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1 19:45
민중의 집> 정경섭 지음, 2012, 레디앙 출판사
(*책들을 토론토로 보내주신 채훈병님, 손은숙 국장님과 이름모를 당원 한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읽은 순서대로 독후감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9월 27일)
책의 주제들은 독자들의 자기 관심에 따라서 촛점을 맞추는 것이 달라질 것이다. 아래 글 역시 내 주관적인 견해이다. 아래 소감은 책을 다 읽고 떠오르는 한 가지 주제이다. 물론 정경섭 저자도 이 질문을 책 곳곳에서 <민중의 집> 방문지에서 던지고 있다.
<민중의 집>의 주제의식: 정치정당과 '민중의 집'과의 관계 설정, 어떻게 양자를 서로 상승작용하는 관계로 만들 것인가? 2000년~2012년 진보정당(한국 좌파라고 통칭될 수 있음) 운동은 2012년 총선을 전후로 대중적으로 파산선고했다.
내적으로 정치철학의 부재, 그 통일성 수준의 저하, 철학과 정책노선에 따른 정파가 아닌 인적 관계로 뭉친 계파들의 당 장악과 타 정파 배제, 새로운 정치주체들의 발굴 실패, 외부적으로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차별성 형성 실패 (통진당 급조와 급파와 폭력사태는 민주당과 새누리당과 정치행태에서 차이없음을 드러냈고, 제 3의 정당 건설 가능성에 냉소를 보내고 있음) 등으로 향후 최소한 5년, 길게는 10년간 진보정당운동은 역풍 속에 전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불리한 정치조건 속에서 <민중의 집> 기획과 실천이 1) 의회주의라는 냉소와 2) 등대정당이라는 비아냥이라는 잘못된 주장들을 깨부수고 다시 한번 당 건설과 그 토대 확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폭발적인 투쟁들이 일어났지만 공장과 회사라는 공간을 뛰어넘지 못한 '경제주의적 노조 business unionism'의 한계를 극복하는 '지역 공동체'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
위와 같은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특히 대중적 정당을 지향하는 진보신당과 그 당원들은 입법과 행정 제도권력에 도전해야 하고 또 운영의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민중의 집>의 프로그램들은 우선적으로 동네 입법 행정이라는 제도와 권력을 예비적으로 운영해보는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두 가지를 우선 이야기해보자. 하나는 <민중의 집>과 같은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는 소위 '경쟁자들'은 누구이며 무엇인가? 그 한 가지는 동네에 있는 피아노 등 음악 사설 학원들, 요리 학원들, 외국어 학원들, 미술 학원들 (*한국 도시의 중요한 특성들 중 하나가 사교육 공간의 발달이다) 등이다. 다른 하나는 시의회,구청 (동사무소 등)과 같은 제도권력 기관이다.
현재 <민중의 집>이 위 두 가지 경쟁자들과 경쟁해서 당장 몇 년 안에 승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꾸준히 경쟁(*이 말이 나쁜 게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는 그렇게 될 것임)해야 한다. 그리고 아울러 지난 4년을 뒤돌아 볼 때, 노회찬의 <마들 연구소>도 심상정의 <마을 학교> 등의 개인 정치가의 정치사무소 프로그램들과 다르면서도 동시에 진보정당 당원들의 정치가로서 훈련장이 될 수 있는 <민중의 집>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특히 인구 10만 단위당 1명~2명 공직자 후보들을 만들어내는 일이 새로운 좌파정당의 급선무라고 했을 때, 기존 보수정당들과의 경쟁 체제에 (단기적 2년~4년) 어떻게 '민중의집 (5년~10년 중장기적 운영)' 기획 이 2가지를 다 할 수 있겠는가?
