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2020. 12. 16. 09:22


검찰개혁 논란점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가? 여전히 남는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조국-윤석열-추미애 사태로 인해 검찰 개혁의 주제들이 제한되어 버리고, '노동자 시민 참여 권한'은 전혀 논의되지 못하고, 제도화 법제화하는데 실패했다. 검찰 경찰 개혁은 앞으로 10년 넘게 더 진행되어야할 것이다. 


일상에서 달라진 풍경은, 미국 유럽영화에서 나오듯이 '경찰이 당신들을 수사하겠다고 오면, 내 변호사 불러줘' 일 것이다. 


1) 민주당 공수처 개정안이 남긴 문제점들 


2) 영장심의위원회 역할 (경찰과 검찰의 절차적 역할 분담을 위한 중개 역할. 영장 심의위원회에 노동자 시민 참여가 더 확대되어야 함)


3) 행안부의 '경찰', 법무부의 '검찰', 대통령 하 '공수처', 검찰청의 '영장 심의위원회', 이런 제도적 기구들을 노동자 시민이 어떻게 참여하고 그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가? 


법학자 , 언론,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모두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검찰개혁 과정이 껍데기 절차성에 매몰되었다는 뜻이다. 검찰의 비대한 권한을 경찰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독일 미국 캐나다에 비해 50년 뒤늦은 '정상화' 정도에 불과하다. 


경찰, 검찰, 공수처,  영장심의위원회 이런 제도적 기구들 자체가 '개혁성'을 실현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가 명백하지만, 검경수사권 조정과 '역할 분담'의 변화된 내용을 알아보자. 


검찰개혁 논란점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가? 여전히 남는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정부의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안 (2018.6.21)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합의 이후, 경찰 권한이 늘어났다. 


(1) 가장 큰 변화는 경찰이 독립적으로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었다. 기존에는 검찰의 승인이 필요했다. 그러나 검경수사권 조정 변화 이후에도 검찰은 최대 90일 이내에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 


(2) 피의자가 될 수 있는 시민들이 경찰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다. 미국 유럽 영화에서 주로 나오는 광경이다. 부자들이나 살인자 마피아가 자기들이 돈주고 고용하고 있는 변호사 직원을 전화해서 '당장 오라고' 하는 장면이 한국의 일상 생활이 될 것이다. 


시민의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변호사'를 고용할 돈이 있느냐 없느냐, 변호사 서비스 불평등이 더 커질 것이다.


(3)고등 검찰청 산하 '영장심의위원회'는 경찰과 검찰을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기각했을 때, 경찰은 '영장심의위원회'로 다시 영장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4) 공수처 (고위 공직자 범죄 수사처) 신설.

논란이 되고 있는 점 (a) 공수처장 선출에서 야당의 거부권(비토권) 삭제

(b)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7인 자격조건과 선출 방식이 '노동자 시민 참여' 배제

(c) 공수처 권한에 대한 논란이 정리되지 않음. 수사권과 기소권 다름.


공수처 역할과 목표는 '고위공직자와 가족의 범죄행위만 수사'함. 그런데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됨. 공수처가 대통령과 가족을 수사할 수 있지만, '기소권'은 없다. 국회의원, 장관에 대한 기소권도 없다. 

기소권이 있는 대상은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과 가족'이다. (법 제3조 제1항)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 범죄를 뿌리뽑고 예방하는데,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게 효과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논란을 남겼다. 


공수처가 대통령 국회의원과 그 가족을 수사만 해놓고, 그 이후 '기소단계'에서는 법적 공방으로 시간을 질질 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오히려 더 커졌다.



(5) 검찰은 주로 무엇을 담당하는가?


대통령이 중대범죄 항목들을 지정할 것이다.

아래 검경합의안처럼 (부패 ,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중범죄를 검찰이 직접 수사할 것이다. 기존에 검찰이 다 맡아서 해온 수사 영역들을 경찰에 대폭 넘겨준 셈이다. 독일, 미국,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서 이미 경찰이 다 떠맡고 있는 수사영역들이기 때문에, 한국이 뒤늦게 출발한 셈이다.


