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검찰, '아들 50억' 곽상도 기소…50억 클럽 중 첫 재판행
입력 2022.02.22 17:00
구속 만료 하루 앞두고
알선수재·뇌물·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대장동 일당' 김만배, 남욱 추가 기소
곽, "검찰, 상상과 추측으로 기소" 반발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곽상도(62) 전 의원을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 중 첫 번째 기소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개발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2일 곽 전 의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는 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50) 변호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가 참여하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김씨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뒤, 그 대가로 김씨로부터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 50억 원(세후 25억531만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한 곽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재직 기간(2016년 5월~2021년 11월) 동안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운영위원회 △예결위원회 △부동산 투기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아들이 받은 50억 원 퇴직금과 포괄적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직후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더해졌다.
곽 전 의원 기소는 구속 기한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지난 4일 구속된 곽 전 의원은 그간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으며 이후 강제 구인으로 받은 두 차례 조사에서도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그 누구로부터 화천대유 관련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검찰은 상상과 추측만으로 기소를 했지만 공판 과정에서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이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다른 인사들의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박 전 특검은 △김씨와의 각종 자금거래 △딸의 화천대유 아파트 특혜 분양 등이 불거지면서 김씨 등 대장동 세력과의 연관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박 전 특검 등에 대한 조사를 대선 전까지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개입 등의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법조계에선 곽 전 의원과 달리 이들의 혐의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형사처벌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