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한동훈에 대한 조선일보의 비판.
박국희 기자의 비판 핵심.
조선일보 박국희의 '한동훈 싸움닭' 정치 비판. 죄인 증거수집능력과 민주적 토론능력의 차이를 모르는 한동훈 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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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한동훈은 왜 ‘싸움닭’이 됐나
박국희 기자
입력 2023.12.26. 03:00
더불어민주당이 ‘싸움닭’이라고 비판하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현재 모습은 2020년 ‘채널A 사건’에서 시작됐다. MBC와 사기 전과자, 추미애·최강욱·유시민 등 민주당 인사들이 합세해 ‘검언 유착’이라며 한동훈 검사장을 몰아붙인 사건이다. 그때까지 ‘검사 한동훈’은 서초동에서나 유명했지 일반 국민에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한 전 장관은 ‘채널A 사건’으로 작년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을 정도로 ‘친문 검찰’은 2년간 온갖 무리한 방법으로 수사를 밀어붙였다. ‘압수 수색 폭행’ 같은 활극이 생중계 되면서 서초동 검사 한동훈은 전국구 검사가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랬듯, 한 전 장관은 정권에 탄압받는 검사라는 정치적 서사도 얻었다.
이후에도 민주당과 일부 언론은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의 유죄를 만들기 위해 조작 수사를 했다거나,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김만배씨의 ‘윤석열 커피’ 주장을 이어가며 검사 윤석열과 한동훈을 옭아매려는 무리한 시도를 계속했다. 한 전 장관은 와신상담했고 법무부 장관이 된 뒤 민주당 의원들과 일전을 불사하는 모습은 모두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그런데 이런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되자 많은 정치 전문가들이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정치 경험이 하나도 없는데 하루아침에 여당 대표를 맡아 총선을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 전 장관이 있던 서초동은 명문화된 법과 원칙으로 웬만큼 상식이 통하는 곳이었다. 최근까지 한 전 장관에 대해 국민이 지지를 했던 부분도 민주당의 비상식적 공세를 상식의 방패로 막아내면서였다.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한 전 장관의 반박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정답에 가까웠다.
하지만 한 전 장관 스스로 정치 한복판에 들어온 이상, 이제는 방패만 들 것이 아니라 칼을 빼들고 능동적으로 공격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요한 혁신위’에서 보듯 무엇을 찌를지 목표를 설정하는 일부터 난망할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어떠한 시대정신을 담느냐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누구나 우습게 보지만 결코 만만한 곳도 아닌 곳이 정치권이다. 누구는 정치를 종합 예술이라고도 부른다. 정답도 없다. 불과 두 달 전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은 비대위를 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면서 혁신위를 만들었지만, 두 달이 지난 뒤 다시 비대위를 하고 있다. 안 되는 것도 없지만, 상식적으로 될 것도 안 되는 곳이 정치다.
한 전 장관이 정치권에 들어온 이상 ‘싸움닭’의 유효 기간은 끝났다는 평가가 많다. 한 전 장관은 ‘여의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도 ‘서초동 사투리’에서 벗어날 준비가 돼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수사를 정치하듯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정치 역시 수사하듯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