 



<변경된 이후, 검찰의 직접 수사 영역 제한>




 개정 검찰청법의 위임에 따라 부패범죄 등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중요범죄의 범위를 대통령령에서 구체적으로 한정하여 규정함

 - 부패범죄 : 주요공직자의 뇌물,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알선수재, 정치자금, 배임수증재 등

 - 경제범죄 :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횡령·배임, 공정거래, 금융증권범죄, 마약수출입 등

 - 공직자범죄 : 주요공직자의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등 직무상 범죄

 - 선거범죄 : 공무원의 정치관여, 공직선거·위탁선거·국민투표 등 관련 범죄

 - 방위사업범죄 : 방위사업의 수행과 관련한 범죄

 - 대형참사범죄 : 대형 화재·붕괴·폭발사고 등 관련범죄, 주요통신기반시설 사이버테러 범죄


출처: https://bit.ly/2KuMC7S




두 기관의 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①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협력관계로 개선해 수사권한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 받도록 해 수사권이 국민을 위해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행사되도록 함
② 경찰에는 1차적 수사권 부여, 검사의 송치전 수사지휘 폐지, 영장신청 기각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마련 등 경찰수사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제고함과 아울러,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해 경찰수사의 책임성과 완결성 강화
③ 검사의 송치전 수사지휘 폐지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사로 하여금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요구 불이행 시 담당 경찰의 직무배제, 징계요구 등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이 확보되도록 함
④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함에 따른 부적정 사건처리 등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고소인 등 사건관계인이 이의제기하는 경우 지체 없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도록 하고

(2)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는 때에는 검찰에 사건기록등본과 함께 불송치 결정을 통지하도록 하고 불송치 결정이 위법부당할 경우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 마련

(3)경찰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 등 수사권 남용 시 검사가 사건송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검찰의 인권옹호 기능을 강화와 아울러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을 견제하는 다양한 장치 마련

⑤ 검찰에서 부패범죄 등 중요범죄에 한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하되, 경찰과 중복 수사 시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처분에 착수하지 않은 경우에는 검찰에 우선 수사권을 부여해 검찰이 중요범죄에 집중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함
검찰의 의견을 수용해 자치경찰제를 수사권조정과 함께 추진하고, 사법경찰과 행정경찰 분리 등 경찰개혁 과제들도 함께 추진함으로써 경찰비대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

국회는 정부의 합의문에 기초해 사개특위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에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논의안을 마련했다. 2019년 4월 22일 여야 4당은 사개특위 4당 위원간 합의사항을 기초로 검사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법안(대안)을 마련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국회는 2019년 12월 24일,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하고, 2020년 1월 13일 본회의를 통해 의결했다.


개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개정법의 위임에 따른 수사준칙과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관한 시행령 제정 등 수사권조정 후속조치를 위해 2020년 2월 대통령 직속으로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추진단’(단장 민정수석비서관)이 발족했다.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여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시행령을 마련하였고, 2020년 8월 7일부터 각 시행령 제정안에 대하여 입법예고를 실시 중이다.


한편, 검찰-경찰간 수사권조정과 더불어 정부는 자치경찰제 도입 등 경찰의 권한 분산을 위한 경찰개혁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의 경찰개혁방안을 반영하여 2020년 8월 4일 경찰법 전부개정안, 경찰공무원법 전부개정안(각 민주당 김영배 의원안)이 발의되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관련 기사 출처: 


검경 수사권 조정, 수사현장은 어떻게 달라지나


https://bit.ly/3872NAC


입력 2020.01.25 16:00 72  0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오랜 진통 끝에 통과됐다.


 형사사건 절차와 기준을 다룬 형사소송법이 만들어진 지 66년 만에 생긴 가장 큰 변화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수사권 조정은 검찰에게 있던 권한을 경찰로 대거 이양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겪게 되는 변화도 상당할 수 있다. 수사를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미리 달라진 수사 절차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해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부분 수사는 경찰이 한다 


범죄나 고소ㆍ고발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시민들에겐 수사권 조정이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휘말릴 수도 있고, 범죄의 피해를 당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겪게 되는 가장 큰 변화는 경찰의 수사 반경이 훨씬 넓어졌다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는 사실상 제한이 없었다. 수사의 주체는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이 고소장을 어디에 제출하는지, 사건의 경중에 따라 갈렸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경찰을 건너 뛰고 검찰이 수사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바뀐 검찰청법(제4조)에 따르면 앞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 범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와 경찰 공무원이 범한 범죄로 제한된다. 


폭행이나 마약, 조직, 성폭력 범죄 등은 1차적으로 경찰 수사 대상이다.

 일반 시민이 피해를 당할 수 있는 대부분 범죄는 경찰이 수사 주체다.



다만 경제범죄의 피해를 당한 경우엔 수사 주체가 애매하다.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경제 범죄를 어디까지로 볼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대통령령 등 향후 논의를 통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액을 기준으로 수사 범위를 한정할 경우, 일반 시민이 당하는 소액 피해사건은 아예 검찰이 수사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무혐의’ 수긍 안 되면 제때 이의제기를 


또 앞으로 경찰이 수사 끝에 무혐의 결론을 내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진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없었다. 


아무리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관련 수사기록 일체를 검찰에 넘겨 최종 검토가 끝나야지만 사건이 종결됐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시행되면, 경찰은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는 게 가능해진다. 검찰은 이를 최장 90일 동안 검토한 다음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바뀐다.


