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개념을 8시간 계약 직원이 아니라,사회적 재산의 주인으로 바꿔야 한다.
노동자는 회사 계약직원을 넘어 사회 재산의 주인이다.
민주노동당부터 정의당까지, 노동자들을 투표와 기부금의 수동적 동원대상이 아니라, ‘노동 과정 정치’의 주인공으로, 당신들 언어로 ‘인재영입’을 한 적이 있는가? ‘노동투사’를 주장하고자 함이 아니다.
진보정당 희망의 원천은 '노동 과정, 일하는 사람들의 8시간'에 있다. 보수당과 구별되는 진보정당의 정치적 임무는 크게 두 가지이다. 일터의 노동 과정에서 자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노동 과정 바깥 16시간의 자유를 정치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친명, 비명,반명’을, 국힘은 ‘친윤,비윤’을 24시간 이야기하지, 노동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땀, 피, 고통과 보람에 대해서 정치화하지 않는다. 한국은 정치방송 세계 단독 1위다. 그러나 노동 과정에서 ‘소외’와 ‘보람’, 노동 과정 바깥의 자유에 대해서 토론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
민주노동당부터 정의당까지 정치적 실패 이유들 중에 가장 큰 원인은, '노동 과정' 정치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 과정’을 노동자 스스로 발표하지 않으니, 회사의 소유권을 정치화시키지 않게 된다.
노동 과정과 소유권은 ‘공시적’이자, ‘통시적’, 역사적이다. 현재 한국 재벌들의 씨앗 자본은, 일제 패망 이후 미군정의 적산불하부터, 박정희 시절 국민 세금, 해외 차관과 원조를 통해 형성되었다.
그런데도 대중들에게 삼성 창업주는 이병철, 현대 정주영, 대한항공 조중훈(땅콩 회항 조현아) 등으로 알려져있다. 포스코 성공을 박태준 신화로만 둔갑시키고, 공해로 시달리고 자연생태계를 잃어버린 포항 시민들의 40년 희생, 철강 노동자들의 죽음과 헌신은 가려져왔다. 화석연료의 발견도 화석연료의 문제점도 다 노동 과정 속에서 비롯되었다.
노동과정이 '소외'가 되기도 하고, '자아실현'과 '사회적 인정'의 길이 되기도 한다.
누가 노동을 좋아하겠는가? 그냥 놀고 싶고, 더 놀고 싶지. 일하지 않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는 인간에게 보편적이다. 참고 인내하면서 노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가 유지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도 참고 하다보면 일의 보람도 느끼게 되고, 한 분야의 '장인'이 되면 사회적 인정도 받게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니, 인간은 어느정도겠는가? 노동 과정 그 자체는 '소외'를 낳기도 하지만, '보람과 자아실현'의 장이기도 하다.
노동과정이 자기 정신을 파괴하는 '소외'가 되느냐, 아니면 자기 정신의 새로운 발견과 사회적 인정의 길이 되느냐 차이는, 누가 그 노동을 조직하고 그 노동의 목표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특히 노동의 사회적 인정에 대해, 민노당부터 현재 노동당,정의당에 이르는 진보정당들은 ‘직종 차별 타파’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평가해야 한다.
조현아 (대한항공)가 노동자들에게 '내가 너희들 월급주는 사람이야' 이런 세계관 가치관을 수용할 수 없다.
조현아가 말을 예쁘게 예의바르게 하지 않아서 우리가 그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우리 사회적 부와 가치를 생산하는 주체들은 대한항공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조현아와 그의 세계관을 거부하는 것이다.
누가 대한항공 회사 노동의 조직자가 되어야 하는가?
대한항공 파일럿, 항공 엔진니어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게 성공이라는 대세인 시대에서, '노동과정'의 주인이 되자, 조현아의 세계관을 거부하자는 거창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한 영웅 김철수가 하기 힘들기 때문에,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당은 노조와 연대도 해야 하지만, 다른 정치적 임무가 있다. 진보정당은 '계급 폐지' 과 '사적 소유권의 사회화' 라는 궁극적 목표를 정치화시켜야 한다. 한국의 직종은 최소한 3,000개로 분류할 수 있다.
