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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현대 산업 개발 범죄) 쟁점 ① 재해자 모두 하청, 안전조치의무 위반 주시 쟁점 ② ‘공기단축 지시’ 드러나면 1천만원 이하 벌금 쟁점 ③ 불법 재하도급 정황, 건설..

by 원시 2022. 1. 19.

쟁점 ① 재해자 모두 하청, 안전조치의무 위반 주시


또 무너진 현대산업개발, 처벌 시나리오 ‘셋’-



또 무너진 현대산업개발, 처벌 시나리오 ‘셋’
불량 양생·불법 재하도급 부실공사 정황 ‘속속’ … 법조계 “반복된 사고 엄중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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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자 입력 2022.01.18 07:30



▲ 지난 11일 아파트 외벽이 붕괴된 화정현대아이파크 201동 모습. <건설노조>
광주 화정동 아파트 신축현장 외벽 붕괴사고를 일으킨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한 만큼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공기단축과 콘크리트 불량, 편법 재하도급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수사에서 부실공사가 드러나면 현대산업개발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2일 현대산업개발 현장책임자와 콘크리트 골조업체 현장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쟁점 ① 재해자 모두 하청, 안전조치의무 위반 주시

지난 11일 일어난 사고로 건물 안에 매몰된 6명의 노동자는 창호 시공 담당자와 설비 담당자 등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이 중 1명은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철저히 수사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이 하청노동자 재해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 ‘도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법 63조에 따르면 도급인(현대산업개발)은 수급인(하청)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조치를 해야 한다. 같은 법 64조는 작업장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해 점검하도록 정하고 있다.

원청이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같은 법 167조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광주 화정동 아파트에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 안전책임자는 이 규정을 적용받을 소지가 크다. 박다혜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2020년 1월17일 시행한 전부개정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근로자 사망시 도급인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광주 학동 사고에 이어 같은 법인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동일하게 법을 위반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의 안전책임자뿐만 아니라 현행법상 윗선까지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해 ‘학동 붕괴사고’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씨가 11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추락 위험 장소에 난간을 설치하지 않는 등 작업장 안전점검을 소홀히 했다고 봤다.


▲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16일 공개한 ‘화정현대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 <건설노조>


쟁점 ② ‘공기단축 지시’ 드러나면 1천만원 이하 벌금

콘크리트 양생 불량이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16일 공개한 ‘화정현대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겨울철에 시공된 35~38층 바닥의 타설 기간이 6~10일로 나타났다.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는 현대산업개발측 해명과 배치된다. 이후 39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붓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관계자도 “영하권 날씨에도 시공사가 공기단축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콘크리트 강도 테스트를 충분히 하지 않아 하층부가 갱폼(대형 철재 거푸집)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자 아래층도 연달아 무너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받는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보통 일주일 정도 압축강도를 확인한 뒤 층을 올리는데, 이번 사고의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강도 테스트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미 콘크리트 강도가 충분히 발현된 저층까지 와르르 무너진 것을 볼 때 설계와 감리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충분한 안전진단 없이 공기를 단축한 정황이 밝혀질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69조는 건설공사 도급인이 설계도서 등에 따라 산정된 공사기간을 단축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또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위험성이 있는 공법을 사용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공법을 변경해선 안 된다. 도급인이 이를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쟁점 ③ 불법 재하도급 정황, 건설산업기본법 적용

불법 재하도급 여부도 관심사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체결한 건설업체인 A사가 아닌 콘크리트 펌프카 업체 B사 직원 8명이 작업한 정황을 포착하고 재하도급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B사는 A사에 콘크리트 운반용 펌프카를 빌려주는 임대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타설은 A사가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콘크리트 타설까지 모두 B사 직원이 맡으면서 ‘대리 시공’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건설업계에 만연한 ‘원청→하청→재하청’ 구조가 이번 사고에서도 드러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난해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에서도 이미 불법 하도급이 확인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철거 공사비는 최초 50억원에서 11억원, 다시 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에서도 불법 재하도급 사실이 발견되면 현대산업개발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건설산업기본법 29조1항에 따르면 건설사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 공사규모가 클수록 적정한 시공과 안전을 담보할 필요성이 크므로 건설업자가 시공하게 하려는 취지다. 다만 시행령에 따라 2인 이상에게 분할해 하도급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만약 현대산업개발이 아파트의 주요 공사를 한 업체에 맡겨서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수사로 드러나면 이 조항을 적용받게 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화정동 아파트 공사의 경우 불법 재하도급이 사실로 밝혀지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동 사고에서도 업체 선정·계약 비위로 총 25명이 입건됐지만, 현대산업개발 책임자는 단 1명만 기소됐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선실장은 “펌프카 업체는 인력을 투입할 수 없는 형태인데 아예 물량을 도급받아 타설했다”며 “하지만 국토교통부 적발건수도 적고 처벌이 약해 발주·설계·시공·감리자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유사한 대형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17일부터 12개 현대산업개발 시공 현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시작했다. 시공계획 준수 여부와 콘크리트 타설 후 강도 등을 확인한다. 이번 감독은 대규모 현장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나머지 현대산업개발 시공 현장에 대해서도 패트롤 점검을 통해 안전조치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현장에 대해서는 불시감독할 예정이다.

박화진 노동부 차관은 이날 오후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열어 수색활동 계획과 타워크레인 해체 계획 등을 점검했다.

▲ 건설노조
▲ 건설노조
 

 홍준표 기자 forthelabo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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