특히 스웨덴의 경우 <민중의 집>은 초창기 스웨덴 사회민주노동자 정당 (SAP) http://www.socialdemokraterna.se/) 과 연관성이나 노조와의 유대관계와 달리, 사회민주노동자당이 집권당이 되고 제도가 안착함에 따라, <민중의 집>은 사회 생활공동체-자치기구, 공적 서비스 기구에 가까워지는 현상에 대해서 우리는 토론할 필요성도 있다.
지구당도 없는 상황, 또 지역 당협의 '물리적 공간'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당 (*앞으로 건설될 당)의 급선무 무엇인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타 정당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구청(행정), 시의원(입법)에 대한 '감시' '비판' 즉 도전자적 입장을 취하는 일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인적 재정이 투하되어야 한다. 이런 정치적 일들과 <민중의 집>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 당장에 2014년 지방선거가 돌아온다. <민중의 집> 프로그램의 정치적 성과는 짧아야 5년~10년 정도 걸릴 것이다.
이 문제는 <민중의 집> 프로그램과 역할, 그 콘텐츠를 떠나서, 당 조직원들의 주체역량과 미래 계획 등 '조직적' 관점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민중의 집> 저자 정경섭위원장도 계속해서 질문을 이 책 속에서 던지고 있다. 몇 가지 답들도 있지만, 아직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여진다. <민중의 집>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당원들이 읽어보고 같이 토론할 주제들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
<민중의 집: 정경섭 저>에는 크게 4개의 나라,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그리고 한국(마포) 이 등장하고, 각 나라 도시별로 적게는 1만명 인구에서 50만 도시까지 등장하는데, 한국 마포의 경우는 인구가 40만으로 엄청나게 큰 도시이고, 스웨덴의 <민중의 집> 규모를 감안하면 마포구에만 40개의 <민중의 집>이 건설될 수 있다.
독후감 2. <민중의 집>에 나온 '민중의 집' 이란 무엇인가? 형성, 발전, 쇠퇴, 그리고 새로운 진화들
민중의 집의 포괄적 정의: "민중의 집 회원은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눈다는 의미이다. 기부, 소비, 특별한 재능,재미있는 대화나 이야기라도 나누는 곳이다. p.100 (이탈리아)" 두번째, 정당과 <민중의 집>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본 그 정의는 " 더 이상 좌파의 공간은 아닐지라도 과거 가난한 지역 공동체의 복합 공간 (p.47) "이다. 또한 " 다양한 좌파-사회주의 정당들의 경쟁의 공간"이 바로 <민중의 집>이기도 하다.
리프레디 지방 상호부조조합( SMS) 초기에는 이탈리아 사회당 PSI 강세, 이후 이탈리아 공산당, 급진적 카톨릭 정당 등이 민중의 집을 운영했다. ( p.107) 세번째, 민중의 집은 "정치와 밥, 영화, 음악, 춤을 제공 ( p.134)"하고, "이주 노동자들도 공정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음식 가격을 함께 결정하는“ (p. 138) 사회 서비스 기능을 한다.
<민중의 집>의 다양한 변형들과 진화들 : 형성, 발전, 쇠퇴, 진화 시도
스웨덴 Sweden의 경우, 초창기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의 상호부조 모임이었으나, 지난 100년간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의 생활 공동체 공간, 특히 이주민 여성 실업자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적 공간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p.179)
더 나아가서 사회적 서비스 기능이 더욱더 부각되기도 한다. 스웨덴의 경우, 생활의 집 (House of Life) (p.266)이라고 불리우는데, 40여개 지역 단체들이 연합해서 소피엘룬드 민중의 집을 만들었다. 어린아이들로부터 노인들까지 누구나 다 이용하고 있고, 특히 문화적 공간, 또 실업자 재교육도 실시하기도 한다. ( p.267) “민중의 집이란 공간은 누구나 올라와 원하는 것을 펼칠 수 있는 열린 무대같은 곳이다” ( p.272)
이탈리아의 경우, <민중의 집>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아르치'라고 불리우는 (ARCI: 이탈리아 문화 레크리에이션 연합 association)이 또 다른 형태의 <민중의 집>으로 존재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센터라고 불리우는 곳도 있는데, 이 곳에서는 빈집점거, 빈공장 점검 등 활동이 있고, 로마 근처에서 주로 1990년대부터 활성화되었다.
