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조사에 대해서 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1) 2030세대 실제 86세대 부모와 다른가? - 조부모 세대와 부모세대 갈등보다, 86세대 부모세대와 갈등이 더 적다고 본다.
2) 86세대라고 해서 다 대졸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엄밀한 조사는 다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5060세대와 2030세대는 오히려 공통점들이 많다. 정치적 투표 성향이 그렇게 큰 격차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2030 남성투표와 2030 여성 투표의 차이점은 2022년 대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많이 났지만, 2024년 총선에서는 줄어들었다.
아직도 변화 요소가 많다.
두 세대간의 특질은, 자본주의 브랜드, 학교 브랜드에 오히려 민감한 소비세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으로는 군부독재가 아니라, 민간 대통령, 리버럴 정부체제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5060세대의 군사독재 경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30년간 군부문화)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는, 절차적 민주주의 게임 규칙들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2030 세대가 '중도층' 비중이 높고, 보수성향이 약간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부모 세대에 비해 얼마나 질적으로 달라졌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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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우린 86세대 부모와 달라"...4050보다 '보수 성향' 지수 높았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본지 기획
[한국 2030 리포트] [1]
계엄·탄핵 관련 견해도 온도차
양승식 기자
김승재 기자
입력 2025.03.05. 00:57
본지는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청년 4명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뮤지컬 배우 차강석(35)씨, ‘탄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청년들’ 대표 권예영(27)씨, 대학생 박준영(24)씨, 영어 강사 전은영(32)씨. /고운호 기자
본지는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청년 4명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뮤지컬 배우 차강석(35)씨, ‘탄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청년들’ 대표 권예영(27)씨, 대학생 박준영(24)씨, 영어 강사 전은영(32)씨. /고운호 기자
대학생 박준영(24)씨는 2023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86세대’인 아버지와는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이 달라 자주 부딪쳤다. 진보 성향인 부모는 생각이 다른 아들에게 “네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꾸짖었다고 한다.
작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놓고 박씨는 부모와 크게 충돌했다. 부모는 탄핵 반대 세력을 싸잡아 비난했고, ‘반탄 집회’에 참석하던 박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집을 나왔다고 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본지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실시한 정치 인식 조사 결과, 2030세대의 보수화 현상이 확인됐다. 박씨도 그런 2030세대 중 한 명이다. 국가미래전략원은 2030세대가 부모뻘인 86세대가 보이는 이념적 진보성과 대비되는 이념적 보수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정치 인식 조사에서 20대와 30대의 이념 성향 지수는 각각 5.04점과 5.24점이었다. 10점에 가까워질수록 보수 성향이 더욱 강하다는 뜻으로 40대가 4.83점, 50대 4.72점인 것과 대비됐다.
그래픽=김성규
2030세대는 현재의 정치 체제에도 부정적이었다. 20대의 33%, 30대의 32%만이 현재 한국 정치 체제가 민주적이라고 답했다. 40대는 43%, 50대는 44%가 한국 정치 체제는 민주적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것이다.
2030세대에서 반중(反中) 성향도 두드러졌다. 이들의 70%가량이 중국을 ‘적대·경계' 대상이라고 답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70대 이상(50%)보다도 반중 의식이 강했다.
2030의 보수화 경향은 최근 몇 년 새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의 2020년 1월 조사에서 본인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20대는 18%였는데, 올해 1월 조사에서는 28%로 10%포인트 증가했다. 30대 보수 역시 20%에서 33%로 13%포인트 늘었다.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정치적 의미에서 특정 세대가 주목받게 된 것은 ’86세대' 이후 사실상 처음”이라며 “86세대가 이념 지향적이고 진보적이라면 현 2030세대는 보수화라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2030세대, 현 정치체제 만족도 가장 낮고 선거 불신은 높아
[105 창간기획]
한국 2030 리포트 정치·사회 인식 조사
양승식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25.03.05. 01:17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본지는 2030세대의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인식을 공동 조사·분석했다. 그 결과, 20·30대와 40·50대의 차이가 특히 컸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2030세대는 86세대가 주도하는 현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86세대 자체에 대한 반감도 보였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은 “2030세대는 이념적으로 보수화됐다”며 “이는 86세대 대다수가 포함된 50대의 이념적 진보성과 대비된다”고 분석했다.