 경찰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는 한’ 이행해야 하는데, 요구가 정당한지 여부는 경찰이 주체적으로 판단한다. 그 동안엔 주도권을 검찰이 쥐고 있었다면, 이제부턴 경찰로 넘어가는 것이다.



범죄 피해를 당한 시민의 입장에선 지금보다 더 경찰의 수사결과를 예의주시 해야 한다. 이전까진 별도의 이의신청이 없어도 사건을 검사가 다시 검토해줬지만, 이제는 피해 당사자 등이 이의신청을 해야 검찰이 사건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기 등 형사 사건의 피해자라면, 경찰의 수사결과를 받아 들일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제때에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단계부터 변호사 선임 필요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돼 피의자가 된 경우 경찰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좋다. 


범죄의 피해자가 됐을 경우에도 변호사를 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대부분 수사에서 경찰의 결론이 최종 결론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피해자든 피의자든 경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를 선임하는 사례가 늘게 되면서 소송비용이 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바뀐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정확한 시행 일자를 포함한 세부 절차는 새 대통령령을 통해 정하도록 돼 있다.


 대검찰청과 경찰청, 법무부,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은 설 명절 이후 대통령령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com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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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2019. 9. 29. 16:00

박상기 전장관 인터뷰를 읽고 드는 단상:

지난 2년간 피부에 와닿는 검찰 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다. 왜 박상기 전장관은, 특수시기에 만들어진 '특수부'를 지난 2년간 축소시키지 못했는가? 그에 대한 해명이 부족했다.


주제어: 검사동일체 원칙 (폐기), 울티마 라티오 ultima Ratio, 최후 수단성, 피의사실공표, 검경수사권 조정, 기소독점주의,기소편의주의,직접수사권,공수처,법무부 탈검찰화,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장관 




박상기 전 장관 작심 인터뷰, “검찰 특수부 수사 없어져야 한다”




 장일호·나경희 기자 호수 628 승인 2019.09.26 09:32페이스북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사진)이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검찰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는 건 오만한 생각이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화 이후 검찰은 언제나 개혁 대상 1호였다. 검찰개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참여정부부터였다. 외형상 법무부 외청에 불과하지만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검찰 권력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를 두고 20여 년 가까이 힘겨운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공권력은 위임된 권력이다. 방어적·소극적·사후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 


행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인권을 침해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을 거치며 견제장치 없는 공권력이 어떻게 남용되는지 목격해온 국민들이 ‘촛불’로 문재인 정부에게 주문한 것 역시 검찰개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첫 법무부 장관으로 학자 출신이자 비법조인인 박상기 교수를 임명하며 검찰개혁의 발걸음을 뗐다. 형사법 권위자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형사정책연구원장을 지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검찰개혁자문위원회와 대법원 사법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상기 전 장관은 9월9일 2년2개월 임기를 마쳤다. “법무부 장관은 적어도 2년, 가능하다면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박 전 장관은 이임사에서 “몇몇 성과는 있었으나 검찰개혁이라는 목표는 아직 미완으로 남았다”라며 ‘오만한’ 검찰 조직을 그 이유로 겨눴다. 9월17일 <시사IN> 편집국에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2시간 동안 만났다. 검찰개혁은 모두에게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미완의 검찰개혁이 남긴 숙제와 성과를 돌아봤다.

 


검찰 조직 안과 밖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학자와 시민운동 영역에서 본 검찰과 내부에서 본 검찰은 어떻게 달랐습니까.


법무부와 검찰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법무부 업무는 광범위하고 다양합니다. 


출입국·외국인 정책이나 교정, 범죄 예방 정책부터 일상생활과 밀접한 여러 법이 모두 법무부와 관련돼 있습니다. 

외청인 검찰은 그 일부죠. 밖에서 볼 때보다 안에서 더 심각하게 느낀 건 업무량 문제입니다. 

과로사하는 검사가 나올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일이 많아요.

 검사들이 일을 많이, 열심히 하니까 칭찬해줘야 하나?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비판받아야 할 일입니다. 업무 분산이 제대로 안 돼 있고 효율적이지 않다는 거거든요. 

많은 일을 제한된 시간 내에 하다 보면 사건을 제대로 볼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이걸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수사권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임사에서 “검찰개혁 목표는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권한이라는 게 행사는 못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거든요. 검찰 처지에서는 그 많은 사건을 다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내가 이 중에서 언제든지, 뭐든지 처리할 수 있다는 걸 (공수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포기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겁니다. 


제도개혁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건 검찰 조직이 스스로 시대에 부응하도록 관점을 전환해야 해요.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역할이나 모습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는 거죠.




