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교/노동2020. 11. 20. 18:16


시사저널  공성윤 기자와 오종탁 기자가 영국에 1주일 머물면서 "누구도 말하지 않은 기업살인법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사를 썼다. 


취재 결과는 한국 정의당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영국의 '기업살인법'을 잘 모르고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국 '기업살인법'이나 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를 줄이는 최소한의 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저널은 간과했다.


그런데다  시사저널의 기자들의 결론과 기사 내용은 서로 맞지 않은 부분들도 있고, 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의미를 곡해하고 있다.


차라리  공성윤, 오종탁 기자가 영국의 경우,  '영국 안전 감독관은 기소권과 작업중지 명령권'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그럴 권한이 없다는 점을 비교하면서 이런 주제들을 집중취재하는 게 한국의 '일터 사망자' 예방법에 기여했을 것이다.



시사저널은 정의당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안자들이 영국 '기업살인업 (2007년 도입)'이 획기적으로 영국 산재 사망자를 줄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기사를 썼던데, 이는 오해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은 150년~180년 동안 '일터 사망 예방'에 대한 '보건 안전법 (Health and Safety at Work Act)'을 갱신해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국만 해도 1850년에 이미 '광산 안전 조사법 the Mine Inspection Act of 1850'을 제정했었다. 1849년에 20만명 광부 중에,765명이 광산에서 일하다가 사망해버렸기 때문에, 광산 안전 관리법을 제정했다.  

1850년 이전에도, 영국 의회는 1842년에  '광산법 the Mines Act of 1842'을 제정했는데, 모든 여성들과 13세 미만 소년 노동자를 광부로 고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1833년에 9세 미만 어린이 노동 금지를 명시한 '공장법 The factory act of 1833'이 제정된 지 174년이 지난 후, 광산 조사법이 제정된 지 157년이 지난 2007년에 '기업살인법'을 다시 제정한 이유는,  자본가, 경영자, 노동부, 노동조합, 개별 노동자 모두에게 '노동자 일터 사망'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시사저널 기사에 1문장 인터뷰만 소개된 빅토리아 로퍼 교수가 쓴 소논문을 보면, 2007년 제정된 '기업살인법'은 실패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큰 성공을 한 것도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적고 있다. 한국은 영국에 비해 두 배 세 배 열배 갈 길이 멀다. 


영국 UK 2015-2016년 일터 산재 사망자 숫자는 144명이다. (p.75)


빅토리아 로퍼 제안,  "경찰/검찰 기소 그물망을 더 넓게 치면 칠수록, 일터에서 보건안전법을 준수하지 않는 부주의함과 태만함을 예방할 목적으로 제정된 기업살인법은 더욱더 성공할 것이다." "the wider the prosecution net the more successful the Act will be in its aim discouraging negligent health and safety practices" (p.75)



빅토리아 로퍼의 제안의 의미는, 산업재해 책임자에 대한 수사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은 그 처벌 조항도 약하고 너무 좁다. 법 적용은 솜방망이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산업재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 채택하고 있는 '기업살인법'을 한국 실정에 맞게 더 강력하게 고쳐서 도입해야 한다.


빅토리아 로퍼의 논문 "2007년 기업의 불법살인과 기업살인법 이후 10년 평가"에서 나온 , 실제 기소된 후 '유죄'를 판결을 받은 숫자들이 나오는데, 2011-2017년까지 25건이다. 유죄 숫자가 비록 적더라도, 이러한 노력들은 더욱더 보강되고 더 확대되어야 한다. 


정의당도 '일터 산업재해' 뿐만 아니라, 세월호, 물류창고 화재와 같은 사회적 참사까지도 '중대 재해' 범위로 포함시키려고 하고 있다. 빅토리아 로퍼도 그 논문에서, 영국의 그렌펠 타워 화재 (Grenfell Tower)로 72명이 사망했는데, '기업 살인'의 범위를 확장시켜 그렌펠 타워 화재와 같은 사회적 참화에도 적용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살인 '범죄자' 개념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시사저널 영국 '기업살인법' 취재 목표와 목적, 그 결과가 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영국 '기업살인법'을 참고했는데, 실제 영국 가보니, 별 효과가 없더라는 식이면 곤란하다. 


시사저널 기사를 보면서, 몇 가지 유용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한 점도 있지만, 이미 정해진 정치적 주장을 가지고, 영국에 1주일 머무르면서 그 주장에 알맞는 인터뷰 기사를 삽입함으로써 '불편한 진실'이라기 보다는 '불편한 정치적 주장'으로 흐르고 말았다. 


범죄학 (형법, criminology) 개론서에 보면 '엄격한 책임 strict liability' 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범죄자의 '범죄 의도'를 뜻하는 멘즈 레이어 (mens rea)와 상관없이, 그냥 범죄 행위를 뜻하는 액터스 레우스 (actus reus)만 있으면 성립되는 범죄를 가리켜 '엄격한 책임 범죄'라고 한다. 


