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140보 #동일방직 #노동운동 #이총각 #사료한장
동일방직의 작업장에는 "1분에 140보"라는 문구가 표어처럼 붙어있었다. 성인의 일반 보행속도는 110걸음 정도이다. 여성노동자가 대부분이었던 동일방직의 작업장에서 그녀들은 기계 사이를 속보로 오가며 실을 잇는 작업을 했다. 한 명이 열대가 넘는 기계를 맡다보니 그 사이를 날아다니듯 했다.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은 생산부장이 내뱉는 굴욕같은 채근을 들어야 했다.
1분에 140보. 노동자들은 기계속도에 맞추어 12시간 이상을 거의 쉬지 않고 기계처럼 일했다.
“가난이 내 탓이고, 부모 잘못 만난 탓인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노동조합을 알면서 이것이 내 탓도 아니고 부모 탓도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그때부터 노동조합에 반 미쳤죠. 인간답게 사는 것이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것은 노동조합 밖에 없다는 거죠”
이총각은 노동조합 집행부를 맡으면서 노동운동도 일만큼 열심히 하자 가족들은 “너는 노조에 미친 것 같다”고 했다.
1분에 160보로 기계 속도를 뛰어 넘을 정도로 일에 “미쳤던” 그녀는 어용노조 집행부를 물리치고 민주노조를 세우기 위한 길고 긴 싸움을 했다.
1978년 2월부터 시작해 1981년에 중순에 정리가 된 이 싸움의 끝에 이총각이 만난 것은 각 공장에 뿌려진 블랙리스트였다.
<오픈아카이브에서 더 보기>
✅사료콘텐츠 <1분에 140보>
https://archives.kdemo.or.kr/contents/view/152
✅블랙리스트에 의한 부당해고 등 노동자 탄압사례
https://archives.kdemo.or.kr/isad/view/00098289
🗣이총각 구술(2018년/ 인천 남동구 청솔의 집)
https://archives.kdemo.or.kr/oral-archives/view/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