진보정당의 임무는 이러한 3천 직종의 '노동 과정'에 대한 노동자들의 참여와 자기 발표, 노동 소외와 보람에 대한 발표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노동당부터 정의당까지 리더십이 실패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정치적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나 좌파 개념을 누가 만들어야 하며, 어디에서 창출된다고 믿는가?
정당의 존재 이유는, 직접적인 수많은 노동자들의 계급 이해를 말하는 것을 넘어서, 계급과 전체 인민의 행복과의 간극까지도 고려한 다음, 여론, 공론장에서 '경제적 계급이해'를 '정치적 보편적 행복'의 가치로 재가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 미디어가 노동자들에 대한 편견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진보정당이 이에 대한 '공론장'에서 자기 역할을 방기했다. 특히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정의당의 이러한 정치적 임무 방기의 책임은 크다.
첫번째, 미디어에 앞서, 한 가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사항은, 정의당 등 진보정당과 진보적 언론에서조차, 대다수 경제활동 참가자, 노동자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호 대상처럼 간주한다는 것이다. 어린시절 선행상 타는, 혹은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 같은 역할을 진보정당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당의 국회의원들의 인터뷰조차도 ‘사회적 약자’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번째, 첫번째보다 더 심각한 정치적 임무 방기다. 임금 인상이나 고용 안정을 위해 싸우는 '계급 이해, 계급 이기주의자'로 간주해버린다는 점이다. 20세기 초반 독일 막스 베버가 독일 사민당과 노동자들을 비난하면서, 독일 노동자들은 독일 리버럴 공화국의 미래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가 있다. 그 막스 베버의 노동자 관점과 아주 동일하다.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은 '시민 불복종' 운동이고, 그게 민주주의 공화국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을 막스 베버 추종자들과 한국 보수 미디어는 말하지 않는다.
정의당의 정신적 분열은, 최근 제3지대 ‘세번째권력’ 그룹 사례와 지난 10년간 정의당 국회의원들의 단어 사용에서 드러난다. 막스 베버는 1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 독일을 비판하며 내세운 게, ‘독일 리버럴 민주주의 공화국’의 주체는 교양있는 행정관료들의 책임정치였다. 정의당 국회의원들과 지도부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고 이러한 막스 베버를 무비판적으로 따라했다.
다른 한편, 노회찬의 6411 버스 연설을 당의 기치로 내걸고, 청소 노동자들의 ‘투명인간화’를 비판하며, 6411 버스 정신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노동당, 정의당,녹색당 등에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정치 의식은 전 세계적으로 그 수준이 높다.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에 투표하는지 비교해보라.)
진보정당 투표 유권자들에게 막스 베버의 노동자 비난과 노회찬의 6411 버스 노동자들의 정치 주체화,주인공화가 서로 충돌한다는 것은 너무 자명하다.
세번째,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존재감이 없는 정의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 정치적 임무 방기사례.
1997년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이 IMF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소위 와싱턴 컨센서스 신자유주의 독재 조항들을 수용한 이후, 노-노 갈등과 노동자들 사이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분화'와 '차별'은 이미 예고되었다. 영국 마가렛 쌔처, 미국 레이건 신보주의가 노동조합을 깨부수고, 공기업의 사유화를 실시한 이후, 노동자들의 연대는 더욱더 힘들어졌던 선례가 있었다.
미국 민주당의 무능도 한몫 했지만, 미국 트럼프가 과거 민주당 텃밭, 일리노이, 미시건, 오하이오, 위스컨신, 인디애나 주 등에서 ‘백인 노동자, American First 과거 복귀’를 외치면서 대통령이 되었다.