법원과 달리 검찰 안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검찰 내부 전산망인 이프로스에 나름 글이 올라오곤 하는데…. 검찰 조직 문화에 오래된 특수성이랄까, 그런 게 있어요. 검사 개개인과는 또 다르게 조직 전체에 형성된 문화가 있습니다. 


검사동일체 원칙’(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상명하복 관계를 규정한 내용으로 참여정부 때인 2003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삭제됨)에서 비롯된 것도 있겠습니다만, 약간의 우월감이라고 할까? 


검찰이 한국 사회적 어젠다를 해결하거나 진행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일종의 엘리트 의식이죠.




이로 인한 폐해도 많았는데요.


‘법대로’ 한다 하고,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고 하지만 이런 구조 속에서 결국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우리가 어떻게 판단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죠. 


형법 혹은 형벌에는 최후 수단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라틴어로 ‘울티마 라티오(Ultima Ratio)’라고 하는데요. 형법을 적용하고 집행할 때 필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형법은 최후 수단으로 등장해야 한다는 거죠. 


이게 최우선으로 등장하는 순간 그 사회는 모든 게 형벌에 의해 재단돼버립니다. 사회적 합의라든가 논의, 절차가 사라져요. 지금 보면 정치적 사안도 전부 수사기관으로 가고 있잖아요. 모든 걸 사법 영역으로 보내 판단을 맡기는 건 대단히 잘못된 겁니다.


조국 장관 수사를 둘러싼 논란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그것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아요.



검찰은 국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칼’입니다. 

법무부 장관은 이 칼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하는 것과 독립성을 지키는 딜레마를 다뤄야 하는 자리인데요.



검찰의 독립성을 흔히 이야기하지만 검찰은 법무부에 소속된 정부 조직이에요.


 선출된 권력도 아니고요. 선출된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통해서 검찰을 지휘하도록 돼 있는 구조죠. 검찰의 독립성이 중요한데 굉장히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사용해야 한다고 봐요. 우리는 독립성 하면 항상 외부 압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이야기해요. 


외부로부터의 독립만 보장되면 내부에서는 멋대로 해도 되는 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외부 압력이라는 것도 없어야겠지만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권을 균형감 있게, 형법을 최후 수단으로서 조심성 있게 최소한도로 행사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죠. 거기서 과연 자유롭다고 할 수 있나요? 이게 내부로부터의 독립이죠. 그런데 이런 부분은 빠지고 항상 정치권력으로부터 외압만 이야기하는데 그것만 강조하다 보면 스스로의 공정함은 형성되기가 쉽지 않죠.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월9일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왼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국회 법사위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의원들이 있어서 내가 그랬습니다.


 검찰에게 인사권을 주는 순간 ‘검찰 파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검찰총장이 인사권을 행사한다고 했을 때 즉시 군대 내 ‘하나회’ 같은 조직이 생길 겁니다. 

왜? 인사권자만 바라보니까. 

청와대가 인사권 행사하는 걸 비판하는데 그걸 독립시키는 게 능사가 아니고요. 그것이 가져올 폐단을 생각해보자는 거죠. 어떤 기관이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남용하고 부패하게 돼 있습니다. 지금도 사실상 검찰 결정을 견제하기가 쉽지 않죠.


문재인 정부가 검찰 특수부에 날개를 달아주며 일정 부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른바 ‘적폐 수사’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특수수사라는 건 인지수사, 고소·고발이 아니라 검찰이 찾아내서 하는 수사인데 이걸 줄여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검찰 조직이 스스로 시작한 수사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어떻게 되겠어요? 무조건 기소로 가는 거죠. 문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했는데 해보니까 혐의가 없다? 그건 수사 착수가 잘못됐다는 말이니까 기소하는 방향으로 계속 수사를 하다 보니 무리한 수사가 됩니다. 


먼지떨기 수사로 가게 되는 것이 작동 원리죠. 검찰의 특수수사는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합니다.


조국 장관 인사청문회 직전 ‘윤석열 검찰’의 강제수사는 유례없는 일이었다. 


보통 여야 정당 사이 정치적인 고소·고발 사건은 형사부에 배당해 묵혀왔다. 국회의 시간을 보장한 것이다. 정치적 공방이 끝나면 여야는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은 조국 후보자 사건을 형사부에서 특수부로 재배당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수부를 경험했던 한 현직 검사는 인지수사에서 무혐의 결론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했다. “특수부가 사건을 맡았다고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기소를 하겠다, 무조건 영장을 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윤석열 검찰이 서초동에서 여의도까지 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특히 조국 장관 가족에 대한 압수수색 ‘보고 논란’이 일어났다. 9월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은 압수수색을 사후에 알게 된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수사 밀행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고, 사전 보고 요구는 수사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이 있긴 있습니다만….


