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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Kant 보도. 2015년. 백종현, 인문대 정원이 많다. 칸트 1년 2000권 팔린다.

by 원시 2019. 4. 2.

백종현, 2000년 ( 45세~46세) 

 

30년 교수 생활 마무리하는 칸트 연구 권위자 백종현 교수

 

 

이준우 기자 박상현 인턴기자(서강대 국어국문학 4학년)

 

 

 

입력 2015.08.31 13:25 | 수정 2015.08.31 13:47

 

27일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에서 철학과 백종현 교수가 웃음짓고 있다. 칸트 철학 연구의 권위자인 백 교수는 “인간의 존엄성이 퇴색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칸트의 메시지는 한번쯤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준우 기자

 

“1957년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여태껏 학교 안에만 있었는데 이제는 진정한 ‘사회생활’을 할 때도 됐지요.”

 

31일 정년 퇴임한 ‘칸트 철학 연구의 권위자’ 백종현(65·사진)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하고 싶은 건 다해봤기 때문에 교수직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1986년 처음으로 대학 강단에 선 그는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서울대 철학과에 자리 잡았다. 규칙적인 삶을 살아 시계 같은 철학자로 유명한 칸트 전공자여서일까. 백 교수는 철학과 교수로 산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한번도 휴강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백 교수는 2009년 임마누엘 칸트(1724~1804)의 ‘3대 비판서’(‘순수이성비판’·‘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를 10년에 걸쳐 우리말로 완역(完譯)했다.

 

일본어로 번역된 서구 철학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이중번역서’가 판을 치던 한국 철학계에서 보기 드문 작업이었다. 백 교수는 “내가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한글 1세대’라서 가능했던 도전이었다”고 했다.

 

백 교수는 1969년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했다. 그는 “당시 정부의 ‘삼선 개헌’ 움직임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로 인해 수업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학교에 다닌 8학기 중 휴교령이 없었던 때는 한 학기뿐이었는데 강의실에 나가면 ‘너 혼자 잘 살겠다는 거냐’는 동기들의 타박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숨 가쁘게 정의를 쫓아 달려온 한국 사회는 지금 ‘철학의 빈곤’과 ‘인간 존엄성의 훼손’을 걱정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추구하다보니 결혼을 할 때나, 친구를 사귈 때나,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 ‘이 사람이 내게 얼마를 줄 것인가’를 가장 크게 보죠. 시원찮으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에요. ’존엄성’은 ‘대체 불가능성’을 뜻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회는 철학은 없고, 인간의 존엄은 땅에 떨어져 있는 셈이에요.”

 

백 교수는 칸트 철학의 기본 정신이 ‘인간 존엄성’에 있다며 “인간의 존엄성이 퇴색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칸트의 메시지는 한번쯤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 존엄성이야말로 칸트의 사상이 보편성을 지니고 아직 살아있는 이유”라며 “3·1운동에 영향을 준 ‘민족자결주의’도 ‘국력과 상관없이 모든 국가는 인격체’라고 주장한 칸트의 ‘영구평화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철학은 한국의 대학에서 폐과(廢科)를 걱정해야 할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백 교수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인문대학’의 위기와 ‘인문학’의 위기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문학 관련 서적이 제일 잘 팔리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했다.

 

“순수이성비판만 해도 매년 2000권씩 팔리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사회적 수요에 비해 인문대의 정원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고 봐요.”

 

백 교수는 다음달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등 국내 공학자, 법학자, 철학자 등 35명과 함께 ‘한국 포스트 휴먼학회’를 만든다.

 

기계화와 함께 사라져가는 ‘인간성’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다. 그는 “새로 시작하는 사회 생활도 칸트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31/2015083101566.html 

 

30년 교수 생활 마무리하는 칸트 연구 권위자 백종현 교수

30년 교수 생활 마무리하는 칸트 연구 권위자 백종현 교수

ww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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