한국의 경우,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쌔처 레이건과 같은 보수당이 아닌데도 IMF 신자유주의 독재 (복지 삭감, 해고 자유)에 굴복해버린 상황에서, 노동자-노동자 갈등과 분열은 미국 영국보다 더 처참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명박-박근혜 와서는, 미디어는 '민주노총'을 노골적으로 '귀족 노조'로 비난했고, 윤석열에 이르러 극에 달하고 있다.
전업주부 720만과 경제활동인구 2천 800만, 3천 520만 노동과정에 연구와 발표,이에 근거한 정치활동을 하라고 만든 정당이 민주노동당부터 노동당, 정의당이다.
한국 대중들의 '재벌 세습 경영'에 대한 비판 여론과 진보정당의 임무.
20세기 사회주의가 윤리적 타락하고, 정치적으로 무능하고 문화적으로 빈곤했던 이유, 그리고 스탈린 개인 숭배나 수령론으로 타락한 이유는 , '노동 과정'을 정치 동원의 수단으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TV 드라마의 단골 소재, 가끔 재벌 소유권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 재벌의 사적 소유권을 '당연한 권리'로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인의 민주주의 의식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움츠려들고 자신감이 없는 것은, 지난 20년간 '노동 과정'과 '사적 소유권의 사회화'라는 정치적 임무를 방기해 왔던 진보정당들이다.
재벌의 세습 경영을 바꿔야 한다. 경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꿀 때가 왔다. 보수 미디어가 굳건하게 만들어놓은 ‘임금인상 데모’만 하는, 막스 베버가 비난했던 ‘계급이익만 추구한다는’ 노조 개념을 깨뜨려야 한다. 생존권 투쟁을 리버럴리스트도 민주당도 ‘시민불복종 운동’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들도 경영 참여 방식에 대한 실천 프로그램을 더 강화해야 한다. 진보정당은 최소한 1년에 1회, 2회라도 '노동 과정' 발표회를 전국적으로 직종별로 조직화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노동과정 참여와 경력이 현재와 미래 기업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아래 ‘재벌 오너 일가 경영 세습’ 여론조사의 정치적 과제는 무엇인가?
과거 참여연대 리버럴 김상조 장하성 등의 재벌총수 비난이나 주주자본주의 노선이 아니라, 소유권의 사회화와 노동자들의 경영참여에 대한 정치 노선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을 총선,대선 투표할 때,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유권자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한다.
민주노동당부터 정의당까지 ‘노동과정’의 정치,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 과정’에서 진정한 자유와 보람, 소외 극복 방안들, 그리고 경영 참여 경험들을 정치화 법제화시켰는가? 노동과정 바깥 16시간에 대한 자유로운 인간활동에 대한 정치를 했는가? 새로운 희망의 근거를 찾고 도전할 주제가 바로 ‘노동 과정’ 정치, 그리고 ‘사적 소유의 사회화’에 있다.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민주노동당에서부터 정의당, 노동당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리고 민주노동당부터 2023년까지 수많은 국회의원들을 배출했지만, ‘노동과정’ ‘사적 소유의 사회화’ 관련 보고서나 책을 출판한 국회의원은 아직까지 0명이다.
(참고 자료)
재벌 오너일가 경영 세습에 대한 인식
Q 주요 대기업들의 연말 인사에서 총수 일가 세 및 세들이 대거 초고속 3세, 4세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재벌 경영세습 반대 56.3%, 찬성 34%
2. 지역별 반대 대전 68.4%, 광주 61.2%, 전북 60.6%, 인천 59.8%, 부산 58.8%, 서울 58.4%, 경기 57.8%
순으로 진보적인 답변임.
3. 재벌 세습 경영 긍정 답변
세종 53.2%, 충남 46.9%, 울산 42.3%, 대구 38.6%, 경남 38.6%, 강원 38.2%, 경기 33.7% 순.
4. 연령별로는 70대 이상만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부정 답변이 더 높음.
18-29세 59%, 30대 53%, 40대 65%, 50대 63%, 60대 51%, 70대 이상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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