이탈리아의 <노동회의소> p. 73 노동조합 이전 민중의 집처럼 지역 노동자 조직 연결 공간, 고용 서비스 제공 역할 -> 이후 노조 운동으로 흡수되었다. 또한 치르콜로 Circolo는 밀라노에서 유명한데, 밀라노에서는 정치보다는 문화 활동에 더 치중해서, <민중의 집> 간판을 내리고 치르콜로를 대신 올리기도 했다.
스웨덴의 경우는 현재, 정당과 <민중의 집>관계나, 노조와 <민중의 집> 관계보다는, 지역 자치 공간과 사회적 서비스 기능을 담당하는 경우가 더 많다. 스웨덴의 경우, 민중의 집 연합회 (533개 조직/ 125개 민중의 공원) 가 특징적이다. 거기에다 민중의 집 운영과 프로그램 진행을 보조하는 <자회사> 존재한다. 이 자회사들이 영화, 놀이기구, 동물원, 문화 상품 행사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스웨덴의 경우 적은 도시들에서 이미 <민중의 집>의 사회적 기능은 한국 구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상당부분 맡아서 수행하는 "사회 서비스" 기관인 셈이다.
<민중의 집>은 스웨덴 니내샴 지역에서는 정치 선거 투표소로 이용 (Nynaeshamn)p.188-189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민중의 집>이 한국의 교회처럼 지역 주민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공신력이 있는 준-공공 단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래스배드 Räsveds: 인구 1만 소도시인데도, 흑인, 터어키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을 <민중의 집>에서 제공하고 있다. 린케비 지역은 " 보수 진보등 모든 정당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한다. 정당과는 독립적인 관계이다. 이사장도 공화당 소속이다. 다른 민중의 집은 사민당과 가깝지만 여기는 조금 특별한 경우로, 사민당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당들도 참여하고 있다." ( p.209)
이탈리아의 경우, <민중의 집>이 쇠퇴한 곳도 많았다. "정치가 없는 사회적 장소, 공산당이 2개의 민중의 집을 운영했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술집이지 정당 정치활동은 하지 않는다." ( p. 58) 레오날도 인터뷰 "사람들이 카드놀이만 너무 많이 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나태해졌다. (p. 101) 또한 볼료냐 ( Bolgna: 이탈리아 북부에서 가장 좌파와 공산당원들이 많았던 유서깊은 도시임 ) 에서도 임대료를 내지 못해서 <민중의 집>이 폐쇄되고, (p.123)
1990년대 이후 공산당이 쇠락해짐에 따라 민중의 집도 쇠퇴 (15-16개에서 3개로 감소)하게 되었다.
최근 이탈리아 좌파들이 재건 공산당과 좌파생태자유 그룹으로 양분되었지만, 좌파부흥을 위해서 <민중의 집> 부활도 꾀하고 있다. 좌파생태자유 (Nichi Vendola: 니치 벤돌라 개인 인기 의존은 문제점 ) . 민주당과의 연정 이후, 이탈리아 좌파는 분열했고, 쇠퇴 조짐을 보여줬다 ( p. 68)
<민중의 집>과 정당과의 관계
"스웨덴 노총이나 사민당은 다른 풀뿌리 조직에 비해 역할이 적다고 한다. 한때는 사민당 당원들과 노총의 조합원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 공동체를 꿈꾸며 설립했던 스웨덴 민중의 집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았다. 예테보리 p.250 "
"현재 스웨덴에서 민중의 집은 과거 민중의 집이 만들어지던 당시만큼 급진적인 공간은아니었다. 가령 이탈리아처럼 ‘여기는 좌파의 집’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민중의 집과 관련된 정당과 노총의 움직임은 중앙에서든 지역에서든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 " (p.278)
스페인 <민중의 집> 현주소
스페인 (Spain) 20세기 초반에 900개나 되던 민중의 집은 왜 사라졌나? 스페인 내전이후, 프랑코 Franco 독재자 민중의 집 파괴 책동.