①2030, 남성이 더 보수화
20·30대의 보수화는 지표로 확인됐다. 20대와 30대의 27%는 자신을 보수라고 답한 반면, ‘진보’라는 응답은 각각 24%, 21%였다. 2030세대의 보수화는 남녀를 구분하면 더욱 뚜렷이 드러났다. 강한 보수 성향을 10점으로 했을 때 20대 남성의 점수는 5.42, 30대 남성은 5.33이었다. 20·30대가 보수화되면서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세대(5점 이하)는 40·50대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와 같이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대답한 집단은 20대 여성(4.64)이 유일했다.
김한나 진주교대 교수는 “거시적 원인은 취업과 경제적 고통 때문”이라며 “이전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정책이 2030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잘 맞지 않고, 괴리감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문 정부가 시행했던 정책은 세금은 더 내야 하고 당장 청년층에게 돌아오는 게 없었다는 것이다.
②현 정치 체제 만족도 낮아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20대와 30대는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제도보다 낫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낮았다. 20대의 67%, 30대의 64%가 민주주의의 우월성에 동의했는데 40대(72%)와 50대(77%)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20·30대는 현 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내놨다. 10점 만점으로 평가했을 때 20대의 만족도는 4.76, 30대는 4.74였다. 50대는 5.15로 상대적으로 현 체제 만족도가 높았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연구진은 “2030세대는 현재 민주주의에 대해 다른 연령대, 특히 4050세대와 비교했을 때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성예진 성균관대 좋은민주주의연구센터 연구원은 “청년들은 개인이 노력해서 성공하는 건 가능하다고 보는데,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심이나 회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치 체제를 비롯해, 경제를 운영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성 연구원은 “개인이 노력하면 잘될 수 있다는 믿음 자체는 있는데, 공동체가 날 도와줄 것이라고까지는 생각 못 한다는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각자도생만이 답이다’라는 인식으로 흐르게 될 수 있다”고 했다.
③86세대에 가장 부정적
2030세대의 보수화는 86세대에 대한 반감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 운동 세대(86세대)‘에 대한 호감도(100점 만점)를 연령대별로 측정했더니 20대가 45.9점, 30대는 45.3점으로 나타났다. 40대 49.1점, 50대 53.4점, 60대 46.6점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특히 20·30대 남성의 86세대 호감도는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은 39.4, 30대 남성은 40.9점이었다. 김인균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연구원은 “2030세대가 민주화 운동 경력으로 정치권에 진입해 수십 년간 요직을 차지한 86세대를 ‘기득권’으로 간주하면서 그 세대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된 것 같다”며 “민주주의, 민주화를 내세웠지만 86세대가 가장 큰 수혜를 입고 그것이 유지되는 것에 부정적인 것”이라고 했다.
④2030 절반 “선거 불공정”
2030세대의 절반가량은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던 22대 총선, 윤 대통령이 당선됐던 20대 대선 모두 ‘공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작년 4월 치러진 22대 총선의 경우 20대의 45%, 30대는 과반인 51%가 불공정했다고 했다. 총선이 가장 공정했다고 답한 연령은 50대로, 70%가 공정했다고 밝혔다. 30대는 70대 이상(46%)보다도 선거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했다.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역시 유사했다. 20대의 49%, 30대의 50%가 대선이 불공정했다고 답했는데, 50대(33%)보다 20%p가량 높은 수치다.
김인균 연구원은 “2030세대는 공정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선관위의 선거 관리도 문제지만, 선관위의 채용 부정 문제 등이 선거에 대한 공정성 의심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⑤헌재·선관위에 대한 신뢰도 낮아
최근 비상계엄·탄핵을 계기로 주목받게 된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2030세대 신뢰도는 대체로 낮았다. 헌재에 대한 신뢰도는 20대 44점(100점 만점), 30대 45점으로 전 세대 평균인 48점보다 낮았다. 선관위 신뢰도 역시 20·30대 모두 42점으로 평균(45점) 미만이었다.
[이렇게 조사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공동으로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지난달 25~26일 전국 남녀 1546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는 남성 806명, 여성 740명이며 연령별로는 18~29세 14%, 30대 15%, 40대 18%, 50대 20%, 60대 19%, 70세 이상 14%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청년세대 연구팀은 강원택 서울대 교수, 김한나 진주교대 교수, 김지혜 서강대 교수, 성예진 성균관대 연구원, 김인균 성균관대 연구원으로 구성됐다.
