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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2008

생태 - 반자본주의 운동, 노동조합내 노동자의 직접 참여정치 강조 (1980-1986년 독일 녹색당 사례)-

by 원시 2021. 9. 4.

<p data-ke-size="size16"></p>2008.03.04 03:04
[원탁평가 3] 생태 - 반자본주의 운동, 노동조합내 노동자의 직접 참여정치 강조 (1980-1986년 독일 녹색당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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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08년 독일 녹색당보다는, 70년대 말, 80년대 말까지의 녹색당의 정치활동이, 우리가 새로운 진보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유의미한 참고 자료들을 제시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있어서, 노동= 평등, 생태=환경보전이라는 단순 이분법이 아니라, 노동과 생태, 평등과 생태적 가치들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우선 초점에 더 맞춰야 할 것이다. 지금 당연히, 새로운 진보정당은 살벌한 약육강식을 강요하는 이명박식 자본주의 “자본주의에 친절한 명바귀 정부 business-friendly government)”를 비판해야 하고, 정치 제 1 과제로 삼아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역시 선결과제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생태라는 가치는, 자기 지역에서 ‘푸른진보’ 공동체 (주거, 먹거리, 어린이, 노인, 여성 등 삶의 질 고양 및 직접 참여 등) 운동을 내걸고 있는 생태주의 운동은 어떠한 방향성을 띠어야 하는가?  그것이 새로운 진보정당에서 ‘생태’라는 가치를 내걸 때,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하나의 역사적 참고자료로, 1980년대 독일 녹색당의 정치활동 내용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물론 한국은 독일과 다르다. 한국 정치 지형과 다른 점은, 첫번째로, 한국은 97년 이후, 노골적이고 살벌한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사회복지 안전망을 갖추지 않은 채, 정비하기도 전에,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를 수용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 좌파들은, 이중 삼중 부담을 지고 있다. 보수 정당과, 언론등은 사회복지체제를 비효율성과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몰아간다. 진보신당 연대회의, 새로운 좌파운동은, 그렇다면 사회복지 체제 구축의 정치화와, 반자본주의적인 생태 가치들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접목시킬 것인가? 독일의 녹색당의 우경화, 사민주의의 관료화를 방지할 수 있을까? 고민의 주제이다

독일 녹색당은 환경/생태의 주제들을 자본주의 비판이라는 관점에서 발전시키고자 했다. 그래서 생태-맑스주의자라고 명명되기도 했다. 반면 프랑스 Les Verts 는 생태문제가 다른 사회문제의 기본이라는 입장에서, 비-맑스주의적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흐름들은 한국에서, 불교, 도교에 근거한 생태주의 운동, 생활운동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초기 독일 녹색당의 정치 강령들과 정책들을 보면, 반 자본주의적 노선과 노동자 및 노동조합과의 연대 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전반핵 평화라는 주제도, 녹색당이 사회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이었고 일관되었다. 한국의 미군기지 토양 오염 문제는 심각한데, 반미라는 관점 더하기 생태오염과 파괴라는 관점 역시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설해야 한다.

1983년 독일 의회 진출, 5.3%로 27석 확보했다. 이는 기존 독일 사민당이 NATO 미사일 기지 건설 등에서 오락가락 입장을 보인 탓에 유권자들이 실망하고, 녹색당의 일관된 반대 운동, 반핵, 평화, 여권운동. 의회정치 비판. 신사회운동의 기수로서 입지 구축도 한 몫했다.

독일에서 녹색당 창립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기존 전통적인 사민당의 보수적인 사회주의 탓이 크고, 관료주의적인 정당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1980년대 초기 독일 녹색당은 사민당에 비해서 더 반자본주의적이었고, 또한 직접 민주주의적인 경향과 시민의 직접행동을 장려하는 공화주의적 성질을 띠었다. 따라서, 한국과의 정치 지형과 한국좌파들이 직면한 정치 과제는, 1980년대 독일이나 2008년 독일과는 상당히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진보신당 연대회의)은 97년 이후 형성된 한국자본주의의 극랄한 공격성을 방어하면서, 노동자들을 정치적 주체로 만들면서, 동시에, 대안적인 삶의 양식들을 지역, 일터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1980년에서 1986년 사이 독일 녹색당의 반 자본주의적 성격과, 정통적인 사회민주주의자들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 활동은 우리가 귀 기울여 참고할 만하다.