이러한 엄격한 책임 범죄에 속하는 것이 '산업안전 보건법' 위반, 과속 등 교통위반, 마약 관리법 위반 등이다. 공공 대중의 복지와 삶의 질을 파괴하는 범죄들이다.  


'기업살인법' '보건안전법'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 범죄를 반드시 저지르겠다는 '의도'와 상관없는 '엄격한 책임 범죄'인데도, 한국 민주당 다수 의원들과 경영자들은 '그렇게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면, 기업 다 망한다'는 핑계를 박정희 정권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고 있다.  


박정희 정권 이후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소유권을 쥐고 있는 자본가 경영자들이 국회와 노동부에 '압력과 로비'를 행사했고, 그 결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값싸게 처 준 보상비만이 아주 '엄격한 사회관행'이 되었다. 


국회의원 20~22% 가량은 변호사, 검사, 판사 출신 법률인이다. 일터에서 노동자의 사망이 '엄격한 책임 범죄 strict liability crimes'라고 범죄학 개론에는 적시되어 있는데, 그들의 동시대 동료 시민들의 죽음에는 그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노동자 머리를 깨부수는 크레인 추락 낙하법칙이나 '엄격한 책임 범죄'를 적용하지 않은 그 국회의원들의 정신이나 모두 '비정 (非情)'하기는 매 한가지다.








참고 자료

저자: 빅토리아 로퍼

제목: 2007년 기업의 불법살인과 기업살인법 이후 10년 평가




기업 불법 살해 사례,

(1) 유죄: 2011년 유죄 1건, 2012년 2건, 2013년에 2건, 2014년 4건, 2015년에 9건, 2016년 3건, 2017년에 4건 

(2) 무죄, 기각 : 2014년 2건, 2016년 1건

(3) 보건 안전법 '유죄' 판결: 2015년 1건, 2016년 1건 




기업살인 범죄자에 대한 벌금 부과 기준들과 분류






기업 불법 살해 법률 하에서 '벌금' 




The Corporate Manslaughter and Corporate Homicide

Act 2007—A 10-Year Review 


Victoria Roper

University of Northumbria, UK


출처; The Journal of Criminal Law

2018, Vol. 82(1) 48–75


2018 victoria roper 10 years after corporate manslaughter and co







참고 서적 : Arnstein, Walter L. Britain Yesterday and Today: 1830 to the Present. (London:D.C Heath and Company). 1983. 

Marx,Karl. Das Kapital 1. 1867 

Siegel,Larry & McCormick,Chris. Criminology in Canada: Theories, Patterns, and Typolgies. (Scarborough:Thomson & Nelson). 2003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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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2018. 12. 15. 08:57

‘하청 노동 사망’ 원청의 6배…5년간 실형 처벌은 단 1건


입력 2018.12.14 (21:23)


‘하청 노동 사망’ 원청의 6배…5년간 실형 처벌은 단 1건 


[앵커]


지난 5년 동안 산업재해로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수는 원청의 6배가 넘습니다. 


이런 사고에 대해서 사법부는 원청보다 하청업체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는데요. 


5년 간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에서 원청 사업자에 실형이 선고된 건 1건뿐이었습니다. 


김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명의 사상자를 낸 2013년 삼성 반도체 불산 누출 사고.





원청인 삼성전자 법인과 고위급 임원도 기소됐지만,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 됐습니다.


원청의 임원이 사고에 대해 직접적인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 보기 어려우니, 삼성전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인정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반면 하청 업체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종란/노무사/'반올림' 활동가 : "라인 가동 권한이 삼성전자 측에 있는데 그 삼성전자가 아무런 책임이 없다, 무죄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가 없죠."]



2016년 구의역 사고도 하청업체 대표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원청 대표는 벌금형을 선고받는데 그쳤습니다.




2011년부터 5년 동안 주요 50대 기업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245명.




이 가운데 하청 소속 사망자는 원청 소속보다 6배 넘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망사고 중 원청 관리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단 1건, 징역형 집행유예가 7건이었습니다.







절반 이상인 110건이 벌금형, 67건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되거나 기소가 유예됐습니다. 


위험도 하청으로 넘어가고, 책임도 하청이 더 지는 현실.


원청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실제 영국에서는 사망 사고시 원청처벌을 강화한 기업 살인법 시행 이후 노동자 만명 당 사망률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김철/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 "(이런 법이 생기면) 원청이 거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의무를 갖게 되고 산업뿐 아니라 국민들 안전도 보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죠."]


국회 산업위는 오늘(14일) 서부발전을 상대로 긴급 현안 질의를 열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는 안된다,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쏟아냈습니다.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 : "반복적으로 하청 사고 안 나도록 대처를 강구해야지..."]


[김삼화/바른미래당 의원 : "적정 용역비 산정이 제대로 안 돼서 이렇게 하청업체 직원들한테 (혼자서 하게 했는지)..."]


다음주 초부터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여야.


국회가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할지, 여론은 주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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