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상적인 대화였다. 송강호는 "그 인물에 집중해라"고 말했다. 연기자는 새 캐릭터에 몰입해야 한다. 과거 연기는 잊고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런데 "진지하되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아라" 이 말은 무슨 뜻인가? 결국 부담감을 버리고 즐기듯이 하라는 말이다. 


진보정치가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좋은 일, 착한 일,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기 정당성에 몰입되어 버리면, 진보정치가는 자기 변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는 늘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나', 특히 내 실력, 우리 실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을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몇 개 책을 카피해 보면서 새로운 정책이라고 소개하는 '손 쉬운 지식인'이 너무 많다. 또 지구 인구 70억이 쏟아내는 정보와 수많은 지식들을 학습하지 않으면서 자기 경험치와 경력에 자족하는 '지겨운 꼰대 보수성'은 20대부터 60대까지 만연해있다. 


한국 문제를 '여론의 집중'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보수의 동토를 깊게 갈아엎을 날선 그리고 튼튼한 쟁기가 필요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삶의 태도의 문제야 쉽게 변화하지 않아야겠지만, 그 나머지는 매일 매일 새로와져야 한다. 정치가는 송강호보다 더 빠르게 더 완벽하게 '변신'해야 한다. 그 변신의 동력은 동 시대 사람들의 구체적인 살아있는 목소리이다. 


(民心天心 : vox populi vox dei) 


[앵커]

그래서 후배 연기자들한테도 툭 던지듯이 연기해라, 라는 얘기를 한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까? 그것 때문입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그게 이제 얼핏 보면 되게 무성의한 얘기처럼 들리는데.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라 굉장히 그러니까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너무 고민을 하다 보면 정말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놓치고 본인의 어떤 생각 속에 이렇게 갇혀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후배들한테 오히려 단순해지고 간결해져라. 그래서 많은 생각보다는 어떤 그 인물의 아주 단순하게 그 인물에 집중해라 이런 뜻으로 말씀드렸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이 시간에 제 얘기를 하는 시간은 아니지만 제가 그거를 보면서 느낀 점이 한 가지가 있는데, 이거 어떻게 보면 공통점일 수도 있겠다는 게 저도 방송 생활 오래 하다 보니까 후배들이 가끔 물어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급박한 어떤 상황 속에 들어가야 될 때는 어떤 생각으로 들어가느냐, 제가 뭐라고 대답하냐면 나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그러고 들어간다라고 얘기하거든요. 비슷할 수도 있죠?

[송강호/영화배우 : 저는 에라 모르겠다는 아닙니다. 에라 모르겠다는 아닌데. 약간 그런 게 좀, 너무 심각하게…]

[앵커]

사람 참 무안하게 만드시네요, 아무튼.

[송강호/영화배우 :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대신 진지하되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아라, 이런 뜻으로 얘기 드린 겁니다.]

[앵커]

제가 후배들한테 설마하니 가볍게 생각해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들어가라고 하지는 않았겠죠.

[송강호/영화배우 : 죄송합니다.]

[앵커]

뭔가 이렇게 좀 버리고, 부담감을 버리고. 알겠습니다. 조금 무거운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시국이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얘기가 나온 것이, 특히 탄핵정국 속에서 블랙리스트 문제였습니다. 물론 거기에 블랙리스트에 포함이 되어 계십니다. 변호사라는 영화 때문에 그랬으리라고 생각은 합니다마는.

[송강호/영화배우 : 변호인]

[앵커]

변호인. 오늘 여러 가지로 교정을 해 주십니다. 뭐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영화배우 : 그러니까 촛불 하나하나가 어떻게 보면 되게 작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그것이 모였을 때에는 어마어마한 힘이 되고 상징되고 발원이 되는 것처럼 

영화도 어떤 작품에서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비록 숫자가 적더라도 그분들 또 그 효과가 불과 몇 시간밖에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저는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것이 축적되면 또한 큰 힘이 될 수 있다. '택시운전사'도 바로 그런 영화일 수 있다고, 저는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 개봉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에요. 

[송강호/영화배우 : 한두어 달 후에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가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네, 감사합니다.]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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