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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history)

근대화 과정, 계몽주의와 꼰대, 막스 베버와 분화 differentiation

by 원시 2018. 1. 23.

신문 기사: "막스 베버 전공자인 김 교수에게 있어 근대의 핵심은 종교와 정치의 분화, 학문의 분화, 개인의 분화(개인화) 등 ‘분화’이다. 이런 시각을 갖고 있는 그에게 한국 사회는 여전히 근대적 의미의 분화가 덜된 사회다."


몇 가지 주제들 (1) 종교와 정치는 서로 분리되기도 한다. 특히 1647년~1688년 영국 제 1차 혁명, 2차 혁명(명예혁명) 주제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종교의 다원성 인정, 그리고 종교와 정치 (행정)의 분리, 의회 권력의 분화 (왕권과 땅 토지 대지주들의 의회 권력분화 및 경쟁) 였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서유럽 국가들은 '정치' 권력과 '종교(기독교)'의 분화 및 분리를 경험했다. 엄청난 피의 댓가로. 


(2) 그런데 현재 독일 수상은 기독교-민주주의-연합(기민련)과 기사련 (기독교-사회-연합)의 앙겔라 메르켈이다. 정치(정당)와 종교(기독교)가 붙어있다. 분리되지 않았다. 종교와 정치의 분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독일도 그렇다면 "여전히 근대적 의미의 분화가 덜된 사회"인가? 신문기사, 김덕영 교수의 논리대로라면, 그 답은 '그렇다'이다.


기사련은 체.에스.우,  Christlich-Sociale-Union in Bayern (바이에른 주에만 있는 정당이다)

기민련은 체.데.우, Christlich-Demokratische-Union in Deutschlands (독일 기독교-민주주의-연합)

여기서 연합이라는 말은 '통일체'를 뜻한다.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했다는 의미이다.


(3) 내가 보기에는 한국도 이미 서유럽 기준(영국, 독일, 프랑스 등)으로 보더라도 '근대적 의미의 분화 '가 많이 일어났다.

분화: (Differentiation: 정치, 경제,사회,문화 체계들이 자기 스스로 하부 체계들로 갈라지면서 자기 영토를 넓혀가면서, 전체 체계의 복합성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과정)


물론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과 비교해서 한국이 '분화'가 덜 일어났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다. 각각 증명하면 될 일이고 증거를 대면 학문이 될 것이다.  이런 비교 연구도 아직도 유의미하다고 본다. 남의 나라 좋은 사례는 배우면 좋은 거니까. 


하지만, 이제 연구과제는 한국이 지난 100년 넘게 겪고 있는 근대화 과정의 '특질 characteristics'과 그 변화 과정 (dynamics)을 해명하는 것이다. 


예를들어서 독일은 기독교 (종교) 가 명시적으로 정치영역에서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독교 정당이 국회의원 1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1945년 이후 기독교 정당이 주도적이고 명시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고, 앞으로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의 정치 참여는 독일만큼 질적으로 양적으로 높다. 독일과 다른 방식으로 한국 기독교는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반독재 운동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입장까지 다양하다. 교육에서 의료까지 기독교 참여는 활발하다. 


(4) 한국은 5천만 인구를 가진 상대적으로 큰 나라이다. 굳이 따져 북한과 해외 동포까지 합치면 8천만이 되어, 독일과 거의 비슷한 정도의 인구이다. 사회과학의 인식론은 사회과학의 연구대상인 사람들과 사회의 '실천'과 뗄레야 뗄 수가 없다. 인식론은 사회현실 역사적 현실, 다시 말해서 존재론과 분리가 불가능하다. 


한국의 변화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 경제사, 정치, 정치사, 문화, 문화사, 사회, 사회사, 풍속사, 법률의 변천사를 알아야 한다. 사회인식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에 대한 '계몽적 자세'가 이런 한국에 대한 깊은 학습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5) 요즘은 직장인이지 지식인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들 한다.


지식인이라는 단어도 쓰기가 꺼려지는데, 지성인이라는 말은 더더욱 '꼰대'스럽다.
지식 knowledge 를 다루는 것, 단어, 문장, 미디어를 다루는 이 지식노동이야말로, 진짜 뼈골,등골빠지는 노동이다.

('이다'를 '이어야 한다'로 바꿔야 하지만) 


인구 90%이상이 농민이던 시절 선비=지식인 개념을 가지고 있고,직업 숫자가 몇 만, 수 천가지인 이런 복잡, 분화된 사회에서 지식 노동자가 할 일이란, 미몽한 대중들을 '개벽'하듯이 다루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얇은 지식들로 그것을 새로운 '계몽주의'인양,
출처도 불분명한 책들과 말들을 거칠게 짜깁기 한 것을 '명저'나 '베스트 셀러'라고 하는 것도 '개벽'이라고 부르기에는 수오지심의 부족이다.