“더이상 민중의 집은 존재하지 않는다. 몇몇 오래된 시골 마을에서는 우리당[스페인 사회노동당] 사무실을 민중의 집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당과 노조의 사무실이 나뉘고 이들 간에 멤버십이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과거와 같은 민중의 집은 없다.” (p.330)
한국 서울 마포 <민중의 집> 목표: 마포 민중의 집 당과의 관계
" 당 조직이 공식적으로 민중의 집 운영에 관여하는 것도 아니고 재정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당의 정치적 성향이 민주의 집 사업과 접합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민중의 집 탄생 자체가 사회주의자의 아지트였다.) " p. 95
마포 <민중의 집>의 경우는, 그 목표 설정은 다음과 같은 문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21세기 치르콜로가 어떤 연대의 인프라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19세기 치르콜로가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 등장할 새로운 저항과 정치의 모태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밀라노: 치르콜로 아르치 벨레차 Circol ARCI Bellezza) ( 과제 p.142)
3.
보충 후기: 약간 아쉬운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예를들어서 책 편집 과정에서 '주제들'을 먼저 배치하고 지은이가 답변하는 과정이 뚜렷했으면 더 좋았겠다. 예를들어서 <당>건설과 <민중의 집> 관계, 정경섭 저자가 이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지는데, 답변들이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마포의 경우가 한 눈에 비교되게끔 ...
두번째 경우,마지막 장 마지막 페이지에 스페인 <사회주의자 노동자 정당>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Pablo Iglesias) 의 발언으로 책을 끝맺고 있는데, 정경섭 위원장의 소감을 난 더 듣고 싶었다. 조사와 탐방 이후, 머리 속을 맴도는 후기들.
두번째 경우,마지막 장 마지막 페이지에 스페인 <사회주의자 노동자 정당>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Pablo Iglesias) 의 발언으로 책을 끝맺고 있는데, 정경섭 위원장의 소감을 난 더 듣고 싶었다. 조사와 탐방 이후, 머리 속을 맴도는 후기들.
그리고 파블로 이글레시아스의 경우는 스페인에 사회주의와 마르크스 아이디어가 전달되는 과정 자체가 '프랑스' 번역을 통해서, 또 마르크스 사위 (폴 라파르그)가 파견되긴 했지만, 그건 인적인 관계였을 뿐, 스페인의 사회에대한 치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예를들어서 스페인의 경우 안달루시아 (Andalusia)나 카탈로니아 (Catalonia)의 경우는 무정부주의자들의 전통과 활약이 강했다. 이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를 포함한 스페인 마르크스주의자들이나 사회주의자들이 마르크스의 '부르조아'와 '프롤레타리아트'의 대립을 스페인 (농촌 지역 다수) 사회에 기계적으로 대입한 것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p.297 이하를 보면, 정경섭 저자도 안달루시아 (농촌)에서 민중의 집 1900-1939년 사이117개가 있었고, 가장 왕성했다고 했는데, 그 주체들은 누구였는지, 이들과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나 스페인 사회주의자 노동자당과의 관계는 실제로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변이 궁금했는데, 잘 나와 있지 않아서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p.297 이하를 보면, 정경섭 저자도 안달루시아 (농촌)에서 민중의 집 1900-1939년 사이117개가 있었고, 가장 왕성했다고 했는데, 그 주체들은 누구였는지, 이들과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나 스페인 사회주의자 노동자당과의 관계는 실제로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변이 궁금했는데, 잘 나와 있지 않아서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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