검찰청법 제8조를 보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하게 돼 있어요.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전국 검사 2100여 명을 일반적으로 지휘하게 돼 있고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찰을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 행사하는 걸 외압이라고 하면 검찰청법의 기본 구성 원리를 모르고 하는 말이죠. 당연히 해야 할 지시나 권한 행사를 ‘개입’이라고 하면 법무부 장관은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검찰 쪽에서는 이번 조국 후보자 압수수색 보고 논란과 관련해 사전 보고에 대한 규정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보고사무규칙 3조를 보면 ‘사회의 이목을 끌 만한 사건’은 보고하게 돼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 혹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서 수사 진행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협의를 하든가 지시를 받든가 조정을 하든가 하죠. 검찰총장은 일선의 수사 검사가 아니거든요. 정무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 자리잖아요. 


검찰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의 반의 반도 해결 못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거고, 수사를 어떤 규모로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 건지 사전에 고려하는 과정이 있어야겠죠. 사회적 파장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보고를 하라는 거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기 위해 보고하라는 건 아니거든요. 


검찰사무보고규칙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조문이 아니라 그런 경험에서 우러나온 거예요.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통해서 검찰총장에게 민주적인 통제를 가하게끔 하는 통로 규정이죠. 규정이 없다는 것은 그 규정에 대한 오해죠.



여타 수사와 달리 현 정권과 관련된 수사에서는 지시나 발언이 잦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정권과 관련돼서라기보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이거나 중요한 인물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전에 보고해야 하고요. 


예를 들어 주요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협의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려면 사전에 보고를 받아야지, 영장 청구한 다음에 ‘영장 청구했습니다’라는 건 보고가 아니라 사후 통보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행정부의 통제와 동일시되는 오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수사의 독립성에 대해 우리가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A가 발생해서 수사할 때는 A에 대해서만 수사하는 게 원칙이겠죠. 그런데 검찰은 별건수사를 합니다.


 A 수사 과정에서 대여섯 가지 크고 작은 잘못이 나오고 대대적으로 발표해요. 


저는 이걸 ‘잘한 수사’로 보지 않습니다. 수사는 목표로 삼았던 수사에 한정해야 합니다.


 압수수색할 때도 법원이 압수물을 제한하는 이유가 뭐겠어요. 물론 관계없는 것까지도 다 열어봐서 범죄가 드러날 수 있겠죠. 근데 그렇게 해서는 어느 누구도 수사기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요. 그런 수사 진행 과정을 본 국민들은 어떨까요. 


일상적인 행동이나 인간관계에 제약을 받고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왜 텔레그램을 많이 쓰겠어요? 이런 먼지떨기식 수사를 할 때 법무부 장관이 ‘어디에서 멈춰라’ ‘별건수사 하지 마라’ 이렇게 하면 야당과 언론에서 뭐라고 합니까? 개입하지 말라고 해요.


 그런 얘기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얘기 다 못합니다. 수사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항상 필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합니다. 검찰개혁은 검찰 조직 스스로가 권한을 최소한으로 행사하도록 제한하고 축소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이번처럼 장관이 교체되는 권력 공백기에 검찰이 독주할 때 통제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가요.


국민이 봤을 때 ‘검찰의 독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라는 판단이 들면 검찰에게도 불행한 일입니다.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조직이죠. 

그런데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무서운 조직이 돼버리죠. 

정치적인 수사일수록 지휘·보고 체계를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서운함도 있는지요.


인간은 독립체로서 삼라만상을 다 생각하죠. 누구나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나는 다만 그걸 떠나서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들, 그런 것들이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죠. 


한국이 참 해결해야 할 사회적 어젠다가 많은 나라잖아요. 대통령제 국가에서 장관은 대통령의 참모죠. 참모와 관련된 문제를 너무 오랫동안 다루고 있는 게 아닌가….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서 너무 과도하게 오랜 기간, 너무 많은 언론 보도, 상대적으로 다른 사회적 이슈들이 묻히는 게 좀 안타깝죠. 


수사 결과가 나올 테니까 좀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참여정부 당시 검찰개혁과 관련된 회고를 보면 제도개혁 없이 검찰의 자정능력을 믿었던 게 실패 원인이었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시간이 지난 만큼 검찰 조직 안에서 세대가 바뀐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검찰 조직과 같은 강한 조직일 경우 바꾸려면 제도개혁을 위한 노력과 함께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해요. 

결국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생각이 바뀌지 않아요. 사람이 생각을 스스로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검사들은 대부분 자기 확신에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고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이나 사회문화 환경도 바뀌면서 검찰 자체 내에서도 체감할 정도로 ‘검찰이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검사도 많이 늘어났다고 봅니다. 


그런 검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제도개혁이 필요하죠.