참고: 막스 베버에 따르면, 서유럽 자본주의 과정만의 특질, 즉 아시아와 차이점은,

국가 행정과 법, 자본주의 시장, 시민사회의 합리성 증대 (탈 종교, 탈주술화 등)가 진화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루터와 칼뱅, 칸트와 헤겔 등을 비교하며 재미있게 강의”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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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0 22:07:03 수정 : 2017.05.10 22:20:42 인쇄글자 작게글자 크게

ㆍ경향시민대학 ‘종교개혁’ 강좌 김덕영 독일 카셀대 교수

ㆍ서구의 근대는 종교개혁서 시작 …루터의 개혁 500주년 재조명

ㆍ지성사는 폭넓게 공부해야…오는 9월 독일 사상기행도 준비 중


김덕영 독일 카셀대 교수가 지난 1일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면서 웃고 있다. 경향시민대학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주제로 강의할  김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에 대해 “단일 사건으로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김덕영 독일 카셀대 교수가 지난 1일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면서 웃고 있다. 경향시민대학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주제로 강의할 김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에 대해 “단일 사건으로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500년 전인 1517년 10월31일 마르틴 루터는 독일 비텐베르크 대학 궁정교회 정문에 라틴어로 쓴 ‘95개조 반박문’을 붙였다. 루터에 의한 ‘종교개혁’의 시작이었다. 루터는 ‘면죄부’를 남발하는 교회 및 성직자의 부패와 축재를 고발하고 교황과 로마 가톨릭 교회의 권위에 정면으로 반발함으로써 종교개혁을 일으켰지만 그 영향력은 종교의 영역을 넘어섰다. 서구 근대의 출발점이 바로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는 것이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강의와 저술·번역을 계속하고 있는 김덕영 독일 카셀대 교수(59)의 올해 스케줄은 ‘루터와 종교개혁 500주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교수는 오는 15일부터 5주간 경향시민대학에서 매주 월요일에 ‘종교개혁 500주년: 지성사의 영원한 맞수들’을 주제로 강의한다. 


‘근대와 그 시원에 대한 신학과 사회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루터와 종교개혁>이라는 단행본 출간도 준비 중이다. 9월 초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와 함께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뉘른베르크, 바이마르, 비텐베르크, 드레스덴 등 독일 주요 도시와 체코 프라하 등을 방문하는 ‘독일사상기행’도 기획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교개혁은 단일 사건으로서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서구의 근대를 주조한 틀이 하나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틀 중의 하나가 바로 종교개혁”이라고 말했다. 칸트와 헤겔 등 서구 지성사를 주름잡는 걸출한 인물들이 많지만 루터가 활동했던 1500년대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제대로 된 지성사적인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지식사회학과 지성자, 막스 베버, 게오르크 지멜 등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 학위와 대학교수 자격 취득까지 한 정통 사회학자인 김 교수는 국내 대학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신학에도 조예가 깊다. 김 교수는 “지성사라고 할 때 단순히 철학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회과학, 문학, 그리고 더 나아가 신학도 서구 지성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가 경향시민대학에서 진행할 강좌도 루터와 칼뱅을 대비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강좌는 칸트와 헤겔(철학), 괴테와 실러(문학), 마르크스와 베버(사회과학), 프로이트와 융(정신분석학) 등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강좌에서 소개할 인물들은 동시대에 살면서 서로 논쟁했던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인물을 비교하면서 공부하고 강의하는 것은 전부터 즐겨 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막스 베버 전공자인 김 교수에게 있어 근대의 핵심은 종교와 정치의 분화, 학문의 분화, 개인의 분화(개인화) 등 ‘분화’이다. 이런 시각을 갖고 있는 그에게 한국 사회는 여전히 근대적 의미의 분화가 덜된 사회다. 지난해 말 출간한 <국가이성비판>을 통해 지적했듯 한국 사회는 형식적으로 분화는 됐는데 실질적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근대화를 경제성장으로 환원하고 그 주체를 국가와 재벌로 환원해서 ‘국가재벌동맹체제’에 의한 경제성장이 곧 근대화였다”면서 “박정희 정권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번 대선에 나선 후보들 역시 여기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가재벌동맹체제의 해체가 근대의 완성인데 ‘경제성장’이라는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얽매이는 순간 새 정부도 재벌에 손을 벌리거나 재벌개혁을 뒤로 미루면서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이 그의 우려 섞인 예상이었다.


김 교수는 11월 독일에 가서 이듬해 3월까지 대학 강의를 하고 나머지 기간엔 한국에 체류하며 집필과 번역을 하는 일정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내년이면 환갑이지만 10년치도 넘는 연구계획을 이미 세워뒀다고 했다.


“좀 유치하게 저를 말하자면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학의 주요 이론가 13명에 관한 책을 앞으로 10년간 차례로 펴낼 예정입니다. 올해가 뒤르켐 서거 100주년이고 내년이 지멜 서거 100주년인데 이들을 필두로 할 겁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102207035&code=100100#csidx3cde75ed2eb9551a389e4fc3bcedc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