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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대장동(화천대유)

(한국일보 oct 23) 유동규, 남욱 관계 - 유동규가 남욱에게 '공사 설립' 협조하면, 민관 개발 사업권 주겠다 제안 후, 뒷돈 요구.

by 원시 2021. 10. 23.

LIVE ISSUE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유동규, 남욱에 "대장동 개발 마음대로 해라… 내가 해결해주겠다"
입력 2021.10.23 16:10
 

<유동규 공소장에 뒷돈 요구 과정 담겨>


사업 편의 제공 대가 3억 5,200만원 수수
유동규에 700억 전달 4가지 시나리오도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남욱(48)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관개발 사업권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1일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약속)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남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민관합동으로 대장동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유 전 본부장은 최윤길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 남 변호사를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는 2013년 2월 최 전 의장 주도로 공사 설립 조례안이 성남시의회를 통과하자,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 계획도 너희 마음대로 다해라. 땅 못 사는 것 있으면 내가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3억 원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사업상 편의를 제공 받으려는 목적으로 대장동 사업을 함께 추진하던 정영학(53) 회계사와 정재창(52)씨와 함께 돈을 모아 총 3억 5,200만 원을 2013년 4~8월쯤 유 전 본부장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화천대유가 개발이익 배당금 4,040억 원을 받게 되자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5)씨에게 대가를 요구했고,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 중 세금 등을 공제한 428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았다.

공소장에는 특히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 원을 지급하는 구체적인 방안 네 가지를 제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제시한 방법으로는 △유원홀딩스 주식을 김씨가 고가에 매수하는 방법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에서 배당금 700억 원을 직접 수령하는 방법 △김씨가 배당금 700억 원을 수령한 후 이를 유 전 본부장에게 증여하는 방법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에 명의신탁 소송을 제기하면 화천대유가 남 변호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하는 방법 등이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러나 "유씨가 심약한 성격이라 공직자로 채용된 이후 뇌물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남달랐다"며 "위례사업과 대장동 사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