얘가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전체 물류센터 공간을 하나의 컨베이어벨트로 놓고 보면 그 컨베이어벨트가 끊임없이 돌아가게끔 이쪽저쪽 옮겨가면서 여기에 차질 없이 계속 조이고 기름칠하고 필요한 자재 놓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딱 보여지는 거예요. 그러니 그 넓은 공간을 한 명 아니면 두 명이 그걸 다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게끔 행동을 했으니 어떻게 얘가 그 공간에서 쉬거나 아니면 편하게 보이는 그런 장면들이 보이겠습니까.
☏ 진행자 > 김범석 의장이 또 이런 말을 했다는 거잖아요. ‘그들은 시간제 노동자다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 열심히 일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데 이 소식 듣고 어떤 생각 드셨어요?
☏ 박미숙 > 그러니까 산재를 조사하는 과정이나 민사소송하는 과정에 그 결과물들이 하나도 제출된 게 없어요. 화장실 가는 시간 몇 초, 쉬는 시간 몇 초 이런 것들이. 이게 안 되니까 이 사람들이 저희한테 주장한 게 처음에 얘가 ‘과도하게 다이어트를 해서 죽었다’라는 말도 안 되는 이 소리를 한 거예요. CCTV 한 장면만 보면 그런 게 절대로 없어요.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그런 지시를 내려도 이걸 찾을 수가 없으니까 결국 그런 주장을 한 것 같아요.
☏ 진행자 > 다른 산재 사망 사건에서 쿠팡 측이 ‘합의금 줄 테니까 산재 신청하지 말라’라는 식으로 회유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혹시 당시에도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으신 바가 있으세요?
☏ 박미숙 > 엄청 많았어요. 저희 처음에 사고가 난 게 2020년 10월이고 그다음 2020년 10월 이후부터도 사망하신 분이 많았어요. 저희가 2021년으로 기억을 하는데 서울의 고시원에서 택배 배달하시는 분이 혼자서 계시다가 사망한 사례가 있었어요. 그분이 댁이 창원인가 그랬어요. 제가 그 장례식장을 갔었거든요. 그때도 역시나 쿠팡 직원들이 딱 2명이 상주하면서 계속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가 저희가 유족과 그냥 진짜 좋은 말 하고 왔는데 쫓겨나다시피 했거든요. 그러다가 이게 그냥 흐지부지되고 연락도 안 되고 연락도 아예 받지를 않고 이런 과정들이 반복이 되었는데, 그때 들리는 이야기가 그쪽에서 한 1억인가를 제시했고 이런 말도 들었고 그다음엔가 보면 광주에서 살인 사건이 난 적이 있었어요. 쿠팡에서 야간 근무하시다가. 이분 같은 경우도 어렵게 산재 신청을 해서 산재 승인은 받았는데 그다음 과정에서 민사할 때 이걸 해야 될까 말까 고민하는 그 과정에서도 쿠팡에서 1억을 제시하는데 이걸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라고 저에게 조언 구하는 그런 통화를 한 적도 있었고.
☏ 진행자 > 어머님은 혹시 합의를 직접 제안 받으신 바는 없었어요?
☏ 박미숙 > 저는 없어요. 왜냐하면 저희 사례는 처음 사례였고 그리고 쿠팡이 저희 장례식장에 센터장이라는 사람이 조문 형태로 왔었지 이렇게 쿠팡이 상주를 하고 대응하지는 않았던 시기였어요.
☏ 진행자 > 아무튼 이런 소식이 새로 전해졌고 새로 알게 된 내용도 있는데 혹시 추가 대응이나 이런 것들을 계획하고 계세요?
☏ 박미숙 > 일단 저는 이 사안이 너무나 황당해서 그 당시에 저희가 산업안전보건법으로 고소·고발이나 이런 것들을 진행했던 게 있었어요. 근데 모든 게 다 기각이 되었었거든요. 근데 이 사안이라면 이건 충분히 산업안전보건법이든 아니면 이 모든 것들을 증거 조작한 거잖아요. 사실. 그런 부분이니까 저는 형사 고발이든 민사 고발이든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혹시 마지막으로 김범석 의장이나 쿠팡 쪽에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 박미숙 > 진짜로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을 정말 숨김없이 공개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김범석이 보여준 그 자료들은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진짜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지금까지 사망하신 노동자 포함 그리고 현재 거기 일하고 계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끔 제발 이번에 재발방지를 약속만 하지 말고 실행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걸 이번에 정부나 국회의원님들이 여기에 대해서 제발 관리·감독 철저히 해 주시고 이 진실이 제대로 규명이 되게 좀 더 힘써주시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어머님.
☏ 박미숙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쿠팡 산재 사망 노동자 故 장덕준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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