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과 김영삼의 합의로, 전두환과 노태우는 1997년 12월 20일 사면되었다. 이러한 두 김 대통령의 판단은 역사적 오류다. 1945년 일본제국주의 잔재청산에 실패한 한국 정치사의 오욕을 되풀이했고, 한국 정치사에서 민주당의 뿌리깊은 문제점들이 드러난 사건이다.
1995년 12월 2일 그 유명한 전두환 연희동 골목 성명을 보라. 조폭 두목처럼 나와서 뻔뻔하게 '니들이 뭔데 나를 잡아가. 나를 잡아가려면 김영삼이도 잡아가라'고 선언하지 않았던가? 전두환 논리는 이것이었다. "전두환이 국가 헌정질서를 깬 범죄자라면, 전두환과 노태우와 야합했던 김영삼 당신도 응분의 책임을 져라"
전두환과 노태우에 대한 사면 결정은 김대중 대통령만 한 게 아니라, 김영삼도 처음부터 이런 구속-> 실형선고 -> 사면 시나리오를 구상했었다. 19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의 압승을 위해 전두환-노태우 구속 카드를 정치승부수로 던졌던 것이다.
전두환-노태우 1212 군사쿠데타 반란 수괴자들과 518 광주학살자에 대한 사면은 결국 12월 2일 전두환 골목성명을 인정해준 꼴이다. 김영삼은 1990년 노태우와 3당 합당을 했고, 1992년 민주자유당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김대중 역시 노태우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은 적이 있다.
다시 전두환 골목 성명을 읽어보자 " 제가 국가의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라면 이러한 내란 세력과 야합해 온 김 대통령 자신도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2019년 3월 11일, 지금도 전두환은 가장 건강하게 멀쩡하게 살아남아서 골프를 즐기러 다니고, 그 부인 이순자는 "전두환이 한국 정치사에서 대통령도 직접 국민들이 뽑게 만들어준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칭송하고 다닌다.
박근혜 사면 주장은 다음 총선까지 줄기차게 자유한국당과 수구보수 시민사회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한번 잘못된 정치판단을 내린 김대중 김영산 전 대통령의 업보가 2019년~2020년 다시 재현될 것이다.
연관 글 -> https://bit.ly/386oKkm
[전두환,노태우사면]구속에서 사면까지[박준우]
앵커: 권재홍,박나림 기사입력 1997-12-20 최종수정 1997-12-20
● 앵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구속 수감된 지 2년1개월여 만에 풀려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노태우 씨 비자금 사건으로 시작됐다가 결국 12.12와 5.18 사건에 대한 사법적인 책임으로 두 사람 모두 교도소 독방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 박계동 의원 폭로(95년 10월): 1백억 원짜리 수표 40장으로 인출되어 당일 즉시 동화은행, 신한은행 등 각 시중 은행에 40개 계좌에 일제히 동시 분산 예치되었던 것입니다.
● 기자: 폭로 나흘 뒤 이현우 前청와대 경호실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비자금 수사가 급진전됐습니다.
노태우 씨에게 돈을 건넨 30대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소환됐고, 노태우 씨도 2천6백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끝내 구속됐습니다.
● 노태우씨 전격 수감(95년11월16일): 불신, 그리고 갈등 이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가겠습니다.
● 기자: 수천억 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김영삼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 지시로 12.12와 5.18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정치권에서 논의됐고, 검찰은 기소 유예와 공소권 없음 결정을 뒤집어 서둘러 단죄에 나섰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 전두환씨 골목 성명(95년12월2일): 제가 국가의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라면 이러한 내란 세력과 야합해 온 김 대통령 자신도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 기자: 골목길 성명을 발표하고 합천으로 내려갔던 전두환 씨는 다음날 새벽 서울로 압송됐고, 반란과 수괴와 내란 등의 혐의로 안양 교도소에 구속 수감됐습니다.
정호용, 장세동씨 등 신군부 핵심 16명도 잇따라 구속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전두환 씨에게 사형, 노태우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지만, 두 사람은 2심에서 각각 무기와 징역 17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도 2심 형량이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올 들어 선거바람과 함께 전, 노 씨의 사면이 자주 거론됐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오늘 두 사람의 특별사면이 결정됐습니다.
MBC뉴스 박준우입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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