2030, '86' 이후 정치적 주목받는 첫 세대… "우릴 왜 극우로 모나"
[105 창간기획]
한국 2030 리포트 '탄핵 반대' 청년 4人
김상윤 기자
김도연 기자
입력 2025.03.05. 01:18
업데이트 2025.03.0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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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선 응원봉을 들고 참석한 2030세대가 주목을 받았다. 그렇지만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자, 이번엔 또 다른 2030들이 ‘탄핵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일각에선 ‘극우 세력’이라고 하지만,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치 집단화하고 있음이 각종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왜, 어떻게 이런 성향을 갖게 됐을까.
본지는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청년 4명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박준영(24)씨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주도했고, 권예영(27)씨는 ‘탄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청년들’ 대표다. 전은영(32)씨는 부산에서 살며 반탄 집회에 나서는 영어 강사, 차강석(35)씨는 뮤지컬 배우다.
◇나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나
박준영(이하 박)=부모님과 집에서 토론을 많이 했는데, 생각이 반대되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백신 문제에 대해 부모님은 “정부가 맞으라고 하면 5번이든 6번이든 맞아야 한다”고 했고, 나는 “개인 판단이자 자유고 국가가 강요할 수 없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때 부모님이 “정부 때문”이라고 했는데 동의할 수 없었다. 부모님이 내게 “배운 게 없어서 그렇다”고 꾸짖어 화가 많이 났다.
권예영(이하 권)=계엄 사태 전까지 현실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국회의원 이름도 잘 몰랐다. 다만 정치가 어떠한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인가에는 관심이 많았다. (2017년 대선 때) 민주당이 말하는 가치가 더 좋아 보여서 문재인을 찍었다. 그렇지만 공부할수록 문재인 정부의 가치관에 동의할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코로나 시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자유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가 됐다.
전은영(이하 전)=합성 사진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를 당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 퍼진 내 사진을 지우느라 의도치 않게 커뮤니티를 통해 정치를 접했다. 인터넷에서 성별 할당제, 여성 주거 지원 같은 차별적 정책이 아니라 여성 징병, 남녀 육아휴직 의무화 같은 정책으로 대신하고자 사람들을 설득하곤 했다.
차강석(이하 차)=2016년 탄핵 시위 때 촛불을 들러 갔다. 청년들이 단상에 올라 릴레이 연설을 하는 걸 보고 깨어 있다고 느꼈고, ‘하야’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근데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토론회에서 주적관에 대해 모호하게 말하는 걸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군대를 갔다 온 사람으로서 용납할 수가 없었다.
◇계엄을 바라보는 시각
권=난 처음에는 비상계엄을 반대했다. 국민적 충격이 너무 큰 방법을 택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의대 증원도 동의하지 않아서 계엄에 대한 반감이 컸다. 그런데 입법·행정·사법 마비나 야당의 검사·감사원장 탄핵이라든지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을 되돌아보면서 대통령만의 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야당이 대통령실, 검경 활동비를 0원으로 만들지 않았나. 대통령이 최고 권력자인데 내란을 일으킬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이게 뭐가 잘못됐다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됐다.
박=(계엄 해제 이후 발표한) 담화 내용을 계엄 선포 전에 ‘지금 이런 상황이다’라고 발표해도 좋았을 것 같긴 하다.
전=그러면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지 않았을까. 그 대신 계엄 선포하면서 전공의 처단 같은 말은 안 쓰고, 부정 선거에 대해 말했다면 어땠을까.
◇가족, 친구들 관계
박=가족은 강성 탄핵 찬성이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 탄핵을 찬성한다는 식으로 연기를 했다. 안 그러면 내가 힘드니까. 여의도 탄핵 찬성 집회에 같이 가자 할 때는 “공부하느라 바쁘다”고 둘러댔다. 그러다 서부지법 사태 때 부모님이 “거기 모인 애들, 다 바보고 신천지다”라고 해서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 집을 나와 있다.
