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보신당 당직자는 당원들과 직접 의사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민주노동당의 당직자들, 2004년 정책위원들 일 열심히 했지만, 8년간 성과로 기억되는 것, 국민들 속에 각인된 스코어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저상버스 법안 통과, 병원 병상 이용료 인하 등 몇가지 있긴 하다) 

민주노동당이 망한 내적 이유 중에 하나가, 당의 정책위원회 연구원, 그리고 당직자들이 의원단이나 정파 두목들의 비서 역할에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2. 삼국지의 폐해

한국정치에서 삼국지의 폐해는 심각하다. (나의 정치적 직관이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 1등, 학력고사 1등한 학생 인터뷰해보면, 가장 인상깊은 책이 뭐냐고 하면 "삼국지"를 10번 독파했다고 말한다. 삼국지 예찬론자들은 삼국지에 정치가 다 들어있다고 말한다. 오만 인간군상들과 캐릭터들이 등장한다고 한다. 맞는 이야기이다.

폐해가 무엇인가? 내 해석은 다음과 같다.

(1) 정치를 전략 전술부터 가르친다. 현대 미국식 사회과학 (경제, 정치, 사회학 등)을 장악하고 있는 이론적 토대가 바로 게임이론 (죄수의 딜레마, 합리적 선택이론 등) 혹은 기능주의이다. 전략전술이야 당연히 배워야 한다. 그러나 왜 그러한 전략 전술을 펴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깊게 고찰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내가 권유하고 싶은 책은 사마천의 사기열전이다. 이유에 대해서는 이후로 하고) 젊은 시절에는 추상적으로 삶의 가치관에 대해서 '라디컬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2) 영웅호걸(유비, 장비, 관우, 제갈 공명, 조조, 원술) 정치시대는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20세기 사회주의도 영웅호걸 혁명가들 때문에 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대부분 무너져 내렸고, 역사적 인민의 반동으로 끝나곤 했다. 제갈공명도 마찬가지이다. 삼고초려 고사는 아름다우나, 실제로 현대정치는 제갈공명과 같은 뛰어난 1인 지략가에 의해서, 어떤 스타 1명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한국 한나라당, 민주당도 형식적으로는 '연구소'를 갖추고 있고, 맨파워 브레인들을 수입해다가, 고용해다가 쓰는 것이다.  

핵심은 이제 팀워크와 팀 플레이다. 얼마나 당직자들, 정책연구원들이 자기 전문 분야를 살리되, 구체적인 정세 속에서 '팀 플레이를 통해서' 골을 넣느냐, 적시에 안타를 칠 수 있느냐 문제는, 분야별로 이어지는 지점들을, 정치적 탄환들로 전환시킬 수 있는가, 그 능력에 따라 달려있다.


3.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구 민주노동당 시절과 달리, 당직자들에게 권한을 주라. 일을 기획하고, 집행하고, 실천하고, 당원들과 직접 소통하게 하고, 평가할 기회를 줘야 한다. 

당직자들을 수동적인 개인비서로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당직자, 정책연구원들 개인 1명이, 마치 국회의원이 헌법기관인 것처럼, '제도적인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직자들, 정책연구원들 역시, 진보당이라고 해서 자체 내부나 외부와의 '경쟁'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그런 시대는 갔다.  스스로 발전, 진화, 진보하지 않으면, 진보정당을 이끌고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4.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최대 약점은,

40대-50대 운동가의 노하우가 축적된 게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10년 (1997-2007년) 시기에 30대 운동가들을 민주노동당에서 질적으로 전혀 다르게 키우고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다른 직장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지난 5년간 퇴행적인 뒷걸음질을 쳤는가를 알 수 있다. 당 전체 뿐만 아니라, 개인 개인 삶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이명박 지도자 하나 잘못 뽑아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고생하고 잠 못자고 있는가? 마찬가지이다. 구 민주노동당 리더쉽의 무능과 부패로 때문에, 수많은 당원들의 인생 자체가 뒷걸음질쳤다는 것이다.

5. 진보신당 당직자들에게 정책연구원들에게 권한과 집행 파워를 주자. 그리고 전 당원이 참여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 

진보신당 전 당직자와 정책 연구원들은 자기 홈페이지를 하나씩 가지고, 직접 당원들과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4월 와싱턴 D.C에 KBS 스페셜 방송을 제작하러 갔을 때, 씽크탱크들 5군데를 방문하면서 그곳 연구원들 8명과 인터뷰를 했다. (민주당쪽 브루킹스 연구소(www.brookings.edu/), 보수쪽 헤리티지 재단(http://www.heritage.org/), 그리고 네오콘 본거지 (AEI www.aei.org), 한겨레 신문에 한반도 칼럼을 쓰는 셀리그 해리슨 (Selig Harrison)이 소속된 국제정책 센터 (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 www.ciponline.org/ , 조지 타운 대학 (빅터 차, 로버트 갈루치 재직)  등) 

이러한 미국 씽크탱크의 역할과 국회로비는 이미 잘 알려졌기 때문에 생략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식 씽크탱크가 진보신당의 모델은 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누구를 고용하고 있고, 백악관 주인이 되기 위해서 어떤 메카니즘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6. 이번 쇠고기협상에서 보았듯이, 향후 진보정당과 좌파의 상대자들이 바로 아래와 같은 사람들이다. 

미리미리 연구하고 준비해야겠다. 이명박이 쇠고기협상이 아니라 '선물'을 주고 온 이유는, 한국 보수파들이 미국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미국이 강한 팀이지만, 구멍이나 헛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에 일하는 한반도 전문 연구원 마이클 오한론 (Michael O'hanlon) 연구원을 어떻게 소개하는지 한번 보도록 하자.  (연구분야, 배경, 교육 등이 소개되어 있다) 

당직자들은 연구원과 다르지만, (분야, 배경, 교육 + 정치 프로젝트 기획서 + 평가서)등을 아래와 같이,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기재해야 한다. 

진보신당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