ⓒ시사IN 포토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검찰에 출두하기 위해 집을 나서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서 <운명이다>에서 검찰개혁을 언급하며 “나는 검찰의 중립을 보장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면 검찰도 부정한 특권을 내려놓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법조계의 오래된 숙제이기도 하다. 현직 검사에 따르면 언론을 이용한 수사 역시 ‘기법’ 중 하나로 검사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핸즈프리를 아예 끼고 있다. 하루 종일 통화한다. 확인하고 싶은 사실이나 시나리오를 (기자에게) 흘리는 식이다. 사실상 ‘수사농단’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다.” 피의사실 공표 규정이 왜 번번이 무력화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급과 보도는 그 정점이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재판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었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서거 이후 법무부는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만들었다.


 박상기 전 장관은 재임 중 이를 개선해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다듬었다.


 기소 전 피의자 소환 촬영 제한, 소환 일정 공개 제한, 실명 공개 금지, 피의사실 공표 시 장관 감찰권 발동 등의 내용을 담아 지난 7월 말 만들어진 초안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시기와 맞물리며 논란을 빚었다.


 9월18일 조국 법무부 장관은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 협의’에서 규정의 개정과 시행을 가족 관련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로 미뤘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재임 중 만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회 공청회 때 법무부 안을 올려서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었는데, 상황이 묘하게 됐습니다. ‘오비이락’이라고 하잖아요.


조국 장관 가족이 피의자인 만큼 ‘시기가 좋지 않다’ ‘셀프 방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물론 이런 일이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느 때고 간에 이것은 해야 한다고 보고요. 


피해자 명예 문제도 중요하지만 피의사실이라는 건 검찰이 수사 초기 ‘기소 전’에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 흘러나가는 거잖아요. 이건 피의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밖에 없죠.


 그렇죠? 피의자가 거기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반론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언론에 대서특필되죠. 

그러면 그 사건은 어떻게 되겠어요. 피의자는 거의 진범으로 굳어지고 범죄 여부가 거의 확정된 사건인 양 국민들이 받아들이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게 어려워져요. 


국민의 알권리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지 일방적으로 피의자에게 불리한 사실을 알려선 안 됩니다. 피의사실이라는 게 말이 피의사실이지 어떻게 보면 범죄하고도 관련 없는 사생활 관련한 정보들 있죠. 


정말 그 피의자를 망신 주기 딱 좋은 것,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논두렁 시계가 대표적이잖아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봐도 기소한 다음에는 알려지는데, 이게 심각하게 침해된다고 보지 않고요.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피의사실 공표가 수사기관이 외압을 돌파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건 예외적인 거고 일반화할 수는 없어요. 수사기관이 흘리는 내용을 언론이 보도하는 것은 언론이 수사기관에 의해서 어떻게 보면 조종당하는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시사IN 이명익


5월9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검찰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이 포토라인에서 기다리고 있다.


일련의 적폐 수사 과정에서는 피의사실 공표나 과잉 수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들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당한 지적입니다. 장관으로서 적시에 끊어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책임감을 느끼죠. 

다만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심야 수사와 포토라인,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된 문제는 지적해왔습니다.

 포토라인 문제만 하더라도 삼각형 테이프 붙여놓고 거기 서라고 하는 나라는 한국 외에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기자들이 붙이죠(웃음).

 검찰도 이익이 있습니다. 

거기에 피의자를 세움으로써 완전히 기를 죽여버리고 범죄자로 낙인찍는 효과가 있죠. 

형사처벌 이외의 방식까지 동원해서 망신 주고 낙인찍을 필요가 있을까요. 

개정안은 다 만들어놨는데 발표하고 제도화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 상태로 마치게 돼서 굉장히 아쉽죠. 

적폐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나치게 보도된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고, 확인해보니까 제가 두 번 정도 (검찰에) 공문을 보냈더라고요. 


올해 4월에 KT 채용 비리 관련해서도 그렇고. 피의사실이 과도하게 구체적으로 알려지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조심하라고 했죠. 미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왜 검찰은 스스로 그런 것을 시정하지 못하나, 나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이게 결국 검찰 조직 문화에서 비롯되는데 특수수사가 많다 보니 조직의 작동 원리가 그런 방향으로 끌고 가는 측면도 있다고 봐요.

 


검경 수사권 조정은 1954년 국회가 처음 형사소송법을 만들 때부터 쟁점 사항이었다. 


하지만 당시 친일 경찰이 다수였다는 점, 경찰의 인권 수준과 자질이 매우 낮았다는 점 등 시대적 상황에 따라 ‘임시적’으로 경찰을 검찰 통제 아래 두기로 결정됐다.


 그 결과 독점적인 영장청구권,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 무제한의 직접수사권과 총괄적 수사지휘권을 보유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공권력이 검찰에 집중됐다.



이를 바꾸기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랐다. 현재도 대부분 고소·고발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지만, 수직적 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로 경찰 자율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은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다. 진통 끝에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기도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도 진통이 있었습니다.



