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화점, 일본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 판매 노동자들의 '감정 노동'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유별난 판촉행위다. 이는 서울 시내 명동, 강남, 신천, 천호동 룸살롱 호객행위와 더불어 서비스 직종 중에서 가장 노동강도가 높을 것이다.
서비스 판매 직종 노동자들의 감정노동과 그 특성, 그리고 그들의 권리에 대한 보고서와 신문 기사들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사회학자 바바라 에렌라이히와 알리 러셀 혹쉴드가 쓴 <세계 여성:아이 돌보미, 집 청소 파출부, 성매매 노동자와 신경제: Global Woman: Nannies, Maids, and Sex Workers in the New Economy: 2002> 같은 연구서들도 쏟아져 나온지 꽤 오래되었다.
내가 말하고 싶어하는 점은, 위와 같은 사회학적 노동 관점보다는, 과거 농촌 경제활동과 그 노동의 특성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이렇게 주인-노예 관계에 가까운 '친절 서비스' 감정 노동이 주도적인 노동형태가 되었는가?
왜 굳이 이렇게까지 심리적, 신체적 타격을 주면서까지 상품 판매 여성 노동자들에게 '친절 미소'를 강요해야 하는가?
우리는 지난 30~40년간 도시화,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노동 관점'은 무엇이고, 노동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본다.
과거 씨족 사회의 농촌 공동체가 이상적인 모델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품앗이와 두레라는 형식의 공동 협조 상호부조형 노동, 노동의 효율을 가져오기 위한 노동사회에서는, 현재 백화점 여성 노동자들에게 벌어지는 '위계적인 주인-노예' 성격을 지닌 감정노동은 많지 않았다.
백화점과 같은 상품 판매 노동자들도 한 사회의 구성원, 노동분업 차원에서 일하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시 생활은 농촌과 달리 노동의 질과 양이 다르다. 하지만 기능적으로 다른 일을 한다고 해서, 주인-노예나 위계질서를 형성하는 소비자 대 판매 서비스 제공자라는 이분법을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상품에 대한 설명과 가이드 역할이라는 직업, 그 기능을 벗어난 심리적-신체적인 서비스 제공은, 그 상품판매자의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착취가 된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하자면, '노동'에 대한 성격, 현재 도시 생활에서 수많은 종류의 서비스 직종들에서 본래적 기능적 서비스를 벗어난, 과잉 서비스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거 신분제 사회로 회귀하는 상품판매 (주인과 노예관계처럼)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 노동의 구성원으로서 노동하는 사람이라는 관점을 우리가 긍정적으로 복구시킬 필요가 있겠다.
참고 자료: 지난 해인지, 재작년 TV프로그램 자료: <다산 콜 전화 센터> 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고통
아래 사진: 왜 고객이 애인인가? 고객이 개인적인 사랑의 대상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다산 콜 센터 여성 직원이 써놓은 팻말 : "참아야 하느니라" 심리적 자존감 상실을 가져오는 감정 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참고기사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6508
시사IN 송지혜 기자 작성: ‘을의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 입점업체 직원의 죽음이 을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시사IN> 기자가 빅3 백화점 중 한 곳에 취업했다.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받는 장소겠지만, 판매 직원에게는 평가와 감시, 처벌의 장소이다.'정책비교 > 노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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