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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오마이뉴스 보도. 미친 임대료에 질린 독일 시민들, 도이체보넨 회사 몰수 시위. (Deutsche Wohnen enteignen) . 2015년 세입자 주민투표(Mietenvolksentscheid) 단체를 이끌며 베를린 정부를 압박한 경험'

by 원시 2019. 4. 15.

미친 임대료에 질린 독일 시민들, '재산 몰수' 외치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베를린 임대료 폭등... 민간 부동산 회사 몰수 위한 시위·청원까지

 

19.04.13 21:13l최종 업데이트 19.04.13 21:17l 글: 신희완(shinking87)편집: 김예지(jeor23)

 

 알렉산더플라츠에 가득 찬 미친 임대료 시위 참가자의 모습

 

▲  알렉산더플라츠에 가득 찬 미친 임대료 시위 참가자의 모습

 

 

 

ⓒ 신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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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 알렉산더 플라츠(Alexander platz)에 경찰 측 추산 1만 명(주최 측 추산 4만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베를린의 주요 민간 부동산 회사를 몰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알렉산더 플라츠에서는 '미친 임대료와 축출에 반대하는 공동 시위'(Gemeinsam gegen Verdrängung und Mietenwahnsinn, 아래 미친 임대료 시위)가 열렸다. 베를린의 치솟는 월세 때문에 원래 살던 주택에서 쫓겨나는(=축출되는) 세입자가 늘고 있음을 지적하기 위한 행사였다.

 

"시장은 가난을 만든다, 거주는 인권이다"

 

미친 임대료 시위를 주도한 도이체보넨 몰수 시민단체(Deutsche Wohnen enteignen) 멤버 일부는 이미 2015년 세입자 주민투표(Mietenvolksentscheid) 단체를 이끌며 베를린 정부를 압박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세입자 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고, 베를린 시민들 역시 주거난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베를린 거주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더 급진적인 대안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관련 기사: '살기좋은 도시' 향한 노력, 베를린 바꿨다).

 

시민단체 측은 현재 세입자의 삶의 수준이나 주거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것은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라고 말한다. 또, 이것은 바꿀 수 없는 자연법칙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시장 경제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들은 이날 '주택을 상품으로 판매하고 투기하는 것은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부동산 회사를 몰수하는 방식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알렉산더 플라츠에 모인 사람들은 주말 동안 부동산 관련 행사가 열렸던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시위를 마무리했다.

 

 도이체보넨이 매입하려고 했던 칼막스알레의 주택에는 저항의 표시가 가득하다.

 

▲  도이체보넨이 매입하려고 했던 칼막스알레의 주택에는 저항의 표시가 가득하다.

 

 

 

ⓒ 신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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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부동산 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공론화

 

도이체보넨 몰수 시민단체가 본격적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말 불거진 이슈 때문이다.

 

도이체보넨은 지난해 베를린 칼막스알레(Karl-Marx-Allee)에 위치한 약 750채의 주택을 매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주택을 매입해 각종 꼼수로 임대료를 높이는 도이체보넨의 악명을 익히 알고 있다며 반대 시위를 조직했다. 세입자들과 도이체보넨 몰수 시민단체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자, 이 문제는 베를린 지방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베를린 지방법원은 2018년 12월 18일 해당 매매를 중단시켰다. 하지만 도이체보넨은 이 같은 결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 뒤인 12월 19일에 같은 거리에 있는 건물 6동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해당 지역의 세입자들은 도이체보넨의 매입 시도에 저항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베를린 지방법원이 매입을 중단시킨 주택은 지역보호법의 영향을 받는 주택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서는 투기를 위한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도이체보넨처럼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을 통해 이익을 내는 민간 부동산 회사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민, 시민단체 그리고 시영주택회사 등이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매를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감시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도이체보넨 몰수 시민단체가 주장해온 대형 민간 부동산 회사 국유화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다.

 

 미친 임대료 시위에 앞서 한주동안 베를린과 독일 도시에서 세입자와 관련 단체들이 꾸린 다양한 시위와 행사가 있었다. 사진은 주요 민간 부동산 회사 중 한 곳인 아켈리우스(Akelius) 본사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  미친 임대료 시위에 앞서 한주동안 베를린과 독일 도시에서 세입자와 관련 단체들이 꾸린 다양한 시위와 행사가 있었다. 사진은 주요 민간 부동산 회사 중 한 곳인 아켈리우스(Akelius) 본사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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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의 주장은 간단하다. 도이체보넨뿐만 아니라, 300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주요 민간 부동산 회사 10곳 가량이 소유한 주택을 몰수 및 국유화하고, 공공의 법을 따르는 공공기관(AöR)을 새로 설립하여 기존의 시영주택회사와 별개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몰수된 주택은 민간 매각이 불가능해야 하고, 세입자의 참여를 통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베를린 시는 지난 10여 년간 가속화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규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관련한 법안들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건물주와 부동산 회사는 각종 편법과 예외 조항을 활용해왔으며, 주거난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한편에선 시위에 4만 명이 모이고, 베를린과 독일 뉴스에 '몰수'라는 키워드가 끊임없이 등장하다 보니 '민간 기업을 몰수하는 게 사회주의냐 아니냐'에 대한 이념 논쟁도 벌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독일 연방 공화국 기본법(헌법) 1장 제15조 사회화에는 "토지, 천연자원 및 생산수단은, 사회화를 목적으로, 보상의 종류와 범위를 규정한 법률로써 공유재산화 또는 기타 유형의 공동경제화할 수 있다. (...)"라고 명확히 기술하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이 아닌 진흙탕 싸움을 하려는 반대론자의 시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베를린에서는 이미 지역 보호법(Milieuschutz)으로 보호받는 지역의 부동산(주택) 투기를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민간 기업에 앞서 선매권(Vorkaufsrecht)을 행사하여 시영주택회사가 매입한 사례가 있다. 도이체보넨 몰수 시민단체가 검토하고 주장한 것처럼, 독일에서 개인 재산 몰수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는데... 이윤은 전부 부동산 회사가? 

