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또 한번의 기대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정몽규 돈의 논리에 축구인들과 축구선수들이 항복해버렸다.
고려대 축구인맥의 경직성과 독점 문제점. 그 한 사례.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후, 홍명보가 TV 토론회에 출연했다. 히딩크 감독에 대한 평가와 향후 한국 축구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리였다. 홍명보 발언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사회자가 '히딩크 감독이 과거 감독들과 다른 점, 훈련과 작전은 무엇이었는가? 어떤 점이 새로왔는가?'라는 요지였다. 그런데 홍명보가 하는 말이, 별로 새로울 것은 없었다, 우리가 과거에 다 했던 것들이라고 답변했다.
그 발언을 듣고 '아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했다. 홍명보 답변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히딩크 감독이 아니었다면,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등은 뽑히지 않았을 것이다. 안정환과 같은 스타 선수들을 히딩크가 심리적으로 장악했고, 안정환도 차후에 히딩크 감독이 얼마나 영리하고 탁월했는지를 칭찬했다.
2002년 홍명보의 태도와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깝깝함과 답답함이 몰려왔던 기억이 있다.
20년이 넘게 변했는데도, 한국 축구협회는 변화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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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85% ‘몰표’…본인도 놀란 ‘낙승’
입력 : 2025.02.26 20:45 수정 : 2025.02.26 20:49황민국 기자
축구협회장 ‘당선’…공약 이행·문체부 리스크 해소 숙제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63)이 4년 더 축구 대통령을 맡는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156표를 얻어 당선됐다.
정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총 유효투표(182표)의 절반을 훌쩍 넘긴 156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됐다. 유효투표의 85.7%를 가져갔다. ‘50%+1표’를 노렸던 정 회장도 놀랄 만한 수치였다.
정 회장의 리더십은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비판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불투명한 축구 행정 등으로 정부가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축구협회에 요구하면서 축구계 정권 교체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정 회장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안착과 1~7부 승강 시스템의 완성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축구인들 사이에선 다른 두 후보 신문선과 허정무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반응도 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한국대학축구연맹 등 선거와 달리 개혁 혹은 혁명을 기대할 만한 신선함을 주는 인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신 후보와 허 후보는 각각 11표와 15표를 받는 데 그쳤다.
정 회장은 당선증을 받은 이날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축구협회를 더 이끈다. 2013년 1월 제52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경선을 거쳐 처음 당선된 그는 2016년과 2021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 차례 더 연임해 최장 16년간 축구협회를 이끈 정몽준(1993~2009년)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당선 직후 결선까지 갔던 2013년 첫 선거를 떠올리면서 “역전승(1차 7표로 2위·2차 15표로 1위)으로 웃었던 그때도 짜릿했지만, 이번엔 모든 축구인들이 참여하는 축제였다. 앞으로 모든 축구인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공약들부터 차근차근 소화하겠다는 플랜을 제시했다. 올해에만 예산 940억여원이 투입되는 축구종합센터 완공이 첫 시작이다. 정 회장은 축구종합센터에 사재 5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프로리그인 K리그1, K리그2(2부)와 세미프로 K3·K4리그, 아마추어 K5·K6·K7리그 간 장벽을 허무는 디비전 시스템 구축과 2031년 아시안컵, 2035년 여자 월드컵 유치도 축구인들에게 약속한 사항들이다.
다만 축구협회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정 회장이 정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문체부가 지난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요구한 중징계에 대한 본안소송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문체부는 정 회장이 최대 주주인 HDC그룹과 축구협회의 유착 의혹에 대한 감사도 벌이고 있다. 정 회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임기를 순탄하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는 정 회장의 당선과 관련해 중징계 요구 처분에 관한 법원의 항소심 결정에 나오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법원이 항소를 받아들이면 바로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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