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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언론보도]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책임 회사. 현대산업개발 ‘지지대 해체 나몰라라’···붕괴사고 책임 '하청에 떠넘기기'

by 원시 2022. 2. 3.

언론보도.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현대산업개발 ‘지지대 해체 나몰라라’···붕괴사고 책임 '하청에 떠넘기기'

강현석 기자
입력 : 2022.02.03 14:17 수정 : 2022.02.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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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원인 ‘동바리 해체’ 모르쇠로 일관
경찰, 역보 설치 설계변경 해당 여부 검토

지난 2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서쪽 1호 라인 외벽에서 현장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치명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동바리(지지대) 해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이 “하청업체가 알아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건설현장에서 하청업체가 원청 지시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데도 무성의한 답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붕괴 사고 당시 지지대가 해체된 것을 두고 원청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과 하청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화정 아이파크 201동이 붕괴된 사고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현장 소장 등 6명과 골조공사 하청업체 대표와 현장소장, 감리 3명 등 모두 11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39층 슬래브(바닥)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도중 연쇄 붕괴가 일어난 것은 아래층인 38층과 37층에 설치됐어야 할 지지대를 해체한 것이 ‘치명적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무게가 40∼50t으로 추정되는 ‘역 T자형 옹벽(역보)’를 설치한 것도 붕괴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지지대 해체와 관련해 설계변경, 금액변경 부재문제 없이 하청업체에 시공토록 요구했다. 하청업체가 알아서 했다”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한다. 반면 하청업체는 “현대산업개발의 지시에 의해 지지대를 해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데크 플레이트 공법도입과 ‘역 T자형 옹벽(역보)’ 설치에 대해 감리는 “현대산업개발에 구조검토 서류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공법 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구조검토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공법 변경과 역보 설치가 구조검토를 거쳐야 하는 설계변경에 해당하는지를 국토교통부에 질의해 둔 상태다.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씨는 “발령받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이전부터 소장 바로 아래 직위에서 현장을 관리·감독해 온 만큼 변명에 불과하다. 무성의한 답변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설 연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을 조사하려 했지만 “변호인 입회가 어렵다”는 이유로 출석을 연기해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객관적 증거를 통해서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대산업개발 본사의 책임이 있는지 등도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붕괴 사고 26층서 4번째 매몰자 발견…실종 노동자로 추정

강현석 기자
입력 : 2022.02.02 17:29 수정 : 2022.02.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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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지난 1일 구조대원들이 건물 내부 잔해를 치우며 실종된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4번째 실종 노동자가 건물 상층부에서 매몰된 채 발견됐다. 사고 이후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수색을 통해 실종된 노동자 6명 중 4명이 발견됐지만 26t 무게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지는 등 추가 붕괴 위험이 커지면서 모든 노동자를 수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지난 1일 오후 4시20분 쯤 붕괴된 201동 26층 2호 라인에서 실종된 노동자로 추정되는 발목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매몰자는 이번 사고로 실종된 노동자 6명 중 시신이 수습됐거나 매몰 위치가 확인된 4번째 노동자다.

    중수본은 “발견 위치 등을 봤을 때 기존에 발견된 분들과는 다른 노동자”라면서 “오늘 신원확인을 하려 했지만 오전 콘크리트 덩어리 낙하로 인해 출입이 통제돼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중이던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201동 39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도중 23층까지 붕괴됐다. 이 사고로 28∼34층 사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노동자 6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14일 지하 1층에서 1명이 처음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3일 건물 상층부에 대한 수색이 본격화 되면서 실종된 노동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27층 잔해 속에서 노동자 1명이 발견됐다. 지난달 27일에는 28층에서 1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 노동자는 지난달 31일 시신이 수습됐다.

