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 , 서간문 강화 - 편지.너무 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남을 좋게 대하고 할 말을 분명히 전하라

책/노트(독후감) 2018. 1. 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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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 서간문 강화 - 편지.너무 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남을 좋게 대하고 할 말을 분명히 전하라 .2018.01.16

 

1943년 이태준이 <서간문 강화>를 쓸 때만 해도, 편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조선인 다수가 한글 한자 문자 교육을 받지 못해 인구 태반이 문맹이었다. 이때만 해도, 편지를 읽거나 쓰지 못해 글을 아는 사람이 문맹 수신자에게 편지를 읽어주곤 했다.

 

이태준 말이 눈길을 끈다.   

 

"편지도 글이다. 글을 만드는 노력이 우선 싫은 것이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모리 명문가라도 말로 하겠느냐 글로 하겠느냐 하면 으레 말로 하기를 취할 것이다."

 

1943년만 해도 '아무리"를 "아모리"라고 했다. 단어가 더 적고 귀엽다. ‘아무리’와 ‘아모리’를 오늘날에도 같이 썼으면 좋겠다.

 

10페이지. "한묵 翰墨 :문한 文翰과 필묵 筆墨 을 합쳐 놓은 말 )" 이라는 것이 있다. 그냥 편지와는 다르다. 선비와 선비 사이에 시문서화를 증답하며 예술과 학문으로 사귀는 편지를 가리킴이다."

 

그러니까 편지를 통해 서로 자신이 쓴 글을 주고 받으면서 토론, 논쟁을 하는 것을 '한묵'이라고 했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나 헤겔, 마르크스 식으로 표현하면 '다이어렉틱 Dialectic 둘이서 대화한다는 원래 뜻인데, 일본인들이 변증법이라고 번역을 해서 무슨 대단한 법칙처럼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놨다. 여튼 한묵은 대화인데, 글로 하는 대화이다.

 

16 페이지 "편지는 문학이 아니라 실용문이다" 이런 신념으로 쓸 것이다. 그리고 너무 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남을 좋게 대하고 할 말을 분명히 전하라'고 했다.

 

13 페이지. 이태준은 기술 발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전화만 보급된다면 편지란 소용없는 시대가 올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우리 생활 모든 각도에서 한문투의 양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편지에서도 그런 양식은 청산해 버리는 것은 문화사적으로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 소감.

 

반가운 책이다. 이태준의 <서간문 강화>다. 고교 시절  헌책방 거리에 자주 갔다.  계림동  광주고 건너편이었는데, 육교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계림동은 닭숲이라는 뜻인데, 외할아버지네가 살았던 동네이고, 한때 고모네가 살기도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고모 집에서  나를 낳으셨다고 한다.

 

그  계림동 한 헌책방에서 이태준의 <문장강화>를 사서 봤는데, 그 전에 미처 몰랐던 글쓰기, 생각을 우리말로 표현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인간 조건 상 생각하는 것이랑 말, 혹은 문장과 어떻게 일치를 시키겠는가마는.

 

계림동  헌책방  시절 이후, 다시 토론토 대학 도서관에서 만난 이태준의 <서간문 강화>다.

 

이제는 인터넷 발달로 시간과 공간이 축소되어, 삼일 일 주일 이 주 한 달을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다.

 

동시 접속시대이다. 떨어져도 옆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기술의 발전은 늘 좋음이 51%쯤, 나쁜 측면이 49%쯤이라고 해두자.

 

무작위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면부지의 사람의 개인적인 취향까지 샅샅이 알 수 있는 인터넷 시대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외국인이건 한국사람이건 그 사람의 소셜 미디어 sns (사회 매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등)에 가보면, 그야말로 다 각본 없는 소설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쏠림 현상,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한계도 있다. 유명인사, 셀리브리티의 공적 사적인 공연장이 되기 쉬운 곳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다.  전자 편지 이메일이 등장할 때만 해도 종이 편지, 우표 등을 부치지 않아서 신기해했다. 비싼 국제전화 대신 외국에 있는 가족과도 쉽게 연락이 가능했으니까.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보통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자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는 것은 유의미하다. 이태준의 조언처럼 편지 쓰듯이, “너무 글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남을 좋게 대하고 할 말을 분명히 하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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