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맞짱을 뜨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자기를 '스트롱맨'이라 자처했던 홍준표가 갑자기 '약한 지푸라기 남자'가 되었다.
4월 4일 손석희 앵커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인터뷰했다. 홍준표는 MBC 시선집중 인터뷰 때부터 손석희 앵커를 동네 후배로 여기는 태도로 일관했다. 때론 대중정치가로서 '친밀도'를 보여줬다. 분명 장점이다. 이런 친밀도가 도가 지나치면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망나니 수컷들의 힘자랑으로 끝날 수 있다.
손석희 홍준표 인터뷰에서 공사 구별 못한 것보다 더 큰 문제점은, 홍준표가 손석희에게 너무 의존해버렸다는 사실이다. 홍준표의 속내는 '석희야 너무 아픈데 찌르지 말고, 무자격 후보 이런 약한 곳은 물어보지 말아달라'였다. "오랫만에 만났는데 편안하게 이야기나 하자"는 식이었다. 공적으로 홍준표가 손석희 앵커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점도 문제지만, 질문자와 대답자로서 '공평한 대화'가 아니라 홍준표가 일방적으로 손석희에게 안겨버리고 '부비부비'를 해버렸다는 게 더 큰 문제점이다.
홍준표가 손석희 앵커에게 보여준 '정치적 어리광'이 보여준 것이 무엇인가?
첫번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대선 전략과 방향타가 부재함을 보여줬다.이번 홍준표가 손석희에게 안기고 어리광을 부려야만 했던 속 사정이다.
두번째 자유한국당 내부 친박으로 대표되는 구세력에 대한 혁신 계획이 부재하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친박세력 제거와 청소를 해야만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 다시 손잡겠다고 유승민 후보가 명료하게 밝혔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홍준표는 내놓지 못했다.
세번째 현재 홍준표는 대략 9~11%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더 이상 확장력을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탄핵과 파면 이후에 나타난 여론조사에서도 한국의 보수층 결집도는 대략 23~25%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보수 혁신'을 선도하지 않으면, 이러한 25% 유권자들 중에서 상당수가 대선 투표장에 가지 않고 기권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나서 세가지 갈래로 이 보수 핵심 유권자들은 각각 찢어줄 수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유승민,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에 투표할 것이다.
네번째 홍준표는 지지율이 7 %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후보 사퇴나 안철수나 유승민과의 통합은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홍준표가 만약 대선 경주에서 탈락하게 되면, 성완종 리스트 재판(대법원)에서도 불리하기 때문이다.
(홍준표가 손석희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작가가 써준 질문을 읽지 말라고 하자, 손석희 앵커가 썩은 미소를 날렸다. 이런 건 처음 본다)
(홍준표는 손가락질까지 해가면서 두 살 나이가 적은 손석희 앵커에게 지분거렸다. 한국의 불안한 보수당의 심정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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