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이 구분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윤석열이 '김건희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아야, 그걸 사과하지, 무턱대고 사과 먼저 할 순 없다'는 입장을 지난 주까지 고수했는데, 지지율이 떨어지자, 부랴부랴 김건희가 나와서 직접 사과글을 읽었다. 그런데 공과 사가 구별이 되지 않는 사과문이었다.
유권자와 국민이 김건희 이력-학력 위조를 문제삼는 이유는, 친민주당 계열 유투브 폭로 때문도 아니고, 윤석열 후보가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검사, 그리고 국정원 댓글 수사와 항명, 민주당 조국 전 장관 사모펀드와 자녀 부정입학 사건을 직접 수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정과 정의'로운 검사 윤석열이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
그래서 윤석열 후보가 스스로 '공정과 정의'를 내세워 국민의힘 보수당 대선 후보까지 되었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의 학력-이력 허위 기재, 장모 최은순의 불법과 실형 선고가 국민여론의 재판을 받게 되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불법 혐의에 대해서는 군사작전처럼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김건희와 최은순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을 알아야 사과를 할 거 아니냐'는 식, 민주당의 '기획공세'로 취급해 버렸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김건희가 나와서 사과를 했다. 그러나 사과내용은 주로 남편 윤석열은 자상한 남편과 훌륭한 사람, 자기는 한없이 부족한 여자라는 식으로 사적 대화 수준이었다.
만약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굳이 조국 가족들을 그렇게까지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었나?
국민여론은 조국 전 장관 사건이나 김건희,최은순의 사건들을 다 공정하게 불법 시비를 가려달라는 것이다.
김건희 사과발표로 드러난 것은, 윤석열 후보 자신과 그 가족은 대통령 후보에 출마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건희 사과문 첫 문장대로, '1년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후보 부인이 될 지 상상도 못했다'는 것만 사실로 보인다.
[전문] 김건희, 대국민사과 “모두 제 잘못이고 불찰…깊이 반성”
등록 :2021-12-26 15:39
다음은 김씨의 입장문 전문.
날도 추운데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입니다.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진작에 말씀 드려야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과 카메라 앞에 대통령 후보 아내라고 저를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날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자신감이 넘치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하며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라’ 제게 늘 전화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됐습니다.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 후 어렵게 아이 가졌지만 남편이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습니다.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습니다.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 합니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4803.html#csidx53af6d4ceee9fd4b2a706257f9a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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