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돌아다봐야 하는가? 고등학교 교실에서 언어 폭력과 계급 질서가 어떠한 정신적 병리를 낳는지를 보여준다.
1,
정순신 아들이 고교 재학시, 동급생을 괴롭혀, 그 피해학생이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적인 상처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학교측이 정순신 아들을 '강제전학' 조치를 했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전 검사출신 정순신이 대법원까지 항고를 했으나, 결국 패소해, 고등학교측의 '정군 강제 전학 조치'의 정당함을 인정했다.
괴롭힘 범죄를 저지른 정순신의 아들이 그 피해학생과 가족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반성을 해야 했다. 그런데 정순신 전 검사는 사과와 반성 대신, '강제 전학' 조치에 항의해, '법대로 해보자'는 싸움판으로 이끌고 갔고,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법의 역설인가? 인간이 법을 만들어놓고 법의 노예가 된 형국이 바로 정순신의 '대법원 투쟁과 패소'이다.
대법원 판결도 '진정어린 사과, 서면 사과'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2, 윤석열이 경찰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만명 수사 경찰의 수장인 '국가 수사 본부장'에 정순신 전 검사를 임명했다가, 결국 아들과 관련된 법정 투쟁 문제로 자진 사임했다.
문다영기자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사 출신 정순신‥경찰 내부 '탄식'
입력 2023-02-24 20:08 |
앵커
3만 명이 넘는 경찰 수사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 본부장에 검찰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됐습니다.
검사 출신이 경찰 고위직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일선 경찰과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경찰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윤석열 정부 첫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사 출신의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됐습니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등 수사 경찰 3만여 명을 검사 출신 본부장이 이끌게 된 겁니다.
정 본부장은 검찰 재임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등 검찰에서 특수통으로 꼽혔던 인물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석열 대통령과도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했습니다.
경찰청은 이번 인사에 대해 “경험 있는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경찰의 책임수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은 '치안정감'으로, 법령상 경찰청장에도 오를 수 있는 직급입니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경찰 내부망에는 "우려했던 검찰공화국이 됐다"는 비판과 함께 "이런 수치를 수뇌부들은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질타를 쏟아냈습니다.
일부에선 "경찰 출신도 검찰총장에 임명될 날이 오는 거냐"는 냉소 섞인 반응도 내놨습니다.
무엇보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 지휘 없이도 경찰이 스스로 판단해 수사를 끝낼 수 있게 됐는데, 그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옵니다.
[민관기 /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수십년 동안 수사를 해왔고 경찰 지휘부에서도 수사에 정통한 지휘부가 많이 있는데도 검사 출신을 내정함으로 인해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이어 검찰 출신 국가수사본부장이 발탁되면서 경찰 독립성 침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대통령과의 근무 인연이 있는 검찰 출신의 본부장 임명은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일각에서는 특수통으로 알려진 정 본부장이 경찰 수사능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습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뉴스데스크
윤수한기자
정순신 신임 국수본부장 '아들 학폭'에 자진 사퇴
입력 2023-02-25 20:00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국가 수사 본부장으로 임명한 정순신 변호사가 하루 만에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정 변호사 아들의 과거 학교사건에 소송까지 벌이며 개입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었는데요.
전국 경찰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에 검사 출신을 임명하면서 안 그래도 논란이 컸는데,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먼저 윤수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으로 발탁된 정순신 변호사가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했습니다.
아들이 고등학생 시절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지 하루만에 자진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갖고서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를 향해서는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며 "두고두고 반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8년 유명 사립고에 재학 중이던 정 변호사의 아들은 동급생들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욕설을 저질러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 학생은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찰 고위 간부였던 정 변호사 측은 오히려 전학 조치가 과도하다며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1년 가까운 법정 공방 끝에 1·2심과 대법원까지 강제 전학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정 변호사의 아들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대통령실이 정 변호사의 사의를 받아들이면서, 전국 3만여 명의 수사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됐습니다.
경찰청은 "자녀와 관련된 사생활이어서 검증 과정에서 파악하지 못했다"며, 후임자 추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전학 처분 취소 소송' 대법원까지‥"교사도 포기"
입력 2023-02-25 20:03 |
앵커
정순신 변호사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자녀 학교폭력 사건에 "검사로서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찰 고위 간부로 있으면서 아들의 전학 처분을 취소하기 위해, 판사 출신의 연수원 동기를 선임해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갔는데요.
담당 교사마저 반성하지 않는 아이 뒤에는 부모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원 판결문에 드러난 당시 상황을 김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모 군은 고교 1학년 때부터 동급생을 괴롭혔습니다.
"좌파 빨갱이", "제주도에서 온 돼지"라고 놀리며 따돌리고, 피해자를 마주치면 "더러우니까 꺼지라"며 무시했습니다.
또 "검사는 다 뇌물 받고 하는 직업이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며, 검사인 아버지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2학년이 된 직후 학교에 신고했는데, 학교는 정 군에게 '전학 처분'을 내렸습니다.
정 군과 부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한 데 이어, 행정소송까지 냈습니다.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봉사활동과 출석정지 일정을 조정해달라는 가처분도 냈는데, 정작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습니다.
담당 교사가 "학생을 선도하려고 해도 부모가 많이 막고 있다"면서 "부모가 책임 인정을 두려워해 진술서를 전부 코치하고, 아이는 부모를 만나고 오면 다시 바뀐다"고 진술할 정도였습니다.
[정복연/교사 출신 변호사]
"교사가 나와서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라는 진술을 했다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고, 학생 혼자 독단적인 게 아니라 결국 부모가 조장하거나 방임했다는 거죠."
법원마저도 "가장 가벼운 조치인 서면사과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전학 처분 취소' 요구를 기각했습니다.
정 변호사 측은 판사 출신 연수원 동기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재판에 임했지만, 대법원까지 간 재판 결과는 정 변호사 측의 패소였습니다.
정 변호사는 당초 "검사로 아들 사건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소송 비용을 부담하며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데 이어, 아들의 신상까지 알려지면서, 더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뉴스데스크
이정은기자 이
"걸러지지 못해 아쉽다"는 대통령실 - 부실 검증 왜 반복되나?
입력 2023-02-26 20:00
연속재생
앵커
자녀의 학교폭력과 이에 대한 대응이 문제가 되면서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하루 만에 취소된 정순신 변호사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식 해명을 내놨습니다.
검증에서 걸러지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실 검증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데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통령실이 내놓은 공식 입장은 "아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검증에서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입니다."
사실상 검증이 미흡했다는 걸 인정했지만,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이번에 공직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자녀와 관련된 문제이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5년 전 방송 보도까지 된 학교 폭력 사건인데 어떻게 몰랐냐는 질문에, 대통령실은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라며 "익명 보도라 알기 어려웠다"고 해명했습니다.
정순신 변호사가 부실한 답변서를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9월 대통령실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직예비후보자 질문서
' 169가지 질문 가운데 "본인, 배우자나 부모·자식이 관계된 소송이 있는지",
"공직 임용에 이의를 제기할 주체가 있을지"도 묻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관련 소송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직후보자 검증을 담당하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개별 인사검증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는 답만 내놨습니다.
대통령실과 법무부 책임론이 제기된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에는 경찰의 주요 인사여서 경찰 안에서도 검증이 있었다"며 "시스템 문제를 개선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인사 참사의 책임이 있는 한동훈 장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입니다. 검찰 출신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사 검증의 프리패스권이 주어지는 것입니까?"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조국 전 법무장관 임명을 지적하며,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