전=우리 부모님도 옛날 계엄 이미지가 너무 각인돼 있다 보니 더 알아보려고 하지 않으신다. 정치 성향이 대물림되는 경우도 많지만, 강압적 우파 부모의 자녀가 좌파가 되고 반대로 강압적 좌파 부모의 자녀는 우파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차=주변 사람과 맺은 관계가 생각보다 많이 망가졌다. 동료 배우들이 인스타그램 팔로를 끊고 차단하기도 하고. 200~300명은 되는 것 같다. 또 진행 중이던 작품에서 다 하차했고, 직장에서도 잘렸다. 지금은 마음 정리가 다 됐다. 그 사람들 결정도 이해한다.
권=보수 성향인 걸 드러내서 좋았던 일보다 나빴던 일이 훨씬 많다. 내 이름이 기독교 이름이라며 ‘기독 극우 세력’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개명까지 생각했다. 인종주의나 파시즘을 내세운 것도 아닌데 극우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서부지법 사태에 대한 시각
박=그날 서부지법 앞에 있었다. 그때 ‘폭력 시위로 가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고, 밤 11시쯤 돌아갔다. (난동 사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 중 극소수인 수십 명이 (법원에) 들어갔는데, 마치 모든 사람이 그런 것처럼 말하는 건 화가 난다.
전=1%의 미친 사람이 없는 집단은 없지 않은가. 그렇게 다 싸잡으면 안 된다. 백골단이라는 게 출범했을 때도 탄핵 반대 측에서 선을 그었다.
차=감정적으로 치우쳤고 너무 격했다고 생각한다. 공공 기물을 파손한 건 잘못이다. 그렇지만 새벽 3시에 15자짜리 영장 발부 사유를 내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권=그러한 분노 표출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의 분노가 왜 극에 달했는지도 조명해주면 좋겠다.
◇탄핵 찬성 청년에게 말하고 싶다
권=주위에 윤 대통령에게 반감이 큰 사람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민주당이 사당화됐고, 종전 진보 가치는 다 상실한 채로 종북적이고, 중국에 친화적이다’라는 배경을 설명해 주면 어느 정도 이해하더라.
전=정치로 풀어야 할 사람들이 정치적 담론을 아예 거부했다. (윤 대통령 국회 연설 때) 회의장에 안 들어오고, 고개를 돌리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정치와 계엄 두 가지 방법이 다 안 된다면 뭐가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권=탄핵 찬성파를 보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반감이 되게 크다. 모든 의혹은 당연히 풀어야 하는 게 맞는데, 그건 국가적 위기를 넘긴 다음에 해결할 문제라고 하고 싶다.
◇중국에 반감, 일본엔 호감
전=중국이 우리나라 체제를 뒤흔들고 내정 간섭을 하는 걸 보면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느꼈다. 중국인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중국과 맺은 관계에 선을 그어야 할 때가 아닌가.
박=중국 사람들이 한국을 소국으로 보는 사고방식이 싫다. 또 홍콩이 먹히는 걸 보면서 위협을 느꼈다. 중국 간첩들은 우리나라 기술을 팔아넘기려 한다. 일본은 우리 국권을 찬탈하고 지배했지만, 100년 가까이 흘렀고 이제는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북한과 맞서려면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
차=일본은 과거 침략의 역사가 있고 우리나라에 아직 반일 감정이 남아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유’라는 개념을 공유하고, 함께 가야 할 이웃 나라라고 생각한다.
박=중국은 홍콩과 대만을 전쟁 없이 먹어왔다. 중국 친화적 문화를 설파하고, 친중 의원들을 넣고, 자국민을 줄이고 중국인을 늘리는 식이었다.
◇ 청년들은 결국 진로 걱정
박=지금까지 전공(공학) 공부에 치여 살았는데, 일상으로 돌아가면 경제학이라든지 정치학, 역사학도 공부해 보고 싶다. 사실 진로 문제 때문에 전부터 방황하고 있었다. 취업하기 바쁘니 정치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정치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게 청년 세대의 문제다.
권=그래도 이번 정국을 기점으로 자기 진로, 결혼 등에만 관심 갖던 청년들의 관점이 바뀌었을 것 같다. 나의 미래와 더불어 국가의 미래까지 고민하면서 진로도 많이 변할 것 같고. 새로운 청년층이 형성되지 않을까.
전=정치관을 밝힌 것 때문에 밥그릇이 없어지든 말든 간에 지금은 우리나라가 홍콩 꼴이 나지 않게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결혼하고 싶은데 집 살 돈이 없는 게 고민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