1980년 Federal Program 독일 녹색당 “경제와 노동” 편

기본인식: 자본이 권력을 거머쥐고 있다. 자본측이 강조하는 경제성장, 경쟁력 증대, 이윤추구는 생태 균형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자본주도 체제하에서는 인간노동은 소외되고 비인간적으로 변질된다. 이러한 자본주도 경제성장, 경쟁력 증대, 이윤추구는 물리적인 자연을 낭비하고 파괴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다 기술혁신과 발달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나 행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본의 이윤추구에 복무한다.

그런데, 사회민주주의 정당을 비롯한 기존 정치정당들은 이러한 자본주도의 경제성장, 경쟁 가속화 전쟁, 이윤추구 등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균형의 파괴를 막지 못한다. 오히려, 그 체제를 유지하고 보존하는데 복무하고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자본주의 비판은 이러한 사회적 균형 파괴를 바꾸는 급진적인 정치적 행동들과 결합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적인 맑스주의자들의 자본주의 비판과 1980년 독일 녹색당 창립자 들의 생각은 유사하다.

또한 녹색당은 자본주의 광고산업을 비판한다. 광고산업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해주는 고리인데, 광고산업이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교묘히 이용하고 현혹해서 양적인 소비경제를 조장하고, 결국에 낭비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공공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한국의 공영방송 KBS, MBC등)이러한 광고를 전면 금지할 것을 주창하기도 했다.

1980년 연방 프로그램에서, 녹색당은 억압자의 권리를 옹호한다. 여성은 단순히 집에서 가사일을 하는 전통적인 주부가 아니라, 여성 역시 경제와 정치에 남자와 동등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여성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직업이 보다 여성에게 평등하게 또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특히 남자 노동자들이 집안 가사 일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 (Mitbestimmung am Arbeitplatz)에 대한 보다 더 급진적 요구를 녹색당은 주창했다. 이는 1970년대 서독 사민당 정부 (SPD)에서 입법화된 적도 있다.  녹색당은 보다 더 나아가서, 노동자 공장 사무실에서 노동자 참여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노동자가 고용, 투자, 기술혁신 등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노동현장이 보다 더 노동자에게 재미를 가져다주고, 일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주창했다. 녹색당은 이러한 노동자 사회/경제 평의회 위원회 (economic and social council)이 전체 경제를 계획하고 조율하면서, 장차 국가, 정당을 대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1980년 녹색당 프로그램은, 이러한 노동자의 참여의 극대화를 위해서, 노동조합의 대표들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따라서 녹색당은 노동자의 노조 결성의 자유, 정치 참여 보장, 고용과 임금 협상, 노동조합 간부의 해고 방지 등을 제안했다.
 
1986년 재건 프로그램 (the Reconstruction Program of 1986) 에서는, 녹색당 국가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국가의 역할 강조는 전통적인 맑스의 입장 (부르주아 국가는 부르주아 계급의 이해관계를 집행하는 위원회)보다는 사회복지 국가에서 국가의 적극적 시장개입론과 가깝다. 녹색당은 민간기업들을 재구조조정하기 위해서는 세금 정책, 법적 규제, 보조금 정책들을 국가가 써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민간기업의 재구조조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피해는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또한 국가가 대중교통수단과 국민보건 건강 정책들을 확장해야 한다고 보았다. 1987년 녹색당은 소련보다는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전의 주요한 적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의 경제적 권력은 군사 경제적 팽창을 기본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 녹색당의 NATO 미사일 기지 독일 건설 반대 등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동독일 체제에 대해서는, 그 체제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했지만, 동독 정부가 동독시민들의 정치 권리를 탄압하는 것에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았다.

1986년 재건 프로그램 (the Reconstruction Program of 1986)에서는, 녹색당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사민당이 써온 “완전고용정책” 보다는, 노동시간 단축하자고 주창했다. 그 이유는, 전통적인 사민당 정책이 경제성장론이 노동시간을 증대시키고, 이러한 노동시간의 증대는 위에서 지적한 생태균형을 파괴하고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고갈시킨다는 것이다.