검찰 직접 수사를 부패·경제·공직자 범죄·선거·방위사업 범죄 등으로 한정했어요. 이런 사건이라 하더라도 검찰이 다 달려들어서 할 게 아니라 자제해야 해요. 경찰이 수사하게끔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지 검찰이 직접 수사하면 기소 100%입니다. 


무죄를 만들지 않으려고 별건이라도 털어서 할 거고. 궁극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돼야 합니다. 독일 형사소송법도 한국처럼 검사에게 수사권이 있지만 직접 수사를 하지 않고 경찰 수사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거든요. 


한국은 검찰수사관이라는 수사 인력이 별도로 있다 보니 이중 수사 문제가 생겨요. 제도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기소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기소를 하기 위해서 과잉 수사로 흐르는 거고요. 


그건 한국 검사가 나빠서가 아니라 제도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어요. 제아무리 선진국의 검사라고 해도 제도가 이러면 이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거죠.


검찰도 경찰도 만족하지 못했죠.


만족해도 만족한다고 얘기할 수가 없죠. 협상이 다 그렇잖아요.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법무부가 검찰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 검찰의 의견을 듣는 건 좋은데, 검찰이 이 문제를 결정한 권한은 없다고요. 


그건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결정하는 거고, 정부에서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정책적 결정을 했고요. 검찰이 우리 건 우리가 만들겠다? 이건 오만한 생각이죠. 그걸 받아들일 순 없었어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는 긴밀하게 협력을 잘 해왔는데 막판에 갈등을 겪으셨죠.



검찰총장 입장에서는 검사들 생각을 안 할 수 없었을 테니까(웃음).



합의안에서 더 보완돼야 할 점이 있을까요.


검찰이 여전히 영장청구권, 압수수색 영장청구권, 기소권을 갖고 있죠. 이거 검사밖에 못해요. 


이 이상 더 강한 통제권이 어디 있어요? 경찰이 아무리 뛰어봐야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압수수색 하나 못하는데. 검찰이 영장청구권 기소권을 최대한 활용해서 경찰을 지도하고 협력관계로 나아가게끔 하는 게 법안 취지예요. 


자질구레한 거 가지고 검찰 쪽에서 이것저것 넣어달라 말이 많았어요. 경찰에 대한 신뢰감이 높지 않고 여기에는 일정 부분 경찰 책임도 물론 있죠. 하지만 역사적·제도적으로 경찰이 검찰에 종속적인 수사기관으로밖에 기능을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좀 기다려보자는 거죠. 경찰이 책임감을 갖고 수사력도 높이고 그럴 시간이 필요한 거지, 해보지도 않고 예단하면 안 되는 거고요. 책임은 나중에 물을 수 있지 않습니까.


일각에서 공수처 관련해서도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금 공수처 논의도 한두 해 진행된 게 아니거든요. 나는 일단 공수처는 없는 게 정상이라고 봐요. 자, 그러면 그 얘기가 왜 나왔을까.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고위 공직자 부패 범죄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검찰도 그런 불신을 덜기 위해서라도 관련 수사는 공수처에 맡겨버리고 자기들은 자유롭게 하는 게 좋지 않나요?


 반대하는 측에서는 옥상옥 논리를 말하는데, 내가 봤을 때는 외형적으로는 옥상옥 혹은 별개의 ‘작은집’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주장한 배경, 그리고 그것이 작동했을 때 장점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불신의 원인을 제거하는 거죠.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9월9일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이 입법부에 넘어갔습니다. 어떻게 전망하는지요.


패스트트랙에 올라가 있으니까 표결만 남았죠.


 선거와 직접 연관된 법이 아닌 만큼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논의해 합의된 안으로 처리해주길 바라죠.


서울남부지검에서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수사를 시작했는데, 한편으론 조국 장관 수사, 다른 한편으로 패스트트랙 수사로 검찰이 정치권에 대한 주도권을 쥐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


글쎄 검찰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죠. 국회의원이 여야 합해서 100명 이상 고발된 사건이니까.



합의안이 잘 실행될 수 있을까요.



국회를 통과해서 만약 정부안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초반에는 삐거덕 소리가 있겠죠. 제가 우려하는 건 일부러, 의도적으로 삐거덕거리는 거예요. 잘못됐다고 비판하기 위해서. 거봐라 이렇게 되지 않느냐 국민들한테 보여주려고요.


 


검찰에는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을 도는 귀족 검사가 있다. 


일선이 아닌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을 돌다 보면 소위 ‘깡치 사건(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을 맡을 일이 없고, 근무 평점을 관리하기도 훨씬 쉽다.


