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교수의 시각과 내용에 대한 비판. 제목 한번 얄궂다 "노동조합은 결코 약자가 아니다". 이 제목과는 반대로 한국에서는 노동조합에 가입도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오히려 노동조합에도 가입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약자이다. 노-노 격차를 줄이는 방식은 "노동조합은 결코 약자가 아니다"는 결코 될 수 없다.
한국 노동운동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 또 위기에 대한 진단들은 97년 이후 수없이 많았다.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주제들이 많다. 그러나 송호근의 진단과 대안은 해법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아 보인다.
1. 송호근은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한 현대차 노조는 옳지 못하다.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다"고 했다. 송호근의 논리는 단견에 불과하다. 100세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장이다. 청년들과 일자리 나누기 핵심은 노동시간이지, 65세로 정년 연장하냐 마느냐가 아니다.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은 모든 직종들의 정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활동 인구가 인구 감소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도입과 이민 정책들을 더 강화해야 한다.
송호근의 노동조합 때리기에 불과한 발상이다.
2. 송호근 "서구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권은 노조와 기업을 모두 때린다 " 이것은 실사구시가 아니다. 영국 노동당, 프랑스 사회당, 캐나다 신민당(NDP)이 노조를 때린다고? 노조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고, 노조로부터 정치인력을 제공받는 관계인데, 정치권이 노조를 때린다는 이야기는 현실과 다르다.
미국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가 AFL_CIO 나 Change To Win 총연맹 노조들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는다. 총연맹 노조들은 Hilton 호텔과 같은 엄청나게 대형 강당을 대여해놓고 후보자들을 불러다 놓고 어떤 친노동조합 정책을 쓸 것인가? 듣기도 한다.
송호근의 서구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은 어떤 국가들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한번 밝혀주면 공부해볼만 하겠다.
오히려 역사적 현실은 영국 쌔처나 미국 레이건 보수 우파 정권이 노동조합을 때리고 깨부수지 않았는가?
3. 대기업 노조들의 비지니스 조합론에 대한 비판들은 여러군데서 쏟아졌다. '사회운동 노동조합' 을 주장하는 노동운동가들도 있고, 노동조합과 정당의 역할 분담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송호근의 주장 "상위 5%가 모범을 보이면 한국 사회가 제대로 갈 수 있다"은 영남 사림파와 같은 시대착오적 도덕군자론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에서 단체협약을 하면 그 결과와 혜택이 기업노조가 아닌 다른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까지 돌아가는가? 이것을 강제하기 위해서는 상위 5%가 도덕군자처럼 양보정신을 발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노-사-정 위원회에서 법률로 강제해야 하는 사항이다. 5인이하 사업장도 많고 5인~20인 사이 회사는 노조 자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곳 노동자들의 권리를 노조 상위 5%가 '양보정신'을 발휘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너무나 너무나 비사회학자적 태도이다.
4. 자동화에 대한 러다이트 운동적 태도를 취하는 송호근. 최고의 기술과 단순육체노동의 결합이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노동 소외라는 것이 송호근의 진단이다. 마치 마르크스 립스틱을 칠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르크스 입술은 아니다. 자동화 방향이 나쁜 것인가? 헨리 포드가 1896년에 최초로 만든 자동차 쿼드리-사이클, 1914년 모델 T 다 일련의 자동화 과정 아니던가? 송호근의 불만은 현대 자동차 노동자들이 장인정신을 갖춘 마스타가 아니라 돈이나 더 받고 비정규직 일자리는 나눠주지 않는 '기계부품'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 할머니들이 겨울 냇가에 나가서 우리들 옷을 얼음을 깨고 깨끗이 손빨래 하는 게 장인정신이라는 사유 방식과 똑같다. 세탁기 버튼 하나만 누르는 단순 육체노동자로 우리 할머니들이 타락해버린 것이다.
자동화, 기계화, 생산성 향상 등을 가져온 이유들은 다양하다. 학교 교육이 발전해서 과학기술들이 급성장해서, 노동자들이 현장 플로어에서 협업을 해서 더 나은 방식들을 계발해서, 또 자본가들이 노동조합을 분쇄하기 위해서 노동력을 감소하고 기계를 써서 단위당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이렇게 해서 경제 활동 양식들이나 방법들이 진화해오고 발전해오지 않았나? 이러한 기계화, 자동화를 비난하는게 시대정신은 아니며, 더군나다 사회학자가 주창할 내용은 아니다.
5. 이종태 기자님에게/
혹시 이명박 정부를 칭송한 경험이 있는 송호근 교수가 왜 느닷없이 울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운동을 걱정하게 되었는지 혹시 인터뷰해보셨나요?
비정규직 뱃지 월급 격차 "왼쪽 바퀴 조립하는 비정규직, 오른쪽 바퀴 조립하는 정규직 임금 격차" "신분 격차" "옷 차림새 격차"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송호근 교수의 책 목적이 진짜 한국 노동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귀족노조화 되고 있는 현대 자동차 노조를 내적 관점에서 비판한 것인가요?
오히려 정치적 학문적 성과가 있으려면, 현대 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의 정당 투표 성향과 '임금 크기'와의 상관관계, 이런 게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전 촛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한국의 파업능력이 있는 조합 숫자는 정해져 있습니다. 노동 쟁투 숫자가 한국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 숫자는 OECD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 숫자 자체는 적습니다. 왜냐하면 아예 파업 조차도 못하는 노조가 한국에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아무리 사회운동적 노동조합론을 많이 거론해도, 노조는 실리주의적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게 송호근 교수가 말하는 서구 민주주의 사회의 기초적인 일상 생활의 모습입니다.
전 한국 연구자들의 이중적 행태와 잣대를 비판하고 싶습니다. 왜 유럽 노동자들이 그리스, 프랑스 산 와인 마시면 그게 삶의 질이 높고, 덴마크 스타일이고 네덜란드 스타일이라고 찬양하고, 부러워하면서, 이와는 반대로 현대 자동차 노동자들 중에 골프치러 가는 사람 있으면, "개 잡려 귀족 노조 새끼들이네"라고 비아냥대나요?
노동조합원들이 다 정치적 혁명 분자가 되어야 합니까?
정치 정당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노동조합이 해야 할 역할들이 어느 정도 나뉘어져 있을 필요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단일한 정치단체가 아닙니다. 80년대는 그런 경우도 있었고, 그럴 필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우리가 과도하게 노동조합에 '전위적, 정치 혁명적 요소'를 가미해야 합니까?
6.
현대 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잔업 특근을 위해서 '물량을 자기 회사로, 자기 라인으로 댕겨온다' 현실일 것이다.
사회학에서 어떤 사회적 현상을 설명할 때는, 행위 (동기) 이론이 있고, 구조와 체계를 다루는 '체계 이론'이 있다. 한국과 송호근이 말하는 서구민주주의 사회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왜 현대 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잔업하고 특근하겠는가?
상가 빌딩 구입하고 부동산 투기를 위한 것인가?
대부분 자녀들 학원비, 대학 등록금, 또 자녀들의 주택 구입을 위한 저축 등일 것이다.
잔업.특근이라는 노동시간을 두고, 시간당 단위 임금 격차를 둬서 노-노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사회적 체계와 법률을 뜯어 고쳐야 한다.
잔업이나 특근의 행위 동기가 무엇인가를 설명하지 않고, 한국적 사교육비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 자체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송호근의 주장 "현대 자동차 정규직은 스크루지이다"는 큰 정치적 사회적 함의가 없다. 그냥 비난에 불과하다.
참고기사: http://m.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8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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