    중수본은 27층에 매몰된 노동자를 수습하기 위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29층부터 아래층으로 진입을 해야 하는 탓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지난 1일 26층에서 발견된 노동자 역시 수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중수본은 “4번째 노동자는 붕괴 매몰 부분의 가장 하부에 위치에 있어 수습에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2일 오전 건물에 매달려 있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29일 기울어진 채 매달려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의 모습(사진 왼쪽)과 이날 이 구조물이 떨어져 일부가 건물에 걸쳐 있는 모습(오른쪽).|연합뉴스

    남은 노동자 2명의 행방을 찾는 수색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고 현장은 추가 붕괴 위험으로 작업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 8시7분쯤 28층에 걸쳐있던 26t 무게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22층까지 추락했다. 당시 건물 내부에는 119구조대원 38명을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노동자 등 152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무너진 콘크리트 위에서도 9명이 구조 작업을 펴고 있었다.

    추가 붕괴가 일어나기 3분 전 안전관리자들이 건물에서 ‘삐그덕’ 하는 소리와 함께 이상 징후를 감지, 주변 작업자들을 긴급 대피시키면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사고이후 구조대원들은 모두 건물에서 나왔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30분쯤에도 국토안전관리원이 24층 천장 슬래브 콘크리트 균열이 커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붕괴 우려로 구조와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중수본은 3일 건축물 안전 전문가들의 현장실사를 통해 불안정한 부분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한 이후 구조 활동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번 사고에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자체 검토결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실종자가 발견되더라도 법 적용 기준일은 사고 발생일인 지난달 11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6t 콘크리트 추락하고 바닥 ‘쩍쩍’···위태로운 건물, 구조·수색 걸림돌

    강현석 기자
    입력 : 2022.02.02 14:45 수정 : 2022.02.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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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건물 29층에서 구조대원과 노동자들의 잔해물을 치우고 있다. 소방청 제공.

      “이번 사고를 통해 사고 수습 작업 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2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추가로 발생한 콘크리트 붕괴 상황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날 오전 8시7분쯤 붕괴된 201동 서쪽 28층 외벽에 위태롭게 걸쳐있던 26t 가량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졌다.

      추락한 콘크리트 덩어리는 추가 붕괴가 우려돼 사전에 쇠줄 30가닥으로 묶어 둔 덕분에 22층에서 멈췄다. 사고 당시 건물 내부에는 119구조대원 38명을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노동자 등 152명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무너진 콘크리트 위에서도 9명이 구조 작업을 펴고 있었다. 추가 붕괴가 일어나기 3분 전 안전관리자들이 건물에서 ‘삐그덕’ 하는 소리와 함께 이상 징후를 감지, 주변 작업자들을 긴급 대피시키면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사고이후 구조대원들은 모두 건물에서 나왔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화정 아이파크 현장에서는 지난달 11일 201동 39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도중 23층까지 붕괴됐다. 이 사고로 28∼34층 사이에서 작업을 하던 노동자 6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14일 지하 1층에서 노동자 1명이 숨진채 발견됐고 31일에는 28층에 매몰돼 있던 노동자 1명이 수습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7층에 매몰돼 있는 노동자 1명과 실종된 3명을 찾기 위해 23일째 구조와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곳곳이 붕괴된 불안정한 건물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다. 현장은 추가 붕괴 우려로 인해 작업 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무너진 201동은 1호와 2호 가구의 슬래브(바닥)가 연쇄적으로 꺼지면서 동쪽은 23층, 서쪽은 25층부터 잔해물이 ‘시루떡’ 처럼 쌓여있다.

      지난 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건물 26층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된 노동자들을 찾고 있다. 소방청 제공.

      건물 곳곳은 금이 가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30분쯤에는 국토안전관리원이 24층 천장 슬래브 콘크리트 균열이 커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균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당국은 구조와 수색작업 중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중수본은 이날 추가 붕괴가 발생하자 안전진단에 착수했다. 잔해물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인근 도로도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이 국장은 “이 건물에서 가장 안전한 부분은 ‘코어벽(건물 중앙의 가장 강한 벽)’ 밖에 없다. (이외의 모든 공간에서는) 늘 위험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구조에 속도를 내기 위해 중장비가 올라가 있는데 (붕괴에)영향도 있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설 연휴에도 수사관들이 출근해 붕괴 사고와 관련해 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현장소장과 안전관리책임자 등 현대산업개발 직원 6명을 입건했다. 감리 3명과 하청업체 대표와 현장소장도 입건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찰은 “자체 검토결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실종자가 발견되더라도 법 적용 기준일은 사고 발생일인 지난달 11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