 애초부터 경력에 흠집 날 일을 안 만드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과 수백 개 사건을 처리한 검사가 승진해서 수백만 건 사건을 처리한 검사를 평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 검사들이 형사부를 기피하는 것도 “설거지를 많이 하면 그릇 깰 일도 많은” 탓이다.



컴퓨터로 무작위 사건 배당을 하는 법원과 달리 여전히 ‘손으로’ 사건을 배당하는 관행도 문제다. 


검찰 내부에서는 “예쁜 사건(해결이 쉬운 사건)은 예쁜 놈 주는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상명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검찰 행정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에 검사들이 요직을 차고 앉아 있다 보니 견제가 불가능했다. 


법무부 고위직을 검사가 독식하니까 ‘검찰 식민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법무부 장관 인사권은 검찰에 대한 ‘문민 통제’라는 의미가 있다.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도 법무부 탈검찰화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탈검찰화 부분에서는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재임 중 가장 큰 변화가 탈검찰화죠. 


법무부에 7개 실·국본부가 있는데 그중 교정본부는 원래 교정공무원이 했고 나머지 6개에 전부 검사장이 와 있었습니다. 


평검사까지 하면 40명이 훨씬 넘었죠. 그래서 검찰국과 기조실 2개 빼고는 다 외부에서 영입을 했어요. 


과장급도 마찬가지로. 법무부에 여러 부서가 있는데 성격이 다 다르거든요.


 그러려면 전문성과 정책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검사는 인사 나면 1년 있다가 가버려요. 


또 하나는 외부에서 봤을 때 검사들이 법무부를 점령했다는 시각이 있었죠. 그걸 바꾸지 않으면 검찰이 변하지 않는다, ‘큰집’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했죠. 


차관급인 검사장에게 지급되던 차량 지급도 중단시켰고요. 인사 규정을 바꿨기 때문에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원위치되기는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법무부 구성원들이 탈검찰화 이후 업무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자신감도 붙었고요. 다시 검사장이 온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법무부 파견이 요직 아닙니까?


요직 중의 요직이죠. 법무부가 1순위, 대검이 2순위, 3순위가 서울중앙지검이잖아요.



ⓒ연합뉴스

박상기 장관이 2017년 12월 검찰 과거사위원장인 김갑배 변호사(왼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내부 반발은 없었나요.


의외로 탈검찰화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시켰어요. 


검찰에서도 법무부의 검찰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봅니다. 법무부 탈검찰화는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직접 와닿는 게 아니니까 잘 모르시지만 법무검찰의 조직 문화를 바꾸는 가장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자평합니다.

 


검찰은 마지막까지 과거사를 사과하지 않은 요지부동 권력기관이었다. 


2017년 12월 정부기관 중 마지막으로 법무부에도 과거사위원회가 생겼다.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은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김근태 전 의원 고문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모두 다섯 차례 사과했다.



하지만 법령이 아닌 훈령으로 시작된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와 검찰 진상조사단은 출범 당시부터 여러 한계가 지적됐다. 강제조사권이 없어서 자료 제출이나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사위와 실무조사를 맡은 진상조사단의 의견 대립도 심상치 않았다.

 



검찰이 그동안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를 완강히 거부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자 없는 기자회견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웃음). 과거사 문제 그건 사상 처음으로 한 거잖아요. 


사건을 선정하는 것도 난감했고, 그 사건을 조사해서 종결시키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 과정을 다 마치고 국민에게 보고하는 형식의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대변인이 법무부 검찰 출입기자단에서 ‘장관이 직접 발표 후에 일문일답하지 않으면 안 온답니다’ 


그래요. 과거사위 위원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 그렇게 고생했는데, 기자회견에서 디테일한 작은 거 가지고 시빗거리 삼으면 그 활동이 다 희석돼버릴까 우려가 있었습니다.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 사이에서 여러 잡음도 있었습니다.



위원회면 이런저런 얘기 나오는 거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견 있으면 갈등이 생기고, 다른 의견들이 나와서 그걸 조정하는 게 회의체의 본질이지, 누가 무슨 지시를 한 것도 아닌데 일사불란하게 어떻게 생각이 똑같을 수 있어요?


 또 뭐, 한창 검찰 관련해 언론에서도 ‘검찰은 부글부글’ 많이 쓰더라고요. 자꾸 갈등을 조장하니까 기자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법무부 정책 설명을 해주고 싶은데도 피하게 되더라고요.



퇴임 이후 계획은 세우셨나요. 취임 전에 인공지능법학회도 구상하셨는데요.



대학에 있을 때 AI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법학회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고, 학회를 만들기 전에 인공지능 법학 세미나를 연세대에서 했어요. 


로펌에 있는 변호사들도 부르고 다른 대학 교수도 불러서 진행하던 와중에 바로 이리로 오게 되어서 끝나버렸죠. 


지금은 무계획이에요.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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