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3 행복감이란, 정지의 바람, 할머니 집 가는 길 바람의 정지와 몇 초 행복감 - 행복감은 사람마다 고유하다. 그것도 살면서 잠시다. 하지만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행복감이 있기도 하다. 운좋게 나에게도 그게 찾아왔다. 다섯 살때는 다리만 아팠기 때문에 느끼질 못했다. 열 여섯살이 되어서야 그것이 몇 초간 온 몸을 휩싸고 나서 급속도로 어디론가 빠져 나갔다. 무당 단골네 집이 보이는 그 길 위에서 바람은 정지했었고, 그 순간 내가 살아있음과 바람의 정지 속으로 소멸해버렸음을 동시에 느꼈다. 행복감은 그냥 찾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열 두해를 꼬박 같은 길을 걸었기 때문에 단 몇 초라도 느낄 수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은 큰 도로에서 10리, 4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맨 처음 할머니 집 가는 길, 지금은 고개로 보이지만, 그 때는 산 두 .. 2018. 8. 17. 할머니를 기다리다 돌이켜보면 할머니는 나에게 '조건없는 육친의 정' '사랑'이 뭔지 보여주신 분이다. 다섯살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매년 할머니 집에서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개월씩 살았다. 할머니 이름은 송기순.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별칭은 '잠들(댁)' 거기 사람들은 잠들떡이라고 불렀다. 꼬마시절 고흥에 가면 할머니는 동네 사람들에게 '우리 손지요~'하고 나를 소개시켰다. '누구라고?' 동네 사람들이 한번 더 물으면 '이잉 큰아들내미 둘째 아들이요' 그러셨다. 할머니는 문맹이다. 글자도 모르고 전화번호 숫자도 모르신다. 그래도 동강장이나 유명한 벌교장에서 물건 거래는 잘 하신다. 5일마다 열리는 벌교장은 1일, 6일이었던 것 같다. 내가 동강장이나 벌교장날을 좋아하는 이유는 할머니가 '니 목아치 (몫)다' 하면.. 2017. 11. 8. 버니 샌더스와 우리 할머니 "사람이 돈을 굴리지, 돈이 사람을 굴리면 못써 !" "사람이 돈을 굴려야지 돈이 사람을 굴리면 못쓰제~" (우리 동네 할머니들 말씀) 어떻게 생각해보면, 버니 샌더스가 말한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것이 어린시절 동네 할머니들께서 했던 이야기이다. 동네 일상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만 잘 들어도 세계정치를 뒤흔드는 철학자가 되겠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버니 샌더스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슬로건이다. "사람이 돈을 굴려야지, 돈이 사람이 굴리는 게 해서는 안돼 ! " "Money and wealth should serve the people ! The people should not have to serve money and wealth" 지금도 돌이켜보면 우리 할머니와 같이 살았던 그 시절, 책에서도 깨우치지 못하는 삶의 철학과 방법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실제.. 2016. 2. 1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