 

부동산 가치의 상승은 해당 지역 사회와 도시가 만들어낸 결과다. 베를린에서 지난 몇 년간 주택과 토지의 가치가 상승한 것은 베를린 거주민들이 좀더 살기 좋은 도시와 동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거주민들은 도시의 가치가 올라가 얻게된 이윤이 자신들에게는 분배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동산 회사 등 동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소수가 그 이윤을 챙기고 있으며, 월세가 계속 올라 더 이상 이를 감당할 수 없는 동네가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부동산 투기 때문에 수년, 수십여 년간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는 것 또한 깨닫고 있다.

 

 베를린의 약 800여곳의 유아 및 아동용품 판매점을 대표하는 단체(Daks)도 시위에 참여하였다. 지난 3년간 임대료 문제로 인해 유아용품점 70곳가량이 문을 닫을 상황에 처해있다고 한다. 그나마 보호장치가 많은 주택 임대계약에 비해서, 상점 임대계약은 그렇지 못하고, 임대료 상승의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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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의 약 800여곳의 유아 및 아동용품 판매점을 대표하는 단체(Daks)도 시위에 참여하였다. 지난 3년간 임대료 문제로 인해 유아용품점 70곳가량이 문을 닫을 상황에 처해있다고 한다. 그나마 보호장치가 많은 주택 임대계약에 비해서, 상점 임대계약은 그렇지 못하고, 임대료 상승의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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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임대료 시위는 남녀노소, 그리고 국적을 불문한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시위였다. 주거난으로 인해 생겨난 수많은 단체와 그룹들이 제각각 자신들만의 깃발을 날리며 참여했다. 시위는 베를린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쾰른,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 주요 도시 그리고 파리, 바르셀로나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연대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불행하게도 전 세계 어디서나 부동산 투기로 인해 가격 상승의 부담을 모두 짊어져야만 했던 세입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투기로 이익을 보는 집단이 따로 존재하는 불평등한 구조는 세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베를린 시민들뿐만 아니라, 학계 그리고 정치계에서도 도이체보넨 몰수 주민 청원 운동을 지지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베를린 좌파당의 경우는 주민청원을 시작하기 전 캠페인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일 녹색당 대표 중 한 명인 로버트 하벡(Robert Habeck)은 "지난 10여 년간의 엄청난 투기 이익에 대해 더 이상의 사회적 용납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대안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 몰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민간 부동산 회사를 상징하는 월세먹는 상어(Miet-Hai)가 뼈만 남아있고, 작은 물고기(세입자)가 안전하게 몰려다니는 모습. 이는 임대주택으로 폭리를 취하는 임대업자의 권력을 몰수하여 세입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모습을 상징한다.

▲  대형 민간 부동산 회사를 상징하는 월세먹는 상어(Miet-Hai)가 뼈만 남아있고, 작은 물고기(세입자)가 안전하게 몰려다니는 모습. 이는 임대주택으로 폭리를 취하는 임대업자의 권력을 몰수하여 세입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모습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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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와 함께 시작된 도이체보넨 몰수 주민청원 운동은 첫날 1만5000명의 서명을 받았다. 5일 뒤인 4월 11일(현지 시각) 주민청원(Volksbegehren)의 첫 관문인 2만 명의 서명을 이미 다 모았다고 한다. 여전히 매일 백여 장의 서명 편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해진다.

 

도이체보넨 몰수 주민 청원 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베를린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도시의 주목을 받는 사회적 실험이 될 것이다. 현재 떨어지는 집값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언젠가는 치솟는 집값을, 그리고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는 부동산을 감히 상상할 수 없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베를린 거주민 셋이 모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집 문제일 만큼, 세입자의 도시 베를린의 주거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임대료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민간 부동산 회사를 몰수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임대료로 공급하는 것만큼 공공의 이익(Gemeinwohl)을 잘 실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북PRIDE상품에 기고한 내용을 일부 수정한 글임을 밝힙니다.

 

 

출처. https://bit.ly/3vk7HJX

 

미친 임대료에 질린 독일 시민들, '재산 몰수' 외치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베를린 임대료 폭등... 민간 부동산 회사 몰수 위한 시위·청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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