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제시들 평가 자료.
출생아 한명당 1억원 양육비 지급, 못할 이유 없다
등록 :2022-09-28 18:17
[왜냐면] 최영태ㅣ전남대 명예교수·한반도미래연구원장
우리 속담에 “손톱 밑에 비접 든 것은 알면서 염통 곪는 줄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뭣이 중헌지’ 모른다는 얘기인데, 인구문제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에 딱 맞는 지적 같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1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6만562명이다. 2001년 55만9934명이었는데 20년 새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여성 한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2년 1.30에서 2018년 0.98, 2021년 0.81까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1.6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합계출산율이 2.1이 돼야 현 수준의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15년쯤 뒤면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일본, 러시아는 모두 강대국이고, 인구도 우리보다 훨씬 많다. 이들 사이에서 우리가 독립성과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적절한 수준의 병력과 경제 규모 등 국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는 그 근본 조건을 위협한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는 국가 위상의 추락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생산인구의 감소와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기형적 인구구조는 청장년층에 엄청난 사회경제적 부담을 안길 것이다. 훗날 노년층 복지 축소 여부를 놓고 세대 간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지방에서는 진즉부터 인구감소가 엄연한 현실이 됐다. 면 단위 행정구역은 작은 초등학교 하나를 겨우 유지하고 있고, 농촌사회는 물론 지방 중소 도시들도 조만간 존재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지방소멸이 현실화하면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대책은 없을까. 아이 한명을 낳으면 양육비와 출산장려금으로 1억원씩 지급해보자.
지난해 출생아 수 26만명을 고려하면 한해 26조원가량 소요된다. 한해 출생아 수가 50만명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시행해보자.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여러 비판이 제기될 것이다. 생명을 돈으로 계산한다는 비아냥, 1억원을 지원한다고 애를 낳겠냐는 냉소, 아이를 낳고 바로 보육원에 보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 등등.
환경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인구감소가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는 주장과 외국인을 대거 수용하면 된다는 제안도 나올 수 있겠다.
현실적으로는 재원 마련 문제를 지적하겠지만, 모든 국민에게 한달에 8만원씩, 한해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를 실시하겠다는 대선 후보도 있었다. 그 예산이 51조원이다.
아이 한명을 낳을 때 1억원씩 지급하는 게 훨씬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이지 않은가? 정부지출을 조정하고 인구세 신설을 검토할 수도 있다.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람, 혹은 애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은 그대로 존중하면 된다.
출산장려금 겸 양육비는 주택, 육아, 직장 문제로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했던 이들이 아이를 낳도록 하는 데 쓰면 된다.
항암제는 극약처방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아니면 암환자를 살릴 수 없기에 처방하고 투약한다.
인구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방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실 지금도 늦었다. 이미 20여년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뭣이 중헌지?”라고 묻고 극약처방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