[참고] 위 정보는, Tad Shull(1999). Redefinining Red and Green: Ideology and Strategy in European Political Ecolog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Albany. 참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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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원시 4.00.00 00:00
누가 환경운동연합 최열, 녹색연합 장원씨 말고, 좋은 사례들이 있으면 소개해주면 좋겠습니다. 오래된 나쁜 기억들이 갑자기 떠오르기도 하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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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21green 4.00.00 00:00
민주노동당 기관지 이론과 실천 2003년 9월호에 번역되어 실렸던 프리더 오토 볼프 교수(전 독일 녹색당 유럽의회 의원, 현 자유베를인대학 명예교수)의 글 "독일 녹색당, 어떻게 된 일인가?"가 떠오릅니다. 오토 볼프는 독일 녹색당내 좌파 그룹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생태사회주의자인데, 위에서 말씀하신 녹색당의 좌파적 색채가 90년대 이후 급속히 탈색되어 왔음을 줄기차게 비판해왔더군요. 그는 작년 말 번역되어 출간된 소셜리스트 레지스터 Socialist Register 제43호 (2007)에도 (한글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네요) 비슷한 취지의 글을 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녹색당의 실패 (우경화) 요인들을 열거하면서 그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 소위 구 좌파와 신 좌파가 자신들 사이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 즉,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한 구 좌파들은 생태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의 반자본주의, 좌파 의제들들 자신들의 것으로 수용하기를 거부했으며, 역으로 신 좌파들은 구 좌파를 설득해내는데 실패했음. 이 와중에 한편으로는 반자본주의 논의와 실천이 "개량"이냐 "혁명"이냐라는 진부한 구도에 의해 왜곡되어 버렸으며, 다른 한편으로 (생태사회주의, 좌파 생태주의의 입장을 처음부터 강하게 견지하지는 않았던) 신사회운동 진영은 실제 자신들의 주장이 갖고 있는 반자본주의적 면모에 눈을 감아 버리는 것으로 스스로의 자율성을 옹호하려함. * 그 결과는.. 녹색당이건 혹은 녹색당과 연정하는 사민당이건 보수주의 정당보다는 분명 생태환경 이슈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고 진일보한 대안을 내놓기도 하지만 진정한 좌파 녹색정치의 길을 정립하는데는 실패했다는 것인데..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고 보이고.. 진보신당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까 두렵습니다.. 아무튼.. 프리더 오토 볼프 교수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독일 녹색당내 좌파로서의 활동은 그리 활발하지 않은 듯 하고.. 그와 비슷한 생태사회주의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활동가/학자/정치인으로는 영국 녹색당의 데렉 월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는 영국 녹색당 내 좌파들의 블럭인 "녹색좌파 (Green Left)"를 이끌고 있는데, 위에서 기술하신 7-80년대 독일 녹색당(내 좌파)의 입장과 유사한 포지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블럭의 홈페이지 주소가 있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반면 70-80년대 영국 노동당, 녹색당 혹은 그 외의 좌파 정치조직이나 환경운동 단체들에 참여하고 있는 생태사회주의/녹색좌파 활동가들 사이의 느슨한 연대체로 존재하면서 활발한 토론의 공간을 제공해왔던 사회주의 환경.자원 협의회(Socialist Environment and Resources Association)는... 이후 점차 노동당과의 조직적 연계를 더 분명히 해나갔고 현재는 70여명이 넘는 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데 이르게 되었지만.. 오히려 초기의 좌파적 색채는 상당히 탈색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참여 노동당 국회의원들 중 노동당 좌파도 있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조직의 성격이 상당히 우경화되었달까요. 토니 블레어류의 제3의 길 탓이 크겠지만 영국 노동당내 전통적 좌파들의 경우는 책임이 없었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노동당 녹색파가 녹색당 좌파보다 덜 반자본주의이고 덜 사회주의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생태.환경 이슈에 대한 고민 자체를 거부하고 밀어내는 것이 곧 "좌파"라고 잘못 판단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좌파라면 생태.환경 이슈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얘기해야지 그냥 거부하고 내가 알 바 아니다라고 발을 빼는 것은 답이 될 수 없겠지요.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이들이 우경화라고 비판하고 있는) 막연하게 생태를 거론하면서 밖에서 얘기되는 것들을 적당히 받아들이면 된다고 주장하는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생태.환경 이슈에 대한 좌파적 대안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보수적 입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위험하지 않을까 싶네요. 두서 없이 생각나는 바 몇 자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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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노동 4.00.00 00:00
잘 읽고있습니다. 진보신당의 총선대비 '법적창당'이 주는 시기적 한계가 실질적 창당을 준비하는 보다 고단한 시기에 유야무야 어설프게 뿌리내릴 수 없도록 우리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우려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럼, 대중성의 담보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 해야하는가가 아닌가 합니다. 적지 않은 혹자들이 노동자,민중의 이야기를 뒤로 슬쩍 밀어내고 그 자리에 보다 세련되고 이쁜 그 무엇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는가 입니다. 우리는 계급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움직이는 자본,탄압하는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함께 움직이는 노동, 탄압에 조직화된 연대와 투쟁만이 본질입니다. 그 속에 다양성도,부문도 존재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거꾸로 되면, 즉 끝까지 놓지 말아야할 계